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Finland

내 집처럼 편안했던 헬싱키에서의 일주일 @ 알론코티 호텔 아파트먼트

by nonie 2017. 2. 2.
반응형



nonie X Finland - 머무르는 헬싱키 여행의 시작

핀란드에서의 첫 1주일은 매우 편안하며 느긋하게 보냈다. 헬싱키 중앙역 근처의 호텔 아파트먼트, 알론코티는 그동안 묵어본 어떤 숙소와도 달랐다. 호텔과 아파트의 장점만을 따서 만든 듯한 이 숙소 덕분에, 나는 태어나서 처음 와본 도시에서 로컬처럼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머무르는 헬싱키, 그 첫 시작.








집처럼 포근한, 호텔처럼 예쁜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기차를 타자, 30여분만에 중앙역에 도착했다. 얼어죽기 전에 구글맵을 얼른 켜서 재빨리 방향을 잡아본다. 숙소는 역에서 도보 500m 거리. 날이 좋을 땐 이 정도야 아무 것도 아니지만, 유럽의 겨울과 20kg짜리 캐리어가 겹치면 5분 걷는 길도 구만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중앙역에서 시내 반대방향으로 바라보면, 멀리 아름다운 복합형 건물이 쭉 이어진 단지가 보인다. 그 중 한 채가 알론코티 호텔 아파트먼트다. 


전 세계 호텔여행만 전문으로 하는 내게도, 알론코티는 무척 신선한 개념의 숙소다. 호텔처럼 1층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도와주지만, 머무르는 동안은 철저히 내 집처럼 사용하는 건 에어비앤비와 닮았다. 이러한 '아파트' 이름을 단 숙소가, 헬싱키엔 무척 많았다. 그 중에서도 알론코티는 꽤 비싸고, 예쁜 곳이다. 내가 투숙하던 시점의 객실 테마는 '마리메꼬'. 방에 들어가자마자 마리메꼬의 깜찍한 배낭이 걸려있다. 옷장에 걸린 마리메꼬의 예쁜 코트와 배낭, 에코백 등은 투숙 기간동안 마음껏 빌려 입을 수 있다. 








마리메꼬의 침구와 주방식기, 아르텍의 가구로 세련되게 꾸며진 이 방은 누가 봐도 핀란드 그 자체였다.(얼마 전까지는 키친 테마가 이딸라였다고!!) 여기서 머무는 그 자체가 핀란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이래서 나의 여행에선 숙소가 언제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방 시설은 더더욱 마음에 든다. 보쉬의 인덕션 레인지와 가스렌지 및 오븐, 서랍만 열면 나오는 분리형 쓰레기통, 그리고 커피 그라인더와 메이커가 완비된 이 시설은 그간 내가 이용해본 전 세계 어느 값비싼 에어비앤비보다 훌륭했다. 








이건 숙소에서 제공되는 건 아니고, 헬싱키 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나를 위해 특별히 미리 장을 봐 두었다. 핀란드 로컬 먹거리들이 한아름 가득! 스톡만 백화점에서 파는 로컬 빵 두 덩이, 각종 초콜릿과 주스, 아침용 오트밀과 천연 꿀, 차, 막상 사려면 비싼 마리메꼬의 에코백까지 마련해 두셨다. 냉장고 속에는 요거트와 각종 채소, 계란, 햄 등을 가득 채워 두셔서, 요리 좋아하는 내겐 더없이 행복했던 1주일이었다. 헬싱키에서 해먹은 요리들은 간단한 레시피와 함께 따로 모아서 소개해 보기로. 









욕실은 무척이나 환한 조명과 심플한 화이트톤으로 꾸며져 있다. 샤워부스 앞에는 역시나 마리메꼬의 배스 타올이 두 개 걸려 있는데, 요 타올 걸이가 온열 기능이 있어 언제나 따뜻한 수건을 쓸 수 있다는 것도 포인트. 

아파트먼트 숙소인 만큼, 욕실 한 켠에는 세탁기 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물론 사용한 적은 없지만. 








세련된 핀란드식 사우나에서의 휴식

알론코티 호텔 아파트먼트의 지하에는 핀란드 사우나 시설이 갖춰져 있다. 반드시 투숙객이 사전 예약을 해야만 입장하는 대신, 일단 내가 쓰는 시간에는 이 넓은 사우나를 혼자 독차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나도 머무는 동안 1번 이용했는데, 당일 예약도 가능해서 무척 편했다. 1층 데스크에 찾아가서 미리 말해두면 된다. 


사우나 시설은 휴게공간과 사우나 룸으로 분리되어 있고, 사우나 앞에는 샤워룸이 있어서 먼저 샤워를 한 후 들어가면 된다. 예약 시간에 맞춰 미리 예열된 사우나에 들어가니, 하루종일 추운 날씨에 바들바들 떨던 몸과 마음이 따뜻하게 풀어진다. 








헬싱키의 긴 겨울밤을 함께 한, 책과 음악

낮에는 주로 여행을 하고, 늦은 오후엔 장도 보고 사우나도 한다. 하지만 오후 3시부터 이미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헬싱키의 겨울밤은, 참으로 길고 길다. 다행히 나의 방은 긴긴 겨울밤을 보내기에 더없이 따뜻하고 아늑하다. 마치 겨울밤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 같은, 이 의자에서 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참 신기했던 건, 시내 뮤지엄과 서점에서 눈에 띄어서 사고 싶었던 책들이, 알고 보니 내 방에 다 꽃혀 있더라는. 덕분에 매일 저녁이 지루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가끔 여행이 가고 싶을 때면, 여행책을 읽으며 그 나라 라디오를 어플로 찾아 듣는 습관이 있다. 오늘은 헬싱키의 라디오 방송을 찾아, 블루투스 스피커로 틀어 놓는다. 그리곤 낮에 미술관 서점에서 몇 번이나 살까 망설였던 바로 그 책, Helsinki - People make the city를 집어 들었다. 마리메꼬의 묵직한 무릎담요를 덮고, 한동안 책에 푹 빠지는 시간.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한 건, 책 속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내일 아침엔 직접 가볼 수 있다는 거. 지금 나는, 헬싱키에 머물고 있다. 




더 많은 여행과 생각은, 인스타그램에서. @nonie21



Nonie @ Seoul(@nonie21)님이 게시한 사진님,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