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커리어52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를 5개월간 방송하며 느낀 3가지 "강사님! 방송 잘 듣고 있어요!" 작년 12월의 어느 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한 지자체 학습관에서 여행 강의를 잘 마치고 정리하고 있는데, 한 수강생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방송 잘 듣고 있다'는 인사말에, '아, 혹시 팟캐스트 들으세요?'라고 재차 물었다. 당시엔 시작한 지 두 달을 겨우 넘긴 방송인데, 강의장에서 청취자를 만날 거라는 기대는 미처 못했다. 게다가 다수의 대중을 위한 가벼운 여행 팁이나 추천 여행지를 다루는 게 아니라 '글로벌 여행 트렌드'라는 업계 주제를 다루는 방송이다 보니 대중 강의를 하면서 애청자를 만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이 날 이후로 종종 '방송 잘 듣고 있어요'라는 인사를 건네받는 강사가 되었다. 그래서 지난 5개월간 방송을 하며 경험한 세.. 2020. 2. 25. 시안 출장에서의 단상,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갖는다는 것 며칠 전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여행 강연을 했다. 하지만 수능을 막 마친 아이들의 표정은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해도 쉽사리 밝아지지 않았다. 성적 발표일을 앞둔 긴장감도 있겠지만, 대학이 직업과 미래를 어느 정도 보장하던 시대가 저물기 때문 아닐까 싶다. 눈 앞의 아득함보다 더 멀고 길어질 불안감을, 이들이 모를 리 없다. 직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성인이 되어 사회로 던져지는 시점부터 최소 십 수년 후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과 자동화는 이제 눈앞의 현실이고, 향후 10년간 현존하는 직업의 절반은 사라진다. 이런 시점에,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 일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최근 다녀온 중국 출장은, 여행이 직업.. 2019. 12. 6. 블로그를 통한 퍼스널 브랜딩이 어려운 이유, 그리고 여행 글쓰기 마지막으로 여행 커리어 워크숍을 끝낸 게 3월 말이니, 어느 덧 6개월이 흘렀다. 모처럼 여유로운 연휴에 문득 수강생 분들이 잘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블로그를 찾았다. 물론, 딱히 연재는 안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분들도 여럿 계신다. (독자에서 생산자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 참고) 하지만 지난 두 기수 + 코칭에 참여한 20분이 넘는 수강생 중 꾸준히 자기만의 콘텐츠를 발행하는 분들은 2명에 불과했다. 10%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게다가 블로그를 닫은 분들 중에는 따로 글쓰기 수업에 오셔서 열정을 불태웠던 분들도 몇 있어서, 나는 조금 깊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점이 우리의 '글쓰기'를 이토록 가로막는 것일까. 단지 직장 일이 바쁘고 일상에 치어서, 또는 '귀찮아서'라고 뭉뚱그.. 2018. 9. 24. 독립출판 마켓 '퍼블리셔스 테이블' 참관 후기 & 콘텐츠로 먹고 살기 지난 5월 25~27일에 서울역에서 열렸던 독립출판 마켓 '제 4회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다녀왔다. 2011년부터 전자책 1인 출판을 시작한 첫 세대로서, 지금도 콘텐츠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써 이런 행사가 활성화되는 것은 꽤 반가운 일이다. 3회가 2014년 즈음이니 오랜만에 열린 행사인데,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다. (3일간 2만명이 넘게 왔다고 한다) 나 역시 이전에는 출판사가 주도하는 책 행사인 와우북 페스티벌이나 국제도서전을 주로 갔는데, 요새 대세는 확실히 독립출판 마켓이다. 선배격의 행사인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아직 가보지 못해서 궁금증도 있었고, 최근 몇 년 새에 독립출판 시장의 규모가 상당히 커져서 과연 사람들이 무엇을 소비하는지 궁금했다. 출판 시장이 거의 붕괴하다시피 어려워진 상황.. 2018. 6. 4. 여행 커리어 코칭 사례 '잘하는 게 없는데, 어떡하죠?' 2018년 현재, 나는 직업의 독립 5년 차를 맞은 1인 기업의 대표다. 30대 전체를 통틀어 내 삶에서 가장 잘한 결정은 단연코 ‘직업의 독립’이다. 지금은 실제 필드에서 프로 경력을 쌓는, 제 2라운드(35~45세)의 중간에 서 있다. 만약 내가 여전히 조직에 남아 45세가 되었다면, 그 후 직장에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10년, 짧으면 5년일 수도 있다. 이미 50대가 되어 향후 20~30년의 커리어를 다시 설계하는 퇴직예정자 대상 교육을 하다 보니, 커리어 관리는 인생 관리와도 같다는 것을 매번 절감한다. 책 '쿨하게 생존하라'에서는, '일반 직장인이 자기 업을 찾는 마지노선은 35세'로 정의했다. 일단 35세에 업을 찾으려면, 25~34세에 무엇을 했는지를 깊이 살펴봐야 한다. 나 역시 .. 2018. 5. 2. 한 해의 계획, 세우고 계십니까? feat. 콘텐츠로 먹고 살기 매년 느끼지만, 2017년 결산글을 쓰면서 특히나 더 놀랐다. 작년에 세웠던 계획과는 전혀 무관하게 한 해가 꾸려졌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짰던 계획은 1년 후인 지금 보니, 굉장히 소심하고 작은 계획이었다. 그렇다면 올 한 해 계획은 짤 필요가 없을까? 그건 아니다. 대신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크고 멀어보이는 목표를 먼저 만들고, 그 속에서 일어날 많은 일에겐 여지를 남겨놓기로 했다. 방향성이라는 걸 한 번 정해 놓으면, 그래서 좀 편하다. 새해가 되니 유독 프로젝트성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졌다. 책 100권 읽기, 유튜브 100개 찍기, 블로그 포스트 100개 쓰기, 심지어 '돈까스집 100군데 가기'같은 목표도 봤다. 사실 일본에서도 이러한 프로젝.. 2018. 1. 8. 직업을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 그리고 인플루언서의 의미 feat. 여행 콘텐츠 같은 공간에서 블로그를 10년째 하고 있다보니,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인지 실감한다. 무엇보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블로그를 하던 이들은, 업계에 이름 한 자 남아있지 않고 완벽하게 세대교체되었다. 내가 첫 1세대라 친다면, 지금은 얼마쯤 왔을까. 요즘 인기있다는 몇몇 이들의 연령대와 포스팅 스타일을 보니, 이미 여행블로그 시장도 모바일과 영상이라는 새로운 플랫폼과 결합해 약 3세대 쯤 와 있는 듯 하다. 요즘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분야가 마치 새로운 직업인 마냥 각광을 받고, 외국에서는 수백억을 버는 유튜버도 나오다 보니 뭐랄까. 쉽고 자유롭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그러나 여행업계만 놓고 보자면 불과 1~2년 사이에도, 개개인의 유명세와 트렌드는 너무나.. 2017. 12. 23. [인터뷰] 좋아하는 일(여행)으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 낸 원동력은? 10년 전 기자 시절에는 남들을 인터뷰하느라 바빴는데, 이제는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요청을 받는 입장이 됐다. 몇 달 전, 각 분야의 지식인이나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미디어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이 인터뷰의 취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여행)으로 새로운 직업을 성공적으로 창출해 낸 원동력과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에 맞춰져 있었다. 영상 촬영이 동반된 인터뷰여서 사전 답변을 작성했는데, 우연히 에버노트에 남아있던 초고를 발견한 김에 내용을 조금 보완하여 소개해 본다. Q. 한국에서 하는 일과 해외에서 하는 일이 다르다고 들었는데? Nonie: 국내에서는 주로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가 설계 및 스마트 여행 커리큘럼을 교육한다. 길게는 4~5주짜리 프로그램부터 단발성 특강까지 다양하고,.. 2017. 12. 17. 요즘 강의를 다니며 느끼는, 여행과 직업에 대한 단상 자유여행?방금 브런치를 읽다가 우연히 한 여행사를 발견했다.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라는 모순적인 슬로건이 눈에 띄었다. 자유여행은 여행사를 끼지 않고 자율적으로 항공/호텔/일정을 결정하는 행위 아니었나?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돼서, 일단 사이트에 들어가 본다. 놀랍게도 고객의 니즈에 따라 컨설팅을 받아서 일정을 다 짜맞춰 주고, 맞춤 가이드북을 만들어서 손에 들려주고, 그것도 모자라 24시간 원격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해준단다. 우리는 과연 이 아바타st 여행을, '자유여행'이라 부를 수 있는가? 이러한 여행상품이 생겨난 데는, 점차 패키지를 터부시하고 자유여행을 우월하게 여기는 특유의 해외여행 문화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급 정보의 유통이 평준화되고, 자유여행/패키지 경험치가 전반적으로 더 .. 2017. 9. 25. 경쟁력있는 여행 콘텐츠 메이커가 되기 위한 3가지 조건 본 글은 브런치에 2017년 6월 1일 게재했던 글의 일부를 보완했습니다. 원문 보기 최근 의뢰받은 첫 대학 강의를 앞두고, 상반기에 진행한 여행 커리어 워크숍을 다시 떠올린다. '여행하며 일하는 삶'의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기획한 워크숍은,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직업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여행)을 콘텐츠로 디자인하는 능력이 필수다' 라는 주제와 함께 마무리했다. 여행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는 이들을 전 세계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어 보면, 대다수가 콘텐츠 피라미드에서 초상위에 위치하는 '생산자'다. 콘텐츠의 속성은 쉽게 말하자면, 99%는 소비만 한다(읽기만 한다). 1%의 생산자가 되느냐, 99%의 소비자가 되느냐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단순히 여행을 '기록'하는.. 2017. 8. 18.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