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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커리어

[일의 미래] Z세대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 - 최근 읽고 본 것들

by nonie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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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히치하이커 대표, 책 <여행의 미래> 저자 김다영입니다.
이번 주 일의 변화와 미래, 커리어 테크와 관련된 읽을 거리를 큐레이션하고, 저의 의견을 정리합니다.

브런치에는 좀더 정돈된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블로그에는 매주 '일의 미래'에 관한 정보 큐레이션 및 독자적인 해석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넷플릭스] <화이트 핫: 애버크롬비 & 피치, 그 흥망의 기록>, 그리고 Z세대
한때 애버크롬비를 성공하게 했지만 또한 망하게 만든, 인종차별적 타게팅과 구별짓기 마케팅에 대한 다큐다.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한 은둔적 CEO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권력 남용을 흥망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기 이전 패션 브랜드가 Z세대 사이에서 흥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원리는 소셜미디어가 주류인 지금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100년이 넘은 브랜드가 21세기에 Z세대에게 다시 인기를 얻기까지 핵심 요인이 몇 가지 있는데.

- 타겟을 18~22세로 명확하게 잡았고, 이들이 원하는 걸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브랜드를 간절히 '원하게끔' 만들었다.
- 그 핵심 방법은 고전적 '인플루언서 마케팅'인데, 각 대학에서 가장 외모가 뛰어난 학생에게 옷을 입혀 입소문을 냈다.
- 매장은 쇼윈도우를 없애고 겉에서는 보이지 않게 가려서, 반드시 안에 들어와야만 옷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 매장은 옷 쇼핑몰이 아니라 자체 제조한 향 + 잘생겼으나 불친절한(..) '모델' 직원 + 요란한 벽장식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쇼룸 역할.
-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본사 조직의 구성. 또래를 이해할 수 있는 젊은 직원들이 파티를 일삼으며 밤새도록 일했고, 마구잡이로 낸 아이디어도 곧바로 신상품에 반영. (이는 곧 애버크롬비의 위기로 이어지긴 한다)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지금까지도 많은 브랜드에게 영감을 주었다. Z세대는 언제나 가장 첨단에 서 있는 유행의 소비자였고 이들을 사로잡는 기술을 많은 기업들이 연구하긴 하지만 결국은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이 팔릴 확률이 높다는 것. 다시 말해 이들을 소비자로 보는 게 아니라 또래나 동료로 삼을 수 있는 이들이 만든 무언가가 결국 선택될 것.
여행업도 마찬가지다. Z세대가 서서히 여행업계 공급자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기존 업계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상품들이 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 회사들 입장에서는 이들을 인수합병하거나 협업하는 것 외에는, 딱히 이보다 나은 상품을 만들 방도가 없을 것 같다.



[책] <알고 있다는 착각>, <마찰없음>, <아이돌이 된 국가>
개천절 연휴에 모처럼 쉬면서 집어든 두 책이 여성 학자와 사업가의 책이어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중국의 학자들이 스스로 바라본 '디바 출정 사태'(트와이스 쯔위의 대만 국기 노출 이후 중국 네티즌들의 페북 집단 행동) 연구 논문을 묶은 <아이돌이 된 국가>도 너무 흥미로웠다. 인류학과 비즈니스, 문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디지털 세대의 행태에 대한 통찰 중 눈에 띄는 구절들.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 상에서 보내는 이들에게 시간은 아주 다른 개념으로 인식될 것이다. 디지털 세대는 이전 세대들에 비해 시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더 이상 자신의 시간을 함부로 내어주지 않으려 한다." - 책 <마찰없음 >

"음모론자들은 어설픈 사이트만 신뢰했다. '세련된' 사이트는 재수 없는 엘리트들이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략) 빅데이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다." - 책 <알고 있다는 착각>

"문화 상품에는 반드시 '홈랜드'가 존재한다. 초국가적 소비에서 국가 혹은 다른 종류의 집단 간의 경계에 끊임없이 맞닥뜨리게 되면서, 포스트모던하게 보이던 대중들은 결국 그들 자신의 공동체와 정체성을 인정하거나 찾아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책 <아이돌이 된 국가>





[SNS] 2030의 화두, 열심히 살라고 강요하는 사회의 이면
최근 가장 인상깊었던 트위터 토론은 번아웃과 일에 대한 젊은 층의 자조적인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트윗.

이 트윗이 촉발한 다양한 인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의견 정리.
- ‘왜 밀레니얼이 번아웃 세대가 되었는가’라는 사설에서 꼽는 요인, ‘이들은 쉬는 것도 그냥 쉬는게 아니라 의미가 있게 쉬어야 한다. 쉼의 질과 효율성을 따진다.’
- 포스트 코로나 이후, 온라인 취미/강좌 플랫폼의 인기와 N잡 열풍은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
- 클래스101이나 탈잉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급성장하면서, 자기계발 트렌드가 재능의 수익화, 취미의 부업화라는 키워드로 옮겨간다.
- 여기서 빈번히 사용되는 '놀면서 돈 번다'라는 캐치프라이즈 -> N잡러가 발생하는 구조적 사회문제를 교묘하게 가린다.
- 또한 플랫폼에 진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그렇지 못한 취미 등 취미의 계급화 문제도 발생 가능.

 

원글 링크는 여기에.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기꺼이(?) 번아웃되며 나가 떨어졌던 밀레니얼을 보며 자란 Z세대는 더이상 이러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공론장에 꺼내 놓는다. 물론 일부는 노동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하거나(구직 포기) 방향성 없이 스펙쌓기에만 몰두하기도 하지만, 유튜브 등의 뉴미디어를 활용해 자신만의 판을 새롭게 짜거나 로컬에서 기회를 찾기도 한다. 정치문제부터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집단 행동을 온라인 상에서 조직하고 다루는데도 대단히 능숙하다.

다만 다가올 경제위기와 신냉전체제가 이들의 직업관과 소비관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영국처럼 인플레가 와도 여행은 포기하지 않는 세대가 될지 아니면 일본처럼 국가가 지원해줘도 해외여행을 외면하는 사토리 세대를 닮게 될지. 요즘 들어 더욱 영향력이 막강해진 몇몇 여행 유튜버 영상의 댓글에는 '형이 (오지를) 가야 내가 안 가지'라는 댓글이 자주 눈에 띈다. 유튜브 영상으로 '여행을 간 셈치는' 시대가 될지, 세계를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렌즈로 편향 인식하는 시대가 될지 우려되기도. 여행을 둘러싼 마찰이 계속해서 커지는 지금, 나는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일의 미래'를 큐레이션하는 이유?
일은 두 가지 관점에서 언제나 저의 화두였습니다. 개인 관점에서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1인 기업이라는 특수한 형태로 일하고 있으며, 직업(+수입)의 만족도가 직장생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습니다. 정신적, 물리적으로 온전한 자유를 기반으로 일과 생활을 영위하는 경험을 더 많은 분들이 갖도록 돕는 커리어 코칭을 진행하고 있고요.

산업 관점에서는 제가 다루는 여행산업이 '일의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과 여가가 분리된 과거 사회에서 여행은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대중화된 글로벌 사회에서 여행의 목적은 '생활 환경의 변화와 삶의 질 향상'로 바뀌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 주목하며, 일과 여행에 대한 저만의 관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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