본문 바로가기

All1948

직장인 밴드 생활 2007년의 어느 초가을날. 나와 동료들은 여느 때처럼 옹기종기 치킨집에 모여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자신의 잘 나가던 전성기 시절ㅎㅎ을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리 중 몇 명이 베이스, 드럼, 기타, 피아노...각자 다른 파트에서 밴드 or 악기 연주 경험이 있다는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럼 말 나온 김에 우리, 모여서 밴드나 한번 해볼까?"하던 것이 거짓말처럼 현실로 이루어졌다. 11월 초에 첫 연습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최근 두 달이 회사에서는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래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기도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나? 음악을 했던 사람들에게 직장인 밴드는 그야말로 로망일 것이다. 아니, 나에겐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 2007. 12. 21.
마음의 소리 마음의 소리에 충실하면, 분명 행복해진다 지금껏 나는 내 마음에 솔직하지 못했다 집안의 큰 딸로, 의젓한 언니로, 똑똑한 사회인으로, 주변의 시선에 맞추면서 대충 만족하고 살았던 것 같다 이렇게 몇년만 더 지나면 진짜 하고 싶었던 게 원래 무엇이었는지조차 흐릿해질 것 같아 겁난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면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면 된다 그 전에, 진짜로 하고 싶은게 뭔지, 더 고민이 필요하다 그 고민의 답만 찾으면, 올해가 가기 전에 찾는다면 블로그건, job이건, 내 삶이건, 뭐든 다 해결된다 참으로 삶은 고비의 연속임을 요즘 절실히 느낀다 2007. 12. 14.
블로그 블로그 운영 방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 오늘 블로그마케팅세미나에 가서 얻은 것이 참 많다. 결국은 개인 블로그도 철저한 기획과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하긴, 지금도 방향이 잡힐 때까진 잡담이나마 계속 블로깅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이 바닥으로 온 것도, 결국은 이걸 제대로 하기 위해서니까. 조금만 더 고민하고, 실행은 빠르게. 2007. 12. 13.
여성이 개발자들과 일한다는 것 드디어, 남성 중심의 IT 회사에서 일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다수가 여성인 직장에서만 일했던 내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자들과 일하는 게 더 편하고 좋아서 일부러 IT로 온 것이, 과연 잘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 '다수의 남자들'과 '개발자 집단'은 결코 동의어가 아니다. 100% 남성들로 이루어진 우리 회사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일반적인 남성 사무직과 하등 다를 바가 없으며, 오히려 더 터프한 직종(건설 등-_-)에 비해 양떼처럼 온순하다고 반격한다. 과연 그럴까? 2년 넘게 여성 주도적인 회사에서 일헀고, 그 전엔 남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던(90명중 17명만 여학생) 경제학부 출신인 내가 바라보는 그들은, 매우 특수한 남성 집단이다.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면 할.. 2007. 12. 12.
doubts 여행기자 막내둥이로 살아가던 무렵, 마감일에 맞춰 수동적으로 계속 글만 써야 하는 내 삶이 어느날 싫었다. 인생이 한달에 한번에 맞춰 쳇바퀴처럼 윙윙 돌아가고 나이만 먹는다는 느낌이 들자, 더는 있고 싶지가 않았다.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고 외국 바람을 쐴수 있는 메리트도, 여기저기서 접대받고 다니는 재미도, 내 발걸음을 잡아두지는 못했다. 결국 1년만에 이 길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절묘한 인생의 타이밍은 그 즈음, 나를 IT업계로 인도했다. 내가 처음 이 회사에 온 건 많은 이유가 있지만 IT업계라는 hard하지만 매력적인 분야, 재미있는 웹서비스를 한다는 것, 개성넘치는 구성원들, 날 사로잡은 그 이상의 감정들...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십몇년을 빡시게.. 2007. 12. 7.
간만에 정신차리고 소홀했던 많은 것들에 신경을 쏟는다 살것도 모조리 사고, 메일도 보내고, 연락도 하고, 약속도 잡는다 주문한 다이어리가 도착하면 쓸 내용도 한 보따리 연말은 연말인가보다 길고도 짧았던 2007년 한 해동안 나는 두 가지의 직업을 경험했으며 무려 세 번의 삽질(...)을 했으며 네 번의 해외 여행(+출장)을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 모든 에너지를 고스란히 쏟아부었다 그 결과는 지금, 아직도 ing다 지금은, 나를 포함한 내 주위의 소중한 동료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슈..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게 지금을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을까? 2008년에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회사에서, 들어온 목적과 부합하는 일을 맘편하게 하면서 수익에도 .. 2007. 12. 6.
돌이킬 수 없는 것도 있다 우연히 접한 심리학 책 때문에 많은 부분이 조금씩 투명해지고는 있으나,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만 한다 간접 경험은 그냥 지우면 되지만 몸으로 느낀 경험은 결코 지울 수 없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지금와서 그 때를 없던 일로 할 수도 없다 그게 나를 미치게 한다 그게 나를 변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지금 내가 어디로 움직이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지만 이미 내 발길은 그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머리와는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바닥을 칠 때까지는 그냥 이대로 무력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인가 아 힘들다 2007. 12. 3.
쉼표, 잠시 쉼표를 찍는다 이 점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동안 잠시 잊었었던 것 같다 왜 달렸는지 그토록 숨도 안쉬고 뛰었는지 그 보잘것 없던 이유를 찾고 나니 더는 조급할 필요가 없어졌다 치유해야 할 마음의 상처가 분명히 있지만 역시 시간이 필요하겠지 아무리 많은 시간을 마주한대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 때가 분명 오겠지 이젠 천천히 그리고 기대는 버리고 가볍게 2007. 11. 29.
쉬운 길은 쉬운 길은, 재미없다 그러므로, 그것으로도 걸어가야만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2007. 11. 24.
이젠 지난 얘기... 얼마만에 평일날 정시퇴근인지 모르겠다 5달만에 염치없이 대학로로 향한다 그동안 한번도 찾아뵙지 못했는데...편집장님이 내일 그만두신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더는 미룰수가 없었다... 조촐한 식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에이비로드 식구들을 보는 순간....예전으로 돌아간것 같아 금방 마음이 편해진다 답답했던 마음이...잠시나마 따뜻해진다 "잘 지내? 사람들은 어때? 그렇게 바빠? 살 많이 빠졌다" ㅠ.ㅠ 뒤도 안돌아보고 떠났던 철없는 막내 기자를 가족처럼 맞아주시는 모든 윗분들과 선배님들.... 가슴이 콱 막혀 아무 대답도 할수가 없었다. 그냥..막내일때가 좋았어요....라며 말끝을 흐릴 뿐. 술 몇잔 마시고, 금방 일어났다. 2차도 따라가지 않고 먼저 가기 죄송했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다.. 더 있으면, .. 2007.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