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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ustralia

[서호주 자유여행] 숙소에서 쓴 일기 #2. 어제와 다른 오늘

by 히치하이커 김다영 nonie 2009. 3. 29.

 


→ 머레이 스트리트 몰 2층 식당가의 인도네시안 음식점 CHI, 볶은 국수 미고랭($10.60)을 시켰다.

 

2009년 2월 27일 저녁 8시 19분. 어제와 같은 음악



2층에서 내려다본 Murray St.


오늘은 어렵지 않게 유학하는 친구 만나 인터뷰도 재밌게 하고, 킹스 파크는 못갔지만 스완 리버에서 책 한권도 다 보고, 싸구려 인스턴트 미고랭이 아닌 진짜 인도네시안 미고랭을 야외 테라스에서 먹었던, 나름 유익했던 하루. 모든게 다 조금의 용기만 내면 가능한 거였더라.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었더라. 아쉬운건 내 저질 체력 뿐.

어찌보면 호텔에서 일하는 것도 여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수많은 사람과 스치고, 그리고 헤어지는 일. 어쩌면 서비스업이라는게 내면이 강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강하게 만들었을까. 퍼스가, 타지 생활이, 아니면 무엇이.



 


 

사람풍경 - 10점
김형경 지음/예담


오늘 스완리버에서 읽은 책 '사람풍경' 덕분에 스스로와 더 가까이 대면했다.


지금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출발한다. 지금 그대로를 부풀리지도 말고, 축소하지도 말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다. 물론 연습은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껏 단 한번도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였던 적이 없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커서도 그랬다. 언제부턴가 나는 스스로를 홍보하고 과장하면서 사회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내공도 없고 무식하게 쌓은 실력도 없는 나의 유일한 무기는 나 스스로를 상품화하는 것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 거추장스러운 허울 덕분에 거짓된 매력을 어필했고, 그렇게 인연이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을 끌어당겨서 감정과 시간을 낭비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그 상태 그대로 더는 안된다는 것을. 오라는 곳들을 마다했던 내 심리의 저변은 결국 여행 때문도 아니고 게으름 때문도 아니었다. 내 밑천이 다 드러나는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first to-do는 밑천을 쌓는 일이구나. 그건 알겠다. 그런데 how to do는 아직 모르겠다. 나도 누가 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언니나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게 나에겐 부딪쳐야 할 것들 뿐이로구나.



정말 뛰어난 CTO와 함께 벤처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 규모 키워서 CEO 자리는 물려주고, 카페 차리는 거. 일반인 밴드 만들어서 브로콜리 얘네들만한 앨범 한 장 내보는거. 지금 생각하는 가장 best scenario. 하지만 더 좋은 시나리오를 짜보자. 더 높은 곳을 그려보자. 가능성은 무한하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니까.
하루종일 강가를 뒹굴면서 원없이 책읽고 원없이 꿈을 꾸었던, 행복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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