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호텔여행 3. 차를 테마로 한 아름다운 호텔, 티 부티크 호텔 웨스트레이크
항저우에서 머물렀던 세 호텔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머무른 호텔은, 티 부티크 호텔(Tea boutique hotel west lake)이다. 항저우의 상징인 서호용정차를 그저 한 잔 마셔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 문화를 주제로 꾸민 호텔에서 머물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게다가 서호 북부에 인접해 있어 항저우 식물원부터 서호의 주요 관광지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 완벽한 시설과 서비스까지 갖춘 호텔 자체의 퀄리티에 감동하고 말았다.
로비 & 체크인
시시 습지공원에서의 아침 산책을 마치고, 쉐라톤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습지공원에서 서호 북부는 멀지 않아서, 한 15분 만에 마지막 호텔인 티 부티크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주변에는 작은 식당과 홈스테이 숙소가 늘어선, 호젓한 동네가 펼쳐져 있었다. 일단 동네 분위기도 마음에 쏙 든다. 이 주변의 볼거리와 서호 관광은 여기 머물면서 제대로 해볼 작정이다.
차 테마의 호텔답게, 로비 한 켠에는 티 숍이 잘 꾸며져 있다. 프론트에서 유창한 영어로 체크인을 도와준 매니저는 영어뿐 아니라 서비스도 매우 숙련되어 있고 친절했다. 투숙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져서, 객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호텔에 대한 만족도는 거의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객실 - 더블 룸
이전에 머무른 쉐라톤 리조트도 훌륭한 객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객실가가 쉐라톤의 절반 밖에 안되는 이 호텔이 이렇게 멋진 객실을 선사할 줄은, 미처 기대하지 않았다. 티 부티크 호텔에 대한 한국어 후기는 국내 포털을 뒤져도 한 두 건밖에 없을 만큼 정보가 없어서, 사실 거의 모험이라 생각하고 예약했던 거였다. 역시 호텔여행은 모험이 필요할 때가 있다.
톤다운된 세련된 목조 테마의 객실은 절로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베딩과 청소 상태 역시 완벽했고, 객실 넓이 또한 넓지도 좁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였다. 티 부티크 호텔 웨스트 레이크의 객실별 가격을 자세히 보려면 여기로.
무엇보다 이 객실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천정에서 바닥까지 이어진 멋진 세로형 유리창이다. 창 너머로는 맞은 편의 작은 홈스테이 숙소가 보였다. 마을 안쪽으로 객실이 위치해 있어서, 저녁 이후에는 정말 조용한 것도 큰 장점이었다. 서호를 관광하다 보면 대륙의 인파를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는데, 하루종일 엄청난 인파 속에서 시달리다가 조용한 마을의 호텔에서 쉴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힐링이다. 테이블에는 웰컴 프루트도 잊지 않고 준비되어 있다.
티 부티크 호텔의 객실에는 전통 중국차를 즐길 수 있는 다구 풀세트가 갖춰져 있다. 덕분에 언제든 잎차를 우려 느긋하게 차를 즐길 수 있었다. 도자기로 된 티포트는 처음 보는데, 처음 물을 끓일 땐 사실 깨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는. 이곳 서호가 용정차로 유명한 만큼, 당연히 용정차도 잎차로 준비되어 있다. 차맛을 아직 잘 모르지만, 품질좋은 녹차인 용정차를 우려 한 잔 두 잔 맛보는 티타임은 항저우를 차맛으로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호텔이 '차'를 테마로 얼마나 섬세하게 기획된 호텔인지는 욕실을 보면 알 수 있다. 평범한 수도꼭지 대신 전통적인 디자인을 차용한 세면대, 녹차를 넣은 욕실용품, 차 나무를 표현한 듯한 욕실 조명 등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샴푸와 샤워젤은 향도 기능도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가져간 제품 대신 잘 사용했다.
조식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을 했지만, 호텔이 워낙 만족스러워서 조식도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졌다. 게다가 호텔 조식인데 58위안의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라, 이쯤 되면 안 먹는게 손해다 싶어 바로 조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의 조식은 간단한 셀프 뷔페와 1세트의 메인 메뉴를 주문하는 방식이다. 여러 세트가 있지만 양식은 당연히 패스고, 중식 세트로 주문 완료.
셀프 바에는 수박 외에 과일 몇 종류, 요거트, 차와 커피, 주스 등이 준비되어 있다. 커피 한 잔 내려서 아침 해가 잘 들어오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소박한 국수 한 그릇과 찐빵 세트, 절임 반찬 3가지의 한 상이 차려져 나왔다. 시래기같은 말린 채소를 잘게 다져 넣은 이 지역의 국수는 어떻게 만든 건지 너무나도 맛있어서, 나오자마자 거의 마시다시피 한 듯.;; 이 말린 채소는 찐빵 소에도 들어가 있는데, 아주 맛있다. 그렇게 맛있는 한 상을 뚝딱 해치우고, 항저우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맞이한다.
티 부티크 호텔 웨스트 레이크의 객실별 가격을 자세히 보려면 여기로.
티 부티크 호텔 주변 마을의 풍경.
팁. 항저우에서 호텔 위치 고르는 법
내가 머물렀던 세 호텔을 고덕지도 상에 표시해 보았다. 제대로 알고 짠 계획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세 호텔이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항저우를 폭넓게 여행할 수 있었다. 맨 왼쪽의 쉐라톤 리조트는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에 적합하며, 거리가 멀기 때문에 기차역으로 가야 한다면 시간을 잘 고려해야 한다.
많은 한국인이 상하이에서 항저우에 올 때는 '항저우 동역'을 선택한다. 항저우 동역은 위 지도의 북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다. 기차 시간이 맞는다면 항저우 역으로 들어오는 것이 시내에서 더 가깝다. 항저우 초행이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면 항저우역 근처의 시내 중심에 호텔을 잡는 것이 좋다. 혼자 여행이라면 나처럼 위트아트유스 호텔에 1박을 먼저 하면서 중수거 서점까지 돌고 시내로 들어오는 것도 방법이다.
티 부티크 호텔은 서호의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호텔 근처에서 서호를 도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어 서호 관광에 좋다. 물론 서호 주변에는 샹그릴라나 포시즌스, 반얀트리 등 최고의 럭셔리 호텔도 많기 때문에, 급을 높여서 서호 전망을 가진 호텔에 욕심을 내보는 것도 추천한다. 티 부티크 호텔은 중국여행 어플 사용에 어느 정도 익숙하고,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나는 앞의 두 호텔에 먼저 머물면서 교통을 파악한 후, 티 부티크 호텔에서는 버스를 타고 시내의 관광명소를 다녔다.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연재할 예정. :)
항저우 호텔여행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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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부티크 호텔 웨스트 레이크 상세히 보기(이미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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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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