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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inland

헬싱키 카페 투어 - 파리의 꽃집을 닮은 Fleuriste & 헬싱키 대학 카페 Think Corner

by nonie 2017.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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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e X Finland - 헬싱키 카페 투어

헬싱키의 프리미엄 커피를 선도하는 로스터리 카페에 이어, 이번에는 다양한 '카페 컬쳐'를 만날 수 있는 두 곳의 카페를 방문했다. 헬싱키의 세련된 거리, 디자인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플로리스테는 그야말로 유럽식 로컬 카페의 표본이다. 한편 시내 한 복판에서 대학교가 운영하는 싱크 코너는 캠퍼스 특유의 활기찬 기운이 잔잔히 흐르는 공간이다. 서로 다른 편안함 속에서 헬싱키의 겨울 추위를 잠시나마 달랬던, 카페에서의 시간들.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아늑한 플라워 아틀리에 & 카페

Juuri에서 맛있는 3코스 런치를 먹은 후 슬슬 걷기 시작하니,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무채색의 멋스러운 거리 한 켠에 스며들 듯 무심하게 위치한 플로리스테 카페는, 헬싱키 첫날 미팅한 현지 관계자도 개인적인 'favorite'이라며 따로 귀뜸해준 곳이었다. 또한 숙소에 비치된 헬싱키 관련 책에도 소개되어 있고, 내가 받은 수많은 초청장과 바우처 중에서도 예쁜 손글씨로 나를 초대하는 메시지를 남겨둔 카페였다. 당연히 안 가볼 수 없었다. 









구석구석 뜯어볼 수록 카페 이름 만큼이나 프렌치 풍의 터치가 구석구석에 가득하다. 헬싱키인데도 마치 파리의 어느 작은 카페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20년간 외교관 생활을 했던 카페 주인장 Eija는, 삶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계기로 평생의 꿈인 카페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알토 대학에서 기업가 과정을 밟고 파리에서도 3년간 공부한 후, 프랑스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이렇게 예쁜 꽃집 겸 카페를 차렸다. 그래서 원래의 컨셉트는 플라워 아틀리에와 카페가 합쳐진 개념인데, 겨울이어서 꽃 판매는 하지 않는 듯 했다.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띈 직원이 친절하게 주문을 받는다. 첫 방문이라 어떤 티푸드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바구니에 소담하게 담긴 이 집의 특제 시나몬 롤과 딱 한 조각 남은 아몬드 캐러멜 케이크를 가리켰다. 아아, 헬싱키에 온 이래로 가장 고민때리는 순간이다. 이 중에 도대체 뭘 골라야 하는가. 아쉽지만 무민 카페에서 시나몬 롤을 먹었으니, 이번엔 매일 이 집에서 만든다는 홈메이드 케이크를 맛보기로 했다.










그런데 케이크를 한 입 넣는 순간, 다이어트고 뭐고 세상 행복해지는 맛이 펼쳐진다. 어쩐지 케이크의 제조 과정을 설명해주는 직원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더라니, 그리고 딱 한 조각 남은 케이크가 왠지 나를 부르더라니, 이런 맛일 줄이야. 사실 커피는 이미 수준급 로스터리에서 맛을 봤기 때문에, 이곳의 커피는 전형적인 '피니쉬' 스타일인 건 이미 예상했다. 오히려 너무 고퀄의 라이트 로스팅 커피보다는, 이렇게 쓰고 진한 커피가 이 달달한 케이크와 훨씬 어울린다. 촉촉한 케이크 위에는 진득한 케러멜 소스로 버무려진 아몬드가 그득 올려져 있다. 그렇게 아무 소리도, 아무 장면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오로지 접시 위의 케이크와 커피와 나만이 존재하는 짧은 몰입의 순간이 스쳐간다. 










헬싱키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세련된 카페

싱크 코너의 안내 카달로그를 처음 접했을 땐, 여기가 뭐하는 곳이지? 싶었다. 대학교에서 직접 운영한다는 건 알겠는데, 리서치센터 같은 연구 기관 내에 위치한 병설 카페인지, 캠퍼스 내에 위치한 간이 카페인지 긴가민가했다. 그런데 막상 구글맵이 가리키는 곳은 의외로 큰 대로변에 위치한, 여느 카페와 별다르지 않은 카페였다. 겉으로만 보면 대학 시설이라는 걸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꽤 넓고 자리도 한가해 보여서, 창가에서 한동안 커피와 함께 추위를 피할 요량으로 들어가 본다. 









알고 보니 싱크 코너는 헬싱키 대학에서 운영하는 카페이기도 하지만, 과학 전공자들을 위한 미팅 플레이스 & 워크샵 장소로도 쓰인다.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커피나 기념품 구입 시 할인을 받는다고. 시내 한 복판에 이렇게 큰 규모의 대학 카페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픈되어 있다는 게 살짝 놀랍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상당히 수준급의 커피를 내놓았다. 통유리 너머로 헬싱키의 시내가 환히 내다보이는 창가에서, 한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오후 두 시쯤, 하지만 하늘은 내내 푸르고 검은 빛을 띄고 있다. 참으로 햇살을 만나기 어려운, 헬싱키의 1월이다. 










막 커피를 입에 가져다 대려는데, 직원이 내 바우처를 확인하곤 깔끔한 노트 한 권을 선물로 가져다 준다. 이곳 싱크 코너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 특이하게도 정사각형의 제본에 대학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이런 노트 외에도, 이곳에서는 유니버시티 오브 헬싱키가 새겨진 후디와 각종 티셔츠도 팔고 있어 여행자에겐 나름 재미난 기념품이다. 


자리를 추스리고 일어나려는데, 한 나이 지긋하신 여성 분이 내게 다가와 '창가자리 너무 멋지다'며 앉아도 될 지를 공손히 묻는다. 흔쾌히 테이블을 넘겨 주고 기분 좋게 카페를 빠져 나왔다. 비싸지 않은 커피와 다양한 종류의 샌드위치가 있으니, 시내에서 출출하고 다리 아플 때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2017년에 카페를 크게 확장한다고 하니, 언젠가 다시 헬싱키에 가면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오픈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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