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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City Tour _CHCH 4
2008/11/18~11/23
현지인들과 함께 카페에서 아침식사를호텔 조식이 포함 안된 여행에서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늘어난다. 바로 어디로 가서 무슨 메뉴로 아침을 때울 것이냐? 하는 것이다. 누적된 피로가 온몸에 착착 감겨 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묵지근한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둘째날 아침. 그동안 참 편하게 여행했구나 하는 투정을 백만 번쯤 궁시렁대며 빈 속에 터덜터덜 호텔을 나선다. 볼거리는 일단 뒷전이다. 일단 먹어야 구경도 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거나 먹을 순 없다. 힘겹게 가이드북을 뒤져보지만 썩 괜찮은 브랙퍼스트가 나오는 식당을 갑자기 찾는 일은 그닥 만만치 않다. 그때, "Kiwi Breakfast"라고 분필로 씌인 작은 표지판이 바닥에 놓여있었다! 그래, 여기다. 데일리 그라인드.
글_nonie 협찬_뉴질랜드관광청
PHOTO ESSAY
크라이스트처치의 카페들은 꾸밈이 없고 소박하다. 마치 그곳의 길거리나 사람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 데일리 그라인드도 그렇다. 있는 듯 없는 듯 튀지 않는 모노톤의 카페는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어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글대는 에스프레소 거품의 향내가 이미지처럼 그려지는, 왠지 끌리는 곳이어서 즉석에서 선택. 하지만 알고보니 론리플래닛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에스프레소 & 쥬스 바, 데일리 그라인드.
간판에 살짝 일본어로도 표기되어 있는 걸 보니 역시나 관광객들도
적잖게 찾는가 보다. 하지만 우리가 찾아간 이른 아침에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카페 통유리의 심플하지만 감각적인 그래픽들이 나를 끌어당겼다.
커피 한잔 잡숫고 가~~하며 잘 어필해주시는 멋진 글라스 아트.
사실 졸린데다 배고픈 썩은 동태의 눈빛;;;에서 아침식사를 하러 오자마자
초롱초롱하게 변해버린..ㅎㅎ 먹을 때만 기운 넘치는;
카페 천장에는 손으로 일일이 써넣은 커다란 메뉴판이 걸려 있다.
각 메뉴 밑에는 요리에 들어간 재료들이 자세하게 써있어서
주문하기가 편리하다.
가격대는 다양한데, 카페 식사류 치고 그리 싼 편은 아니다.
커피가 3.5~5NZ$, 샌드위치나 식사류는 10~15NZ$ 선.
실내 조명이 참 은은해서 아침을 깨우면서 커피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뉴질랜드 와서 처음 커피를 주문하는데, 이름이 너무나도 생소하다!
카푸치노나 라테는 알겠는데, Short Black과 Long Black이 있는거다.
뭐냐고 물어보고 시키기도 애매해서 일단 숏 블랙을 두잔 시켰다.
잔 크기가 일단 에스프레소는 아니어서 안심했는데, 맛을 보니 엑ㅠ.ㅠ
너무 시고 씁쓸한게 완전 에스프레소다 ㅠ.ㅠ 아메리카노를 기대했건만 흑흑;;
알고보니 롱 블랙이 바로 아메리카노와 같다. 즉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드는 커피. 그리고 숏 블랙은 에스프레소 그대로를 뜻한다.
근데 뉴질랜드 사람들 커피를 얼마나 많이 마시길래, 에스프레소를
라떼 잔만한 데다 담아주는거야 ㅠ.ㅠ 결국 다 못마셨다.
뉴질랜드에서 커피 잘 고르는 법은 다음 포스트에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http://blog.daum.net/tauranga33/17041327
데일리 그라인드에는 갖가지 샌드위치와 베이글 메뉴가 있지만,
nonie의 목표는 "현지인들의 아침식사를 똑같이 먹어보자!" 였으므로,
키위 브랙퍼스트라는 메뉴를 시켰다.
사진과 같이 곡물빵에 계란후라이 2개, 그리고 베이컨이 잔뜩 나온다.15NZ$.
처음에는 엑~이런게 무슨 만원이 넘냐 ㅠ.ㅠ 돈아까워;;; 몇불 보태서
호텔 조식 사먹을걸...했더랬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메뉴가 브런치랍시고
비싸게 팔리기도 한다만은. 그래도 좀 너무했다 싶었다.
근데 요게 먹다보니 은근 중독이다;
비록 쓰디쓴 에스프레소에 비타민 하나 없는 고단백 고지방 영양 식사였으나
나름 먹을만 했다. 나중에 집에서 아침식사로 한번쯤 따라해 볼만한 쉬운 메뉴.
한참 먹고 있으니 썰렁하던 카페에도 하나둘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익숙한 눈빛의 현지인들 외에도 우리처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지금 뉴질랜드는 여름을 향해가고 있지만, 꽤 쌀쌀한 아침 시간이어서인지
사람들의 옷차림은 아직도 두텁기만 하다.
계란 쪼가리 하나 찾을 수 없는 완벽한 텅빈 접시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애써 감추는 nonie의 미소;;;
유리창 밖으로 서서히 해가 밝아져 오고
거리에 사람들은 분주해져 간다.
이제는 배도 빵빵하게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구경에 나설 시간.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카페 앞에 요런 표지판도 있다.
"9잔 마시면 1잔 공짜로 드려요~"
작지만 따뜻한 아침식사를 선사했던, 데일리 그라인드.
이제 본격적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둘째날 여정이 시작된다.
(이래가지고 언제 연재가 끝나지 ㅠ.ㅠ 오클랜드는 아직 사진도 못봤다;;)
N.Z City Tour 다섯번째 스토리, 곧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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