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공항 인근, 탑동의 오션스위츠 제주 호텔
지난 11월 말, 제주테크노파크의 포럼에서 발표 행사로 출장을 간 김에 최근 로컬 콘텐츠가 생겨나는 탑동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당초 1박을 2박으로 늘려 여러 호텔과 공간을 둘러보고 왔다. 그 중 첫번째 호텔은 탑동 호텔의 터줏대감 정도 되는 호텔, 오션스위츠 제주 호텔이다.
오션스위츠 제주 호텔은 웅진그룹에서 2010년 4월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12년차 호텔이다. 호텔의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예전 힐튼이나 하얏트처럼 고전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1층에는 인스타 감성이 반영된 베이커리 카페인 '베터플랫'과 편의점이 입점되어 묵직한 분위기를 다소 중화시켜 준다. 오션스위츠 제주 호텔 가격 자세히 보기
하지만 일반적으로 호텔 소비자들은 호텔에 오기 전에 온라인에서 먼저 호텔의 이미지를 접하는데, 2015년에 오픈했다는 웹 버전 홈페이지는 브랜딩이 거의 되어있지 않고 모바일 웹도 트렌드에 뒤쳐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는 넓은 객실과 탑동 해안로의 오션뷰 전망 등 가격 대비 장점이 많은 호텔인데, 젊은 층 소비자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대단히 아쉬운 호텔이다. 딱 속초의 마레몬스 호텔에 갔을 때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오션스위츠 호텔 가격을 아고다 기준으로 확인해보니 평일 기준 7만원대로, 스펙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다. 구글의 호텔 가격 비교 기준으로 다이렉트 예약보다 아고다가 더 저렴하게 나온다. 좀더 자세한 가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특이한 디럭스 더블
오션스위츠 제주의 가장 많은 객실 타입은 코지와 스탠다드로, 일반적인 원룸형 객실이다. 그런데, 디럭스부터는 타 호텔에서 '스위트(suite)'를 달만한 넓은 객실이 된다. 스위트도 아닌 디럭스 객실이 이렇게 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다. 총 17개 뿐인 디럭스 객실은 전 객실 측면 오션 뷰 전망으로, 풀 오션 뷰는 아니지만 상당히 괜찮은 전망을 가졌다.
그래서 오션스위츠에 묵을 때 전망이 중요하다면, 코지와 스탠다드, 투룸 패밀리 객실만 바다와 산 전망이 둘다 있고 디럭스부터 상위 객실은 모두 오션 뷰만 있다는 점을 알고 객실을 고르면 좋다. 오션스위츠 제주 객실별 자세히 보기
거실의 청소 상태도 좋은 편이고, 어메니티도 특급 호텔 못지 않게 잘 갖춰져 있다. 다만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소품 디자인은 그야말로 '레트로',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다만 어릴 때는 현대적인 디자인 호텔을 찾아 다녔는데, 역시 나이가 드니 레트로한 느낌이 점점 편안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사실 이번 여행 때 제주 구시가지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50년 역사 대동호텔(바로 가기)가 클래식 호텔의 끝판왕이어서 여기도 고민했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아늑한 침실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욕실이 침실 내에 있는 게 아니라 거실에 있어서 왔다갔다하는게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야 감수할만 하다. 거실에서 바라다 보이는 탁 트인 탑동 해안가, 그리고 늦은 오후에 객실로 내리쬐는 햇볕이 정말 쨍하니 기분을 업시킨다.
한없이 계속 앉아있고 싶은 거실 소파에서 겨우 몸을 떼고 일어나, 탑동 해안가도 걷고 저녁식사도 해결하러 나섰다.
호텔 앞 탑동 해안로, 이마트, 맥파이 블루버드
짧은 겨울 낮은 오후 5시가 넘어가니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호텔 앞 해안로를 부지런히 걷는 이들을 따라 산책을 하며 이마트로 향했다. 내일 조식이 불포함이라서, 저녁에 마실 맥주와 아침 먹거리를 사러 간 것이다. 기왕 제주에 왔는데 제주 먹거리를 맛보고 싶었는데, 탑동 이마트 내에 '제주 재발견 프로젝트'라는 제주 로컬푸드 판매 코너가 따로 있다. 여기서 수제 요구르트와 감귤 과즐 등 몇 가지를 샀다.
저녁도 호텔 앞 맥파이 블루버드에서 피자와 수제 맥주로 맛있게 먹었다. 독특하게도 채소 토핑으로만 만들어진 베지테리언 피자가 있어서 주문해 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매콤한 커리 스파이스의 향과 가지, 토마토의 식감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 피자였다.
이 모든 게 오션스위츠 제주에서 도보 5~10분 거리에 다 가능하니 위치 하나는 참 끝내준다. 탑동을 중심으로 맛집과 카페 투어를 하려는 제주 여행자라면, 차량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도 왠만한 곳을 다 다녀올 수 있다.
호텔 복도(!)에 마련된 피트니스 기구들
피트니스 센터가 11층에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운동복을 챙겨입고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운동 기구가 객실을 오가는 호텔 복도에 설치되어 있는게 아닌가!!
아마도 11층의 남는 복도 공간을 활용한 것 같은데, 수많은 호텔을 다니면서 이렇게 오픈된 ㅎㅎㅎ 피트니스 센터는 정말이지 난생 처음 본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법도 하다. 근데 난 진지하게 운동하러 온 게 아니라 일단 구경부터 하러 온 거여서, 이렇게 탁 트인 오션뷰를 활용해 운동 공간을 만든 아이디어가 오히려 재밌고 신선했다. 기왕 온 김에 바다 보면서 사이클 좀 돌리다가 내려왔다. 만약 운동을 꼭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체크인할 때 객실을 11층에 배정해달라고 부탁하면 사람 없을 때 마음껏 운동할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11층에는 없는 객실 타입도 있으니 미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다. 오션스위츠 제주 객실별 가격 확인하기
조식 불포함이라면, 호텔 앞 에이바우트 커피
객실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운동을 마치고 밖으로 나섰다. 호텔 맞은 편 거리에 제주 기반의 로컬 카페 체인 '에이바우트' 탑동점이 있다. 에이바우트는 4500원에 샐러드나 빵류 중 1종 선택 + 커피가 포함된 세트를 판매한다. 4500원이면 이제 스타벅스나 투썸 플레이스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인데, 이게 무슨 엄청난 혜자 세트란 말인가! 에그 샐러드로 선택했는데 샐러드 양도 꽤나 많아서 다 먹으니 배가 찼다. 게다가 제주에는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많지 않아서, 아침식사 해결하는 데는 더없이 편리하고 좋았다. 3층 규모의 매장에는 거의 모든 자리에 콘센트가 갖춰져 있어서 아침부터 일하러 온 디지털 노마드도 꽤나 많이 보였다.
다시 5분 정도 걸으면 호텔이다. 오션스위츠 제주 바로 앞 건물이 그 유명한 디앤디파트먼트다. 어제는 오후 늦게 수많은 이들이 d 앞에서 인증샷 찍으러 줄을 섰는데, 이른 아침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없이 조용하다. 삼각대가 없어 혼자 인증샷을 찍지는 못했지만, 오션스위츠에 묵는다면 디앤디파트먼트에서의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좀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지 못한 장점이다.ㅎㅎ 다만 나는 디앤디파트먼트의 휴무일과 겹쳐서 1층의 매장 구경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탑동 주변의 탐방기는 유튜브에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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