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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소설은 서평을 잘 쓰지 않는데, 베르베르의 오랜 팬이기에 이번 신작 소식에 오랜만에 들떠 2권을 단숨에 읽고 간단히 리뷰를 남겨본다. 나처럼 어린 시절 그의 첫 작품 '개미'를 접하고 매니아가 된 사람들이 꽤 많을게다. 그의 소설에는 단순한 픽션이 아닌 지식을 기반으로 한 치밀한 구성과 재치가 맛깔나게 버무려져 있어 다 읽고 나면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든다.
신작 '카산드라의 거울'에는 베르베르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이 잘 녹아있다. 그는 이번에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온갖 지식을 대화 곳곳에 늘어놓았고, 주인공 소녀와 주연급의 네 캐릭터를 개성 넘치게 살려냈다. 하지만 1권 도입부에 포진해 있는 수많은 복선과 단서를 읽어 넘기기 위해서는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리뷰에 남겨놓았듯 1권 중후반부터 '아, 이제 읽을만 하네'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어느 정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부터는 사건을 거듭하며 꽤나 스피디한 전개가 이어져, 2권부터는 본격적인 추리와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예전 작품들보다 훨씬 간결하면서도 견고하게 잘 짜여진 느낌이다. 십 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여러 작품을 내면서 단단하게 구축된 그의 스타일이 이번 작품에서 한층 진화했다고도 볼 수 있다.
미래를 얘기하는 이번 소설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시계'다. 시간을 가리키는게 아니라 위험을 알려주는 특별한 시계다. 주인공과 시계, 주변 인물과의 끊임없는 갈등 구조가 어우러지면서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다소 어둡고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주인공인 카산드라와 노숙자들의 주 무대가 쓰레기 하치장이라는 극단적인 장소여서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무겁고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베르베르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단지 최악의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단 1%의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신의 달콤한 해피엔딩(스포일러인가;;)은, 그런 베르베르의 바램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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