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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121

마이클 잭슨 스릴러 40주년 다큐멘터리 비공개 상영회에 다녀와서, 소회 몇 주전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소식을 보고,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예약해 티켓을 확보한 나...아직도 덕후의 피가 남아있어 다행이다. 드디어 시간이 흘러 바로 오늘, 스릴러 40주년 다큐 상영회를 다녀왔다. 일에 파묻힌 올 해, 얼마만의 문화생활인가@.@ 근데 냅다 신청만 해놓고 뒤늦게 알게 된 건, 이 다큐는 추후 영화 개봉이나 OTT 방영 계획이 없다는 거였다. 오직 마이클 잭슨 재단과 소니뮤직이 스릴러 발매 4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8개국에서만 개최한 비공기 상영회였고 자막도 영어로만 볼 수 있었다. 다 보고 나니 더욱 납득이 안간다. 이렇게 돈을 많이 들인 고퀄 다큐를 아무데서도 방영을 안한다고??? 이 다큐는 스릴러 당시 참여한 수많은 뮤지션과 댄서, 메리제이 블라이지와 어셔를 비롯.. 2022. 11. 30.
연남동 아트 산책 다녀와서, 간단 메모 하루 종일 복잡한 내용의 원고를 쓰다가, 기분전환 겸 사무실 근처 연남동 골목의 전시 두 곳을 간단히 훑어보고 왔다. 올해부터는 체험한 것들은 까먹기 전에 간단히 기록해 두기로. 연남동. 일단 대로변만 슬쩍 벗어나면 반경 1km 이내에 소규모 갤러리와 문화공간이 밀집된 환경이 참 부럽고, 괜히 골목골목 다니며 부동산 시세 한번씩 보게 되는 동네다. 복합공간 뿐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가게들도 많고, 커뮤니티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연남동 골목의 가끔 가는 꽈배기집 자미당을 지나 도착한 챕터 투에서, 1월 8일까지 진행되는 애나 한의 Somewhere above the ground'를 관람했다. http://chapterii.org/somewhere-above-the-ground/ Somewhere Abo.. 2022. 1. 6.
홍대 미디어 아트 전시, 플라워 바이 네이키드 후기 AK&홍대의 미디어 아트 전시, 플라워 바이 네이키드 코로나 이후 몰입형 전시에 흥미를 느껴 여러 전시를 다녀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여행을 못가게 되면서 뮤지엄이나 미술관들이 몰입형 전시와 참여형 전시를 많이 선보여 대리만족을 이끌어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작년 라네즈의 팝업 전시 이후 재미난 미디어 아트 전시가 있으면 찾아다니고 있다. 최근 내가 일하는 사무실 바로 옆인 AK&홍대에 새로운 미디어 아트 전시장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바로 "플라워 바이 네이키드", 즉 꽃을 테마로 한 미디어 아트 체험으로, 이미 해외에서도 100만명 이상이 관람했다고 한다. 티켓팅을 하고 나면 작은 기념품 봉투를 주는데, 꽃 팔찌와 머리핀, 마스크에 부착하는 향기 패치 등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있다. 꽃 .. 2021. 5. 13.
필립 콜버트 전시, 풍자라기엔 너무 진지하게 상업적인 메가 팝아트 아티스트, 랍스터로 유명한 필립 콜버트 전을 다녀왔다. 5월 2일 끝나는 전시라서 막을 내리기 전날에 부랴부랴 갔더니 역시나 엄청 붐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주말을 피해 한가한 시간에 갔겠지만, 이 전시는 전시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패턴을 관찰하려고 간거라 오히려 더 좋았다. 아티스트의 부캐라는 '랍스터'는 백남준 헌정 작품이라는 비디오 아트는 물론 평면부터 조각, 설치물, 미디어아트, 심지어 컴퓨터 게임으로도 구현되어 있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압도적으로 많이 들리는 전시였는데, 애초에 작가의 의도가 관람자(소비자) 머리 위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놓고 촬영을 위한 전시 답게 사람들이 촬영을 더 많이 할수록, 아트를 향한 인간의 허영을 만족시켜줄수록 작가는 더 빨리, 더 많이 유명해진.. 2021. 5. 1.
서울 아트 투어 - 비디오 아트 전시로 읽는, 예술가와 여성주의 로컬로 보는 서울, 셀프-아트 투어2021년에는 로컬(local)로서의 서울과 한국을 바라보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는 중이다. 특히 관심을 두는 것은 현 시대를 읽고 표현하는 여러 분야 종사자의 결과물이다. 도시연구자, 예술가, 북 큐레이터의 전시도 좋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레스토랑이나 숍 등 로컬에서 탄생한 모든 것이 관찰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로컬 경험의 목적은 새로운 여행의 미래를 살펴보려는 흐름과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 이후, 지역을 깊이있게 여행하는 '새로운 로컬 여행'의 시대가 우리 앞에 오고 있다. 물론, 아직은 태동기이기도 하다. '현대 미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책 인간의 욕망을 읽지 못하면 사실상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콘텐츠(강연, .. 2021. 2. 13.
스리랑카의 '리즈치', 프로파간다, 그리고 관광 유튜브의 '장르'가 된 리즈치, 그 후 벌어진 일며칠 전 나의 유튜브 추천 영상에 새로운 영상이 하나 떴다. 까무잡잡한 피부의 여성이 스리랑카 요리를 만드는 영상이었다. 인도와 스리랑카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데다 평소 전 세계 요리 채널을 굉장히 많이 구독하고 시청하는 편이라, 별 생각없이 클릭했다. 그런데 심상치가 않았다. 자국의 전통 문화를 기반으로 식문화를 보여주는 방식, 대자연과 요리 과정이 교차하는 세밀한 촬영 등이 굉장히 익숙하게 다가왔다. 그렇다. 유튜브에서만 천만 구독자를 확보한 세계적인 중국 유튜버, 리즈치의 영상 화법 그대로였다.(리즈치가 누군지 모른다면 이전 글 참조) 아니라 다를까, 채널 소개를 보니 리즈치와 진소서가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명확하게 명시했고, 아예 Inspired ch.. 2020. 6. 14.
중국의 리틀 포레스트 '리즈치'(李子柒), 일반인 콘텐츠의 허구와 진실 그녀가 큰 인기를 얻는 또다른 이유는, 정체가 완전히 드러나있지 않은 신비로움과 완벽한 스토리텔링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라며 시골에서 다양한 생존기술을 배웠던 그녀는, 성인이 되어 도시로 떠나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홀로 남아 돌봐줄 가족이 없게 되자,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와 할머니를 보살피며 농사일과 요리를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째 많이 들어본 이야기같지 않은가? 일본의 만화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와 매우 흡사한 스토리 구조다. 게다가 무료하고 반복적인 전원일상을 영상으로 남기고자 시작했다고 하기엔, 첫 영상부터 매우 본격적인 촬영기법을 발휘하고 있다. (영상 하나에 타임랩스부터 온갖 각도의 샷이 다양하게 연출된다) 그러던 그녀가, 지난.. 2018. 9. 2.
넷플릭스 미드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다큐 '시티즌포'를 보고 최근 완결된 넷플릭스의 미드, '기묘한 이야기' 1시즌 총 8편을 봤다. 80년대 오마쥬라는 것 빼고는 사실 아무 것도 모른 채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었다. 아마 누군가가 추천한 코멘트를, 페이스북에서 스치듯 봤던 것 같다. 기묘한 이야기가 인기를 끈 큰 이유는, 80년대 스티븐 킹 류의 영상물에 특별한 향수가 있는 세대의 코드를 모두 모아 짜임새있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평생을 걸쳐 영미권 문화를 늘 곁에 두게 된 건, 어릴 때 맥가이버나 환상 특급을 보면서 나름의 정서를 만들기 시작한 게 결정적이었다. 특히 난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모험을 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했다.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의 경우, 적어도 내가 기대했던 만큼 주인공 아이들이 온전히 활약하진 못했다. 어.. 2016. 8. 29.
네이버 오픈캐스트 종료, 그리고 포털 모바일 메인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오픈캐스트의 명멸, 예견된 수순이지만..네이버에는 오픈캐스트라는 서비스가 있다. 블로거가 자신의 콘텐츠를 선별해서 발행하는 일종의 미디어 큐레이션 서비스다. 2008년 베타 오픈부터 지금까지 운영 중인 내 오픈캐스트의 구독자는 6,400명이 조금 넘는다.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픈캐스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블로거는 급격히 줄어 들었다. 일단 써보니 서비스의 방향성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캐스트 구독자를 확보해야 트래픽에 도움이 되는데 파워블로거 외엔 캐스트를 알리기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러자 네이버는 새로운 캐스트를 직접 추천해서 웹 메인에 노출해주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신인 블로거들은 새로운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전체 생산자가 줄어든 만큼, 역으로 오픈캐스트를 잘 활용하면 블로그 운영.. 2016. 8. 16.
리우 올림픽 2016을 바라보는 세 가지 단상 - 개막식, 패션, 여행 한창 한국이 호시절이던 10여 년 전만 해도, 올림픽과 월드컵은 참으로 신나는 엔터테인먼트였다. 희한한 건, 원래 정권이 보수화 될수록 스포츠로 눈을 돌리게 만들기 마련인데, 어찌된 일인지 점점 더 정반대로 가는 듯. 올림픽보다는 전기세 폭탄이 우리의 실제 삶을 더 뒤흔들고 있고, 사람들이 스포츠나 연예뉴스 따위에 더이상 호도되지 않거나 호도될 여유가 없는 반증인 듯. 점점 더 아웃오브 안중이 되는 올림픽 만큼이나, 보도의 질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느끼는 건 나뿐일까. 개막식 중계와 동시에 트위터에는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모든 국가의 크기를 대한민국 면적과 비교하는 1차원적 발상, 국가소득이나 정치/사회적인 문제까지 평화와 화합의 장에서 끄집어 내는 건 그렇다 치자. 이를 중계하는 캐스터들의 .. 2016.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