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Finland -day 1. 인천 ~ 헬싱키 by 핀에어
한국과 유럽을 잇는 가장 빠른 노선, 핀에어의 헬싱키 직항을 드디어 타본다. 9시간이면 유럽에 도착한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오랜만의 비즈니스 클래스는 '편하다'라는 단어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쾌적한 여행의 시작이었다. 마일리지 처리부터 항공 라운지까지, 핀에어 탑승의 모든 것을 경험해본 나름 '스마트 트래블러'의 솔직한 후기.
핀에어로 헬싱키까지! 마일리지와 인천공항 라운지
핀란드의 국적기 핀에어는 모든 유럽 국적기 중 가장 빠르게 유럽에 도달하는 한국 취항사다. 헬싱키까지 9시간이면 도착한다니, 그동안 '유럽=장거리 비행'이라는 심리적 부담이 살짝 덜어지는 느낌이다. 핀에어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 top 10'에 항상 들어가는 항공사인 만큼, 그동안 여행강의에서도 줄곧 추천해 왔다.
그런데 핀에어는 타 외항사와는 달리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애매하다. 핀에어는 원월드 소속이지만, 한국인이 원월드 항공사를 탈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기존에 적립을 해 두었던 '아시아마일스'에 이번 탑승 마일리지를 적립했다. 아시아마일스는 '캐세이퍼시픽'이 속한 마일리지 프로그램이라, 평소 홍콩을 허브로 아시아 전역을 여행하는 내게는 매우 유용하다. 홍콩~치앙마이 왕복이 2만 마일이라는 건 비밀. 참고로 이번 인천~헬싱키 비즈니스 편도는 대략 5천 마일이 적립되었다. 올때 이코를 탔으니 얼마나 더 적립이 될지 두고볼 일.
다음은 인천공항 라운지. 평소처럼 PP카드로 아시아나 라운지를 가도 되지만, 핀에어 비즈니스는 원월드 소속인 캐세이퍼시픽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가보자 싶어 케세이 라운지로 향했다. 대부분의 외항사 게이트가 위치한 탑승동에서 한 층 위로 올라가면, 아시아나 라운지 옆에 위치해 있다. 매번 가던 아시아나는 어둡고 아늑한 분위기인데, 케세이 라운지는 매우 환하고 개방된 분위기가 흐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붐비지 않고 한가해서 참 좋았다.
케세이퍼시픽 라운지의 먹거리가 아시아나 혹은 마티나 등의 PP카드 라운지에 비해 별로라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나는 꽤 만족스러웠다. 스낵이나 샐러드같은 콜드 밀 종류는 거의 비슷한데, 중요한 건 어묵 국물과 만두! ㅋㅋ 웃긴 건 만두가 딤섬 통에 홍콩스럽게 들어 있는데, 하나씩 먹어보니 왠지 모르게 친숙한 맛...이것은 한국 만두인 것! 김치만두를 왜 딤섬 통에 정성스레 넣어 놨는지 의문일 뿐이지만, 어쨌든 만두를 좋아하는 내게는 좋은 메뉴였다. 양주가 많아서 술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꽤 만족스러울 듯. 난 아침 비행이라 술은 안 마셨다.
핀에어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보낸 느긋한 9시간
예전에 캐세이퍼시픽 비즈를 한번 탔었는데, 좌석이 넓은 건 좋았지만 2명씩 붙어 있어서 좀 불편하긴 했다. 그런데 이번에 탄 핀에어 비즈에는 창가 좌석이 무려 1인석! 거의 퍼스트 클래스나 다름없는 최고의 좌석이다. (중앙은 역시 2인석임. 창가가 갑) 코트를 벗기도 전에 옷을 받아서 따로 옷장에 넣어주시는 서비스. 이맛에 비즈 타는 거구나.(엉엉)
개인적으로 좋았던 몇 가지. 핀에어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여지껏 기내에서 써본 헤드폰 중 최고였다. 이코노미에도 이 헤드폰을 주기 때문에, 소음을 거의 완벽히 차단하면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마리메꼬 어메니티! 예쁜 슬리퍼는 따로 챙겨서 여행 내내 유용하게 썼다. 파우치에는 눈/귀마개와 치솔 세트, 클라란스의 페이셜 크림과 립밤이 들어있는데, 젤 타입의 립밤이 참 좋더라. 여기 들어있진 않지만 면도 키트나 클렌징 티슈 등도 따로 신청하면 가져다 준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꽃, 기내식 타임! 예쁜 마리메꼬 식기에 가져다 주는 풀 3코스 점심 식사는 그저 행복한 시간이다. 스프에 이어 소고기 요리를 주문했는데, 개인적으로 소고기를 딱히 선호하는 편은 아니어서 연어 같은 해물을 주문하면 어땠을까 싶긴 했다.
메인요리보다는 디저트와 티타임이 참 좋았다.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서 이것저것 시켜 봤는데, 나뚜루 녹차 아이스크림과 치즈 플래터, 커피 한 잔이 나왔다. 처트니를 살짝 곁들여 내오는 치즈에는 레드 와인까지 곁들여서, 기내식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맨 앞자리이다 보니 화장실도 제일 먼저 다녀올 수 있어서, 이것저것 마음껏 마셔도 화장실 걱정 안 해도 되는 게 사실 제일 좋았음.ㅋㅋ 양치질까지 시원하게 해 줬으니, 이제 잠시 취침 시간.
처음엔 이 의자를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취침 모드를 누르면 완벽하게 일자로 누워서 잠들 수 있다. 그것도 모르고 처음엔 뒷 사람 불편할까봐 의자를 안 눕혔는데, 의자가 이코 좌석처럼 뒤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발 앞에 있는 통로로 몸이 쑥 들어가는 구조가 된다. 비즈니스에선 모두가 행복하게 의자를 눕힐 수 있다는 거.ㅋㅋ
하지만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보는 것도 잠시, 몇 시간 지나니 아침이라며 또 밥이 나온다. 원래 한국 땅 떠난지 한 5시간 되면 한식 먹는 거 아닌가요?ㅋㅋㅋ당당하게 잡채밥 시켜서 김치까지 곁들여 또 한 상 치웠다. (돌아올 때 이코노미 타고 오면서 알게 된 사실, 이코에서 나온 김치고기 덮밥이 이거보다 더 맛있었......이코 밥이 더 맛있는 핀에어는 사랑입니다;;)
핀란드에 가까워 올수록, 뭘까. 비행기에서 내리기 싫은 이 기분은? 이런 비행이라면 열 몇시간을 해도 행복할 것만 같은, 그래서 사람들이 비즈니스 비즈니스 하는구나 싶었던 9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번 비행에서 확실하게 느낀 건, 비행에서 체력을 낭비하지 않으니 여행의 시작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장거리 여행을 많이 해본 나로서는 그 차이가 너무나도 확연하게 느껴져서 더욱 슬펐던.ㅠ 평소 가장 자신없는 게 '체력'인지라 장거리 비행 후에는 첫날은 그냥 버리는 게 당연한데, 이날 헬싱키 도착해서 4시간 동안 야경 투어를 하고 왔다는 사실. 다 핀에어 덕분이지 싶다. 역시 돈은 벌어서 이런 데다 써야 한다...
nonie의 핀에어 탑승 영상은 아래.:) 인스타그램 @non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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