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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New Zealand

[뉴질랜드 시티투어] 대자연의 위대함에 넋을 잃다, 크라이스트처치 곤돌라

by nonie 201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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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알려진 뉴질랜드지만, 이른 봄인 11월에 크라이스트처치를 방문한다면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와 회색빛의 도심 풍경에 지레 실망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반드시 가줘야 하는 여행 코스가 있다. 날씨 좋은 날을 골라 곤돌라를 타러 가는 거다. 크라이스트처치 곤돌라는 그냥 곤돌라가 아니다. 전 세계 전망대의 종결자라고나 할까. '왜 뉴질랜드인가'를 오감으로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최고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곤돌라 탑승장 입구.



KIA ORA! 뉴질랜드에 거는 마지막 기대에 올라타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여러 곤돌라를 타고 오르내렸다. 대학 시절 서유럽 배낭여행에서 탔던 스위스 쉴트호른의 케이블카, 일본과 캐나다, 중국에서 만난 많은 곤돌라와 케이블카....자연의 아름다움을 앞세우는 관광지라면 곤돌라와 전망대는 필수 코스처럼 된지 오래다. 하지만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곤돌라를 타게 된 건 순전히 '뉴질랜드'에 가지고 있던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자면 실망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자 하는 마지막 기대 때문이었다. 22불(지금은 NZ25불로 오름),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과연 이 곤돌라는 내게 진짜 뉴질랜드를 보여줄 수 있을까.





1km 가까운 높이의 상당히 가파른 산맥을 따라 올라간다.

전망대 내부 전경. 기념품과 엽서를 파는 숍도 있다.



360도의 스펙터클한 경치를 감상하다
지긋지긋한 고소공포증도 잠시, 945m 위의 전망대를 향해 정신없이 올라가는 곤돌라는 점점 나의 시야를 넓혀주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꼭대기 전망대에 도착! 전망대에는 작은 기념품숍과 곤돌라에서 찍힌 사진을 파는 코너 등이 있다.

숍을 둘러보다가 크라이스트처치의 풍경을 담은 엽서를 한장 사서 친구에게 조근조근 써서 우체통에 넣고.



@Christchurch, Canon 400D, Nov. 2008

@Christchurch, Canon 400D, Nov. 2008

@Christchurch, Canon 400D, Nov. 2008



어디서부터 시선을 멈춰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숨을 고르고 한바퀴 돌아본다. 탁 트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아름다운 풍경이 매 각도별로 다른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하늘도, 땅도, 산도, 호수도, 바다도, 그 360도 안에 다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Christchurch, Canon 400D, Nov. 2008

@Christchurch, Canon 400D, Nov. 2008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독특한 이곳의 지형은 어디서도 볼수 없는 풍경들을 빚어낸다. 고즈넉하게 펼쳐진 리틀턴 항구부터 페닌슐라 반도와 엘즈미어 호수가 독특하게 얽혀있는 모습이 전망대 남쪽부터 동쪽까지 펼쳐진다. 한 30분 동안은 아무런 말도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걸 보기 위해 크라이스트처치에 오는구나. 




타임 터널 익스피리언스 입구.



타임 터널과 Walkaway
전망대에서 멋진 풍경을 즐기고 나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티켓값에 포함된 '타임 터널 익스피리언스' 관람을 위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본다. 뉴질랜드가 참 잘 하는 것 중 하나가,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전시관을 잘 만든다는 건데, 이곳에도 화산지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재미난 Ride를 타고 몇분 동안 체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전망대 주변에는 독특한 야생 풀들이 우거진 길이 나있어서, 돌에 걸터앉아 풍경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곳곳에 보였다. 이 주변을 따라 본격적으로 걷는 하이킹이나 바이크 코스도 있다고 한다.



양(!)들이 떼지어 내려가는 귀여운 모습.

성냥갑처럼 옹기종기 알록달록.



내려오는 길엔, 지금과는 또다른 풍경들이 선물처럼 툭툭 던져진다. 어렸을 때 즐겨 읽던 동화책에 담겨 있던 그런 그림들이 눈앞에 흘러간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매력은 결코 한번에 다 드러나지 않고, 큰 감동으로 하나씩, 천천히 다가온다. 그때 그곳에서 뭘 먹고 뭘 샀고 뭘 봤는지 지금까지 선명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전망대 위에서 찍었던 핸드폰 속 파노라마 사진과, 속으로 '이걸 사진으로 찍어서 무슨 소용이람. 어짜피 사진으론 표현할 수도 없는 걸. 그냥 보고 머리에 담자'고 중얼거렸던 그 순간만은 또렷히 떠오른다. 



이 여행기는 2008년 11월 뉴질랜드를 여행했던 사진과 글로 작성한 것이다.  http://www.gondola.co.nz/ 곤돌라 공식 사이트에 가보니 2012년 현재 내부 수리 등으로 곤돌라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니 참고하자. 2012년 중반에 다시 운영을 재개한다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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