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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inland

헬싱키 아트 & 미식 탐험 - 디자인 뮤지엄 & 레스토랑 Juuri의 런치 3코스

by nonie 201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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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e X Finland - 헬싱키 아트 & 미식 탐험

헬싱키는 크지 않은 도시다. 동선을 잘 짜니, 많이 이동하지 않고도 하루를 꽉 차게 보낼 수 있었다. 오늘은 미리 예약해 둔 점심 식사가 있는데, 마침 식당 바로 옆 디자인 뮤지엄을 먼저 보고 가면 시간이 딱 맞는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완성된, 헬싱키의 아트 & 미식 탐험 반나절 코스 첫번째 편. 








로컬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나는 곳, 디자인뮤제오 DesignMuseo

앞서 방문했던 현대미술관(HAM)이나 키아즈마가 현대미술에 집중한다면, 시내 한복판에 존재감을 뽐내지 않고 조용하게 위치한 디자인뮤제오는 핀란드 디자인을 소개하는 박물관이다.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방문했는데, 평일이어서 한가하게 관람을 시작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헬싱키 뮤지엄은 유료 입장이라, 소소하게 입장료가 계속 들어간다. 이곳 디자인뮤제오 역시 10유로의 티켓값 때문에 쉽사리 개별 여행자의 발길이 닿지는 않는 곳이다. 나 역시 초대를 받지 않았다면, 그리고 바로 옆 레스토랑 예약이 아니었다면 굳이 1순위로 방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전시의 규모나 수준이 타 뮤지엄보다는 못 미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디자인 전공자나 학생이라면 가볼만 하다. 학생증이 있으면 입장료가 50% 할인되니, 핀란드 여행 시 국제학생증은 필수다. 









내가 방문한 날에는 핀란드의 텍스타일 디자인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보통 텍스타일 전시 하면 벽에 걸린 큰 직조물 같은 걸 생각하게 되는데, 의외로 거대한 구조물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흥미롭게 감상했다. 그리고 놓치기 쉬운 장소가 지하 전시관인데, 이 곳에는 핀란드의 옛 생활 디자인을 전시하고 있다. 수십 년 전 사용된 전화기나 백색 가전, 가구 등이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는데, 북유럽 디자인을 선도하는 핀란드의 초창기 산업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디자인뮤제오는 크지 않아서, 넉넉 잡아도 1시간이면 모든 전시관을 다 돌아볼 수 있다. 









기대 이상이었던 핀란드의 미식, 유리 Juuri에서의 런치 코스

디자인뮤제오 관람을 마치고, 바로 옆 블럭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답지 않은 소박한 입구, 그리고 너무나 아늑한 공간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Juuri는 핀란드 스타일의 타파스인 '사파스', 그리고 정통 피니쉬 퀴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레스토랑이다. 작년에 헬싱키 여행을 했던 동생도 강추했었고, 마침 초대도 받았으니 꼭 한 번 식사를 해야겠다 싶었다. 이 곳에 방문하려면 미리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해야 하는데, 예약법이 매우 쉽다. http://juuri.fi/en 에 접속해서 간단히 예약을 하면, 등록한 이메일로 승인 메일이 바로 온다. 최소한 2일 전에는 예약하는 것이 좋다. 








코트 룸에 옷을 걸어두면 자리를 안내해 준다. 혼자 왔더니 창가의 포근한 자리를 내어 주었는데, 이 자리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흐릿한 창가 너머로 헬싱키의 거리가 한 눈에 내다 보인다. 무심한 듯 꽂아둔 나뭇가지와 초, 쿠션의 조합 역시 핀란드다운 풍경이다. 


이곳의 런치는 3코스(26유로)로, 각 코스 별로 몇 가지 초이스가 있다. 나는 전채로 사파스 2종, 메인은 씨푸드, 디저트로는 치즈 플레이트를 골랐는데 정말 레전드적인 선택이었음.ㅋㅋ 나무도마에 내어온 빵과 신선한 홈메이드 버터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곧 이어 등장한 사파스는 눈에 번쩍 뜨일 정도로 새로운 조합이었다. 구운 야채와 날생선, 그리고 눅진하면서도 산뜻한 크림소스와 허브가 완벽한 맛의 합을 이룬다. 










북쪽 지방 올란드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파이크(흰살 생선)를 구워낸 스테이크는 상큼한 향의 딜, 고소한 훼이로 만든 소스와 놀랍게 어우러진다. 디저트 선택 또한 신의 한 수였던 것이, 이곳의 치즈 플레이트는 핀란드의 소규모 치즈 프로듀서들이 만든 여러 치즈를 모아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훌륭한 런치 3코스를 거치면서, 핀란드의 미식을 다채롭게 경험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입 한 입이 참으로 즐거웠다. 


사실 북유럽의 척박한 기후 때문에 음식 문화에 대한 편견도 있었고 기대 또한 높지 않았는데, 이곳에서의 런치 코스부터 이후 쿠킹 스쿨에서 직접 피니시 퀴진을 배워보면서 핀란드의 미식문화에 너무나 매료되었다. 친절하고 상냥한 미소를 띈 직원들의 환송을 뒤로 하고 레스토랑을 나섰다. 이제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 핀란드 로컬의 카페 문화를 경험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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