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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121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 일정을 알려주는 Songkick.com과 소셜뮤직 서비스의 미래 SNS 시대가 도래하던 즈음부터 인터넷 업계에서 실제로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유독 한국에서는 음악을 테마로 한 소셜 서비스의 발전이 더디다는 것이었다. 냅스터와 같은 P2P를 원형으로 한 온갖 불법 음원 공유 서비스(대부분의 서비스가 지금은 유료 서비스화 되었지만) 외에는 딱히 소셜 뮤직 서비스라 할 만한 것이 없었고, 또 소비자들 역시 쓸 필요를 못 느꼈던 것 같다. 단지 원하는 음악을 신속하게 듣고 싶어할 뿐, 음악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거나 전문 컬럼과 리뷰를 읽으며 예전처럼 음악을 천천히 소비하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 보였다. 인터넷 1세대 끝물인 2005년에 흑인음악 웹진이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시도했던 내게 음악과 네트워킹이라는 두 키워드는 머릿 속의 어려운 화두였고, 애석하게도 답을 내.. 2011. 6. 20.
The Queen Of Remix,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주: 이 컬럼은 2005년 싸이월드에서 운영했던 음악 페이퍼 '숨겨진 Groove를 찾아서'에 연재했던 글로, 당시 흑인음악 웹진 창업 준비를 하며 음악평론 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때였다. 99년 소니뮤직에 직접 제안해서 한국 최초의 머라이어 캐리 공식 팬클럽을 창단할 만큼 열혈 팬이었던 내게 특별히 의미가 깊은 컨텐츠였기에, 뒤늦게 블로그에 옮겨와 본다. 싸이월드의 페이퍼 서비스가 없어진 관계로, 원본 글은 여기서 볼 수 있다.) Intro 2005년 11월, 현 시점의 머라이어 캐리에게 '제 2의 전성기'라는 타이틀은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90년대 중반의 화려한 시절이 전혀 부럽지 않은 [We belong together]의 기록적인 빌보드 싱글 14주 No.1, 그것도 모자라 다음 싱글인 [Sh.. 2011. 6. 1.
음악을 향한 자유 → 내 유튜브 계정에 올린 연우신의 3월 공연 장면인데, 1주만에 1만 뷰를 돌파했다. 유튜브의 위력을 새삼 실감. 진짜 오랜만에 응원하고 싶은 좋은 뮤지션이 생겼다. 그 이름도 소중한 연우神! 하루하루 그의 음악을 듣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공연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날이 설렌다. 넘치는 끼와 재치를 알기에 예능에도 좀더 나와주셨으면 좋겠지만, 콘서트 만으로도 일단은 행복하다. 세상이 복잡하고 험악해질수록, 나는 편안한(평탄한;) 목소리에 더 위로를 받는다. 굴곡지고 사연 많은 목소리도 좋긴 좋은데, 눈물은 나는데, 그래도 결국 열번 스무번 다시 찾게 되는 목소리는, 역시 듣는 사람을 위해 오랜 세월 다져진 편안한 목소리다. 그 편안함을 위해서 홀로 땀흘렸을 지난 16년을, 그리고 함께 나이 먹으며 .. 2011. 5. 27.
제 2의 Duffy를 꿈꾸는 싱가포르 아이돌 출신의 Sylvia Ratonel CD 리뷰 싱가포르 여행을 떠나기 전, 지금 그곳에서는 어떤 대중음악이 유행하는지 궁금해서 살짝 찾아봤다. 지난 2009년 동남아 아이돌 우승자들이 겨루어 최고의 아이돌 1명을 뽑았던 Asian Idol에서, 예상을 뒤엎고 싱가포르의 Hady Mirza가 우승한 전력을 익히 알고 있어서 싱가포리안 팝신은 어떨지 궁금했다. 싱가포르 역시 다른 동남아와 마찬가지로 한국보다 훨씬 일찍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거세게 불었으며, 그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작년에 Singapore Idol 시즌 3에서 준우승한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이 지난 2010년 10월에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여행 중에 HMV에 들러 음반을 구했다. 왠만하면 요즘엔 CD를 잘 안사는데, 그녀의 앨범은 음원으로 전혀 구할 수 없었다... 2011. 5. 6.
세계 팝시장에 우뚝 선 아시안 가수들, 제 2의 Charice는 아직도 많다 Charice가 오프라에 출연하고 미국에 데뷔앨범을 냈던 지난 2009년 6월, 나는 동남아시아 음악의 무서운 약진에 대한 글을 썼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1년 4월, 드디어 한국 TV에서 필리핀 음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영했다. TVN이 다큐 전문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중 2부인 "세계를 홀린 피노이" 편이다. 그동안 미국 진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로서는 같은 아시아인인 섀리스의 엄청난 성공을 외면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웠던가보다. (하지만 섀리스가 스타킹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내 생각엔 국내에선 그녀의 성공이 큰 이슈가 되지 못했을 거라 본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참 많아서 몇자 적어본다. 섀리스 미국진출 성공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이다. 그녀가 필리핀 최고의.. 2011. 4. 24.
2011년 이른 봄날에 꽃힌 몇 장의 음반들 3월 들어 다소 뜸해진 포스팅, 그 빈자리를 채운 건 음악이다. 한동안은 책에 꽃혀 있다가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니 어찌나 풍요로운 신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나의 10대를 꽉 메웠던 90's New Jack Swing에 다시 필꽃혀서 줄창 찾아듣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음반을 만나 봄날의 파릇파릇한 기운을 만끽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올 봄과 잘 어울리는 최근 신보 1장, 새롭게 찾아낸 음반 1장, 그리고 잊고 있던 예전 페이보릿 1장을 소개하기로.  Marsha Ambrosius - Late Nights And Early Mornings (2011)작년 가을 싱글컷된 Hope she cheats on you.. 2011. 3. 12.
아이폰 사용 1년, iTunesU의 발견과 영어의 중요성 아이폰 사용 1년, iTunesU의 (재)발견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학습과 플래너의 목적으로 쓰고 싶었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 덕분에 내 삶이 좀더 풍요롭고 똑똑해지기를 바랬다. 하지만 모든 건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폰 매뉴얼 책들이 쏟아져 나올때 그런 책 누가 읽냐며 비웃던 나였다. 아이튠즈나 아이폰의 기본 활용법을 회사 주변인들로부터 완벽히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내가 아이폰 사용 무려 1년만에 그 매뉴얼 책을 들춰볼 수 밖에 없게 됐다. 내 활용법이 어느새 너무 좁고 한정된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온 책들을 거의 다 훓어보다가 눈에 가장 띈 메뉴가 iTunesU였다. 아이튠즈를 실행하면 맨 위에 있는 메뉴지만 지금껏 자세히 보지 않았었다. 사용자.. 2011. 1. 21.
한국에서도 이런 음악이? 전 세계 동시 발매된 '카셋 슈워제네거'의 Play PLAY - Cassette Schwarzenegger from studio shelter on Vimeo. 4~5년 전 홍대의 한 재즈 클럽에서 '갤럭시 바운스'라는 생소한 그룹의 공연을 처음 봤던 날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십수 년간 열광했던 Funk와 Soul을 잘 버무려놓은 음악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감격이었고, 단숨에 매료되었다. 공연 레퍼토리에서 보여준 몇 곡의 창작곡을 다시 듣고 싶었지만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아 음원으론 구할 수 없었다. 당시 음악 웹진을 준비 중이던 시절이어서, 그룹의 리더인 UZU씨를 만나 음악 얘기도 나눌 정도로 팬이 되었다. 공연의 단골 게스트, 그의 절친이자 걸출한 싱어 소울맨(Soulman)의 존재를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미니홈피(일촌)를 통.. 2010. 12. 1.
하와이에서 펼쳐지는 느릿한 일본영화, '호노카아 보이'(2009) 최근 일본의 문화 컨텐츠는 한류의 확산과는 반비례하게 국내에서 존재감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한때 메인스트림 급이었던 일드나 애니메이션의 폭발력은 옛 얘기가 되었고, 특히 일본 영화는 인디 레벨로 취급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심야식당과 같은 음식 테마의 영상물이 조용히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특유의 음식 컨텐츠가 나름의 영역을 확보한 모습이다. 일본 가정식 레시피를 담은 책도 최근 연달아 발간되고 있고, 카모메 식당으로 시작된 음식영화 시리즈 또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09년 일본에서 개봉한 '호노카아 보이'는 '카모메식당' '안경'과 같은 슬로우-푸드 무비의 연장선상에 있다. 많은 이들이 극찬한 '안경'이 내겐 너무 지루하고 졸려서;; 이 작품도 살짝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탄탄한 스토리에다 하와이.. 2010. 11. 19.
행복이란 무엇일까? 마이클무어의 'Capitalism-Love story'를 보고 얼마전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순간 머뭇거리다가 "스티브 잡스?"라고 내뱉고 마음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최근 몇년 사이에 내가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새삼 깨달았다. 스티브 잡스는 물론 훌륭한 인물이지만, IT 기업가를 롤모델로 세우기엔 내 머리와 마음이 '그 바닥'에서 많이 돌아선 것이다. 그러던 요즘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났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인들을 배에 태우고 쿠바로 진격한 사람, 모든 사람들이 침묵할 때 911 테러의 검은 이면을 낱낱히 까발린 바로 그 사람. 마이클 무어의 신작 '자본주의 : 러브스토리'는 20년간의 다큐 여정을 총체적으로 담은 종합판이다. 월가 은행에 '범죄현장' 노란 띠를 두르고 "국민의 이름으로 체포하겠다"며 쳐.. 2010.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