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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New Zealand

[뉴질랜드 시티투어] 크라이스트처치의 랜드마크, 영국보다 더 영국스러운 대성당 광장

by nonie 2008.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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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 City Tour _CHCH 1

2008/11/18~11/23

INTRO
노컷뉴스와 뉴질랜드 관광청의 여행권 이벤트에서 1등을 한 덕에 에어뉴질랜드 오클랜드 에어텔 3박 5일권 2매를 받았다. 1박을 보태 크라이스트처치와 오클랜드를 2박씩 돌아보기로 했다. 왕복 항공권과 3박 숙박이 제공되는 좋은 기회였지만, 세금과 추가 비용도 적잖게 부담하는 조건이어서 떠나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는 않았다.  뉴질랜드는 아웃도어 액티비티로 유명한 나라인데 난 그런 류의 레저 활동을 그닥 즐기지 않는다. 게다가 일정이 너무 짧아서 근교 지역으로 나가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일일 투어로 점만 찍고 간다는 두 도시에서, 난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남들과 다른 시선과 철저한 여행 준비가 필요했던, 그래도 많은 것이 부족했고 실수투성이였던 뉴질랜드에서의 여행. 지금부터 그 시티 투어의 소소한 후기를 하나씩 이어가려 한다.

_김다영  협찬_뉴질랜드관광청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광장의 4가지 관람 포인트
크라이스트처치 여행의 시작과 끝은 이곳 대성당 광장에서 이루어진다. 다행히도 숙소인 밀레니엄 호텔은 광장의 한 축을 이루는 좋은 위치에 있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광장을 지나치곤 했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인 웅장한 대성당에 시선을 뺏기다 보면 자칫 광장의 다채로운 구경거리를 놓칠 수 있다. 100년 세월의 고풍스러운 성당과 현대적인 조형물이 어우러진 대성당 광장의 4가지 관람 포인트. 


 
관광안내소
도시의 깃발이자 광장의 휴식처 역할을 하는 크라이스트처치의 관광안내센터. 그야 말로 2008년 국가브랜드 종합 7위를 차지한 관광대국 뉴질랜드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지역 별로 빼곡히 들어찬 상세한 브로슈어만 잘 골라서 봐도 대략의 여행 계획을 잡을 수 있다. 물론 직원에게 직접 상담과 투어 예약도 문의할 수 있다. 센터 한켠에는 기념품 상점과 스타벅스가 있어 쇼핑과 휴식도 겸할 수 있다. 대성당 만큼이나 옛스러운 느낌의 관광안내소 건물 앞은 끊임없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빨간 트램
여기가 영국일까, 뉴질랜드일까? 영국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된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는 영국의 한 지역을 그대로 들어다 옮겨놓은 것처럼 영국을 닮았다. 특히나 이 빨간 트램이 느릿느릿 지나갈 때면 잠시나마 이곳이 뉴질랜드 땅이라는 걸 잊을 정도다. 이 낭만적인 트램의 탑승 요금은 성인 기준 NZ15$. 그닥 저렴하진 않지만, 본격적인 시티 투어에 앞서 옛스러운 트램으로 도시 한바퀴 도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참고로 난 무료 셔틀을 줄기차게 타주느라 트램은 생략했다. 참. 저녁에 트램 안에서 저녁 먹는 트램웨이 레스토랑은 한번쯤 가줄걸 그랬나.  
 
프리마켓
광장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대한 건축물도 예쁜 정원도 아닌, 바로 사람이다.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광장은 관광객과 현지인들로도 언제나 풍요롭지만, 매일 열리는 상시 프리마켓으로 활기넘친다. 평일 대낮에는 악세서리, 기념품, 핸드메이드 잡화 등을 파는 이들로 북적인다. 한켠에는 피쉬앤칩스와 핫도그의 먹음직스런 냄새가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메뉴이기도. 두꺼운 감자를 아낌없이 썰어 튀긴 뜨끈한 핫칩은 꼭 사먹어보자. 새콤달콤한 케첩은 팍팍 뿌려주는 것도 잊지 말고.
 
챌리스 조형물
대성당 바로 맞은 편에는 고풍스런 영국식 광장의 이미지를 확 뒤집는, 어찌보면 기대치 않았던 초현대식 대형 조형물이 있었다. 어찌보면 아이스크림 콘을 꽃아놓은 것 같기도 하고, 길쭉하고 구멍 뻥뻥 뚫린 깔대기를 뒤집어놓은 듯한 이 조형물의 정체는 뭘까? 바로 크라이스트처치의 150주년 기념으로 2001년 9월에 세워진 리스 조형물(Cathedral Square Chalice)이다. 18m 높이의 챌리스는 낮보다 밤에 보면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나 야경의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사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 세련된 예술품이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PHOTO ESSAY

일본 환승에다가 11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 뉴질랜드로 가는 첫발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크라이스트처치 국제공항에서 어이없게도 이미그레이션에 걸려 이민국 직원과 짜증나는 문답 시간까지 갖고 나서야, 그제서야 콧대높은 도시는 우리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CHCH공항의 어눌한 한국말하는 한국계 남직원! 같은 한국인 무시하는 그의 거만하고 불손한 태도, 지금도 용서할 수 없다. 일본인은 다 들여보내주고;;;) 

하지만 날씨 짓궃기로 유명한 크라이스트처치의 첫날은 너무나도 화창했다. 보드라운 구름과 바다처럼 푸르른 하늘, 그리고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도시의 옛 숨결은 공항에서의 불쾌한 경험을 스르르 씻겨주었다. 어느새 나는 웃고 있었다. 오랜 비행으로 지친 몸이었지만 호텔 침대에서 쉬고 싶지 않았다. 박차고 광장으로 뛰어나오니 그제서야 내 눈에, 크라이스트처치의 참모습이 들어왔다.







광장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성당 옆의 밀레니엄 호텔.
활기찬 무드는 아니고 살짝 중후하고 무거운 느낌. 로비도 다소 어둡다.
객실은 성당이 바로 내다 보여 조망은 매우 좋은 편. 실내도 넓고 쾌적하다.
조식 제공이 안돼서 매일 음식 사다 먹느라 고생했다. 아침에 나오면서
레스토랑 슬쩍 봤는데 뷔페도 그닥 사먹고 싶진 않았다. 어두컴컴한 조명에
몇 안되는 메뉴들. 걍 나가서 카페에서 키위 스타일 브랙퍼스트 먹는게 낫지.





11월이 아무리 뉴질랜드의 여름이래도, 한국의 여름에 비해서는 꽤 서늘하다.
저렇게 바닥에 누워 선탠 즐길 날씨는 절대 아니었는데; 남반구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햇볕이었나보다. 챌리스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뉴질랜드 사람들.
빛이 반짝 새어나오는 거대한 챌리스는 광장에서 묵묵히 제 할일을 해내고 있다.
어찌 됐든 세상엔 하나 뿐일 테니까. 





주말에 열리는 마켓이 그렇게 크다던데, 하필 평일에 크라이스트처치에 온 나는
그저 상시 열리는 광장의 마켓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관광객을 주로 겨냥하고 있는 만큼 가격도, 아이템도 모두 내 눈에 차는 건 없었다.
그저 어떤 뉴질랜드 특산물이 있는 지를 알아보는 시장 조사 정도로 스윽 둘러봄.






관광안내소는 참 예뻤다. 붉은 벽돌의 건물은 멀리서도 눈에 띤다.
여행의 필수품인 손목 시계를 하필 안차고 오는 바람에, 관광안내소 위에 달린
커다란 시계가 내 시계 역할을 대신 해줬다. :)





처음 관광안내소에 들어가면 멋모르고 브로슈어만 잔뜩 집어오기 일쑤다.
여기도 가야지, 저기도 가야지 하면서.
하지만 여행자에게 시간은 돈만큼이나 한정되어 있고, 단 이틀간의
크라이스트처치 일정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드넒은 뉴질랜드 남섬으로의 여행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서
그저 브로슈어의 알록달록 사진들로 아쉬운 맘을 달래어본다.






처음부터 트램은 탈 생각도 없었다. 여행자들을 위한 무료셔틀이 있는데
뭣하러 트램을 타겠는가. 나중에 나이 많이 들면 모를까.
하지만 멋대가리 없는 셔틀에 비해 이 뻑적지근한 디자인의 트램, 사실
아주 쬐~금은 타보고 싶었다. 결국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나면서 내 손에 쥐어진건
빠알간 트램 모양의 냉장고 자석이었대나 뭐래나.





저 피쉬앤칩스 마법의 상자;;는 오후 5시가 되면 칼같이 문을 닫았더랬다.
매일같이 저거 먹고 싶다고 노래노래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한번 사먹었다.
근데 핫칩을 시키면 피쉬까지 들어있는 줄 알고 대(大)자를 시켰더니
인심 좋은 아저씨가 종이봉투 한 가득 튀긴 감자만 담아주는 거다. 알고보니
피쉬는 따로 시키는 거였어 ㅠ.ㅠ 할수 없이 감자에 케첩만 듬뿍 뿌려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열심히 먹어줬다. 그래도 뭐, 맛있었어.





요 맛깔나는 핫도그도 함께 사먹었다.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입맛까지 돋궈주는
감칠맛나는 핫도그. 소세지 맛이 예술이었다. NZ4$.





어둠을 입고 조금더 섬세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대성당.






트램도 밤이 되니 더욱 빨개진다.





풍요로운, 조금은 쓸쓸하기도 한 대성당 광장의 밤.





대성당 광장.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설레임과 자신감을 갖게 해준 고마운 곳.
특히나 여행 초반에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많이 벌어져 살짝 불안했는데,
이곳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크라이스트처치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안심시켜줬다.
역시나 다음날 부터는 순조로운 여행이었다. 발과 다리는 많이 고생했지만서도.



 N.Z City Tour 두번째 스토리, 곧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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