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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

필리핀을 가다....CD쇼핑기 & 필리핀의 최신 음악 경향 (1)

by nonie 2007.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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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와 팔라완, 필리핀의 대표 휴양지로 떠나는 5박 6일의 출장.
도시가 아닌 섬들이라..음반 쇼핑은 국물도 없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기회는 적극적인 자에게 찾아오는 것! 마지막 날 마닐라에 도착하자마자
주최측 소장님께 쇼핑몰을 안내 달라고 했는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거대한 쇼핑몰, Mall of Asia에 안내된 것.
음반점? 당근 있다. 완전 크다.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Mall of Asia의 전경>



음반점에 들어서면, 크게 세 가지 섹션이 눈에 들어온다.
1. 영미권 팝 음악 CD,
2. 필리핀 자체 팝 음악인 OPM(Original Pilipino Music) CD,
3. 각종 영화 및 음악 DVD 섹션이다.

아직 한국에는 필리핀 음악신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필리핀의 자국내 음반 시장 규모는
꽤나 큰 편이다. 음반숍에서 보기에도 영미권 팝과 OPM 비중이 대동소이했다.
어짜피 나의 주 목적은 OPM이었으므로,
숍 직원의 도움을 받아 사고 싶은 CD들을 하나씩 바구니에 담았다.





 
Title: Regine Covers Volume 2
Artist: Regine Velasquez
Label: Viva Records
Released: 2006
Number of Tracks: 16

가장 먼저 직원에게 외친 이름은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던 가수, '레진 벨라스케즈'.
그녀를 빼놓고 OPM을 논할 수 없다.
'아시아의 머라이어 캐리' '필리핀 팝의 여왕'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완벽한 가창력의 소유자. 하지만 국제적인 명성은 그녀의 실력에 못미치는것이 사실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대부분 영미권 가수들의 곡을 커버한다.
각종 UCC사이트에서 서양 네티즌들이 '카피캣'이라며 비아냥거리는 꼴사나운
리플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 태어난게 죄라면 죄지.-_-
어쨌든 그녀의 2006년 새 앨범도 역시나 외국곡들의 리메이크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Let's Stay Together, So Much In Love 등..대충 감 온다.






 

Title: Obsession
Artist: Rachelle Ann Go
Label: Viva Records
Released: 2007
Number of Tracks: 13

(->머라이어의 쓰루더레인 레코딩 버전...한국의 왠만한 가수들보다 훨 잘한다)

레진 CD를 손에 넣었으니, 레진이 키워낸 가수 레이첼 앤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레진의 주도로 기획된 TV리얼리티 쇼 Search For A Star에서
머라이어 캐리의 'Through the rain'을 결승곡으로 놓고 경쟁을 벌인 끝에 우승,
레진과 함께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그해 가수로 데뷔했다.
그녀 역시 시원하게 터지는 고음과 깔끔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보컬리스트로,
1986년생의 어린 나이인 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마침 이번 새앨범의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냉큼 집어들었다.
세련된 보이스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은 1곡을 제외하고는 전부 영어곡으로,
느릿느릿 발라드 트랙 사이로 빛나는 통통 비트의 7번 트랙 i'm sure,
마돈나 뺨치는 일렉트로닉 Something in the air가 눈에 띤다.






 

Title: Lani Misalucha
Artist: Lani Misalucha
Label: Universal Records
Released: 2006
Number of Tracks: 14

또 레진 나왔으니 지나칠 수 없는 가수, 라니 미살루차가 있다.
레진과 쌍두마차를 달리는 필리핀 최고의 디바로, 레진이 머라이어 캐리에 비유된다면
라니는 정확히 휘트니 휴스턴이다. 그녀는 공연에서도 유달리 휘트니 노래를 많이
부르는데, 음원만 들으면 휘트니와 구별을 못할 만큼 완벽히 똑같다. 심지어 휘트니가
라이브 할때 자주 쓰는 특정 곡의 특정 부분의 애드립까지 100% 따라 한다. 휘트니 공연
한 백번은 보고 외운 것 같다;;; 게다가 목소리까지 너무 비슷...
그래서일까. 그녀는 훌륭한 보이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2류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남의 곡이라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레진과 달리, 그녀는 휘트니의 성대를 빌려온
것처럼 완벽한 모방에만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새 앨범에서도 휘트니 1집의 Hold me를
리메이크했는데, 역시 개성은 없고 휘트니만 있었다;;;





위의 세 여가수들은 OPM 신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필리핀에는 가창력을 앞세운 여가수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정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팝발라드 장르가 주류를 이룬다. (동남아 진출을 꾀하는 한국 아이돌 그룹 음반의 수록곡 중
발라드가 댄스보다 더 많은 이유가 있다) 한국인들의 정서에도 잘 맞는 음악들이 많다.

가창력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될 만큼 뛰어나다. 한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어느 여성
탑 보컬들도 필리핀 가수들의 성량과 테크닉을 따라오지 못한다. 이들은 특히 완벽한 영어 발음까지
갖추고 있어 앞으로 아시아 음반 시장이 더 개방되면 한국은 경쟁력 면에서 밀리거나, 보컬리스트를
수입하는 현상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보컬리스트들이여. 노래 못하면 앞으로 밥먹고 살기
힘들지 모른다. 긴장하시길.

커버곡(리메이크) 역시 OPM의 큰 특징 중 하나다. 오랜 세월 발라드가 대세인 중국의 경우
외국곡을 번안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필리핀은 영어권 국가답게 거의 영어로 부른다.
예전에는 자작곡은 타갈로그어, 리메이크는 영어로 불렀다면
요새는 자작 영어곡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아시아의 팝 시장이 점차 통합되어감에 따라
자국 언어가 아닌 영어 앨범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2탄은 다음 포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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