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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제주 원도심의 신상 핫플,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 숙박 & 텐저린 맨션

by nonie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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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관덕정 맞은 편의 호텔,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를 선택한 이유

제주 2박 3일 출장의 첫 호텔인 오션스위츠 제주에서 오션 뷰는 실컷 구경했으니, 이제 본 목적인 원도심 투어를 위해 좀더 위치가 좋은 다음 호텔로 향할 차례다. 심사숙고끝에 정한 두 번째 호텔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관아 건물인 관덕정과 마주 보고 있는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다. 위치 상으로는 원도심 한 복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최상의 입지다. 

 

스타즈 호텔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모두투어 자회사의 체인 호텔이다. 해외여행 패키지가 한창 잘 나가던 2010년대 들어, 대형 여행사들은 본격적으로 호텔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나투어는 명동의 티마크 호텔 등을 인수했고, 모두투어는 2012년 제주 로베로 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타즈' 체인을 전개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사들이 전개했던 여러 호텔이 매각 절차를 밟은 가운데,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는 지금도 모두스테이가 운영 중이다.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 할인해서 예약하기

 

다만 여행사가 운영하는 호텔이라는 사실은 나의 선택에 마이너스 요소일 뿐이다. 여행사의 체인 호텔? 단체 여행에나 넣을 법한 규격화된 호텔이라는 인상을 준다. 여행사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의구심을 가진 입장에서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역시나 명불허전. 프론트 데스크에 갔더니 나이 지긋한 정장 차림의 남성 직원이 매우 고압적이고 불친절한 태도로, 체크인 시간 정확히 지켜서 다시 오라는 말만 내뱉는다.ㅎ 가방도 내가 먼저 부탁해서 겨우 맡겼다. 서비스 수준이 호텔이라고는 볼 수 없는, '여행사'가 운영하는 호텔이라는 점은 감안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시의 수많은 호텔 중에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다. 2021년 11월에 호텔 건물 1,2층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텐저린 맨션'이 원도심의 핫플로 떠오르고 있고, 이 곳을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 같은 건물에서 1박을 한 것이다. 

 

호텔 체크인은 2층이고, 1층은 텐저린 맨션의 쇼핑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서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확 좋아진다. 이곳은 로컬 셀렉트숍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소품과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구제 옷도 꽤나 들어와 있어서, 구제 쇼핑을 좋아하는 내게는 구경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공간이었다. 텐저린 맨션의 여러 점포를 경험해 볼수록, 정말이지 이 공간은 이 호텔과 한 건물을 쓰기에는 여러 모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이 이 공간만큼만 세련되었다면 얼마나 완벽했을까 싶다.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의 트윈 객실

혼자 묵으니 더블 객실이 당연한데, 이 시기의 제주 호텔은 너무나도 예약이 어려웠다. 출장의 특성상 일정 막바지가 되어야 숙소나 항공 스케줄이 정해지기 때문에, 1주일 여 앞두고 제주 숙소를 찾자니 마음에 드는 숙소는 죄다 풀부킹이다. 그러다 텐저린 맨션의 오픈 소식을 알게 되어, 내 레이다망이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스타즈 호텔을 최종 낙점한 것이다. 그나마도 방이 죄다 매진이다가, 누군가가 취소를 했는지 막판에 트윈이 하나 나와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평수기에는 3만9천원밖에 하지 않는 스탠다드 객실을 7만원이나 주고 예약했다. 

 

 

 

 

4만원짜리 객실이니 4만원을 주고 예약했다면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썼겠지만, 7만원에 조식마저 불포함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다. 이미 2012년에 오래된 호텔을 인수해서 만든 호텔이고, 리뉴얼을 한지도 연식이 꽤나 되어 보인다. 애초에 이 호텔의 객실이나 시설 때문에 묵은 게 아니기 때문에, 호텔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할 거리가 별로 없다. 가뜩이나 좁은 객실에 쓰지 않는 침대가 하나 더 있으니 더 좁을 뿐이다. 그리고 오션스위츠같은 경우 일회용품이 대부분 갖춰져 있었지만, 이 호텔의 욕실에는 컵 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꼭 챙겨와야 한다.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3만원대부터)

 

 

 

호텔 2층: 미디어 아트와 와인의 조합, 그로 라운지

호텔의 서비스와 시설에 대한 아쉬움은, 저녁 때 호텔 2층으로 내려오면 쑥 들어간다. 텐저린 맨션의 복합 시설 중 하나인 2층의 와인 라운지 그로(gro)는 그야말로 '힙'하다. 엄청난 비주얼의 와인 셀렉션도 볼거리지만, 운영도 독특하게 한다. 여기는 와인 보틀 가격과 함께 잔 대여비를 1인당 5000원씩 받는다. (1만원에 잔 구매도 가능) 그런데 맥주는 잔 대여비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맥주를 주문해 본다. 

 

 

 

 

밤에는 컴컴해져서 어차피 볼 수 없는 제주 바다인데, 여기 오면 늦은 밤에도 발 밑에서 밤바다가 휘몰아친다. 뭘 어떻게 찍어도 여기서는 인생샷이다.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설계하셨는지 박수를 드리고 싶다.

물론 서울에도 미디어존이 있는 카페나 바는 많이 생겼다. 하지만 이 공간 곳곳에서 내가 발견했던 건 '제주'였다. 누구나 힙하고 핫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로컬(지역)까지 고민해서 콘텐츠를 설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와인 셀렉션 한 켠에는 신경써서 셀렉한 제주의 여러 안주거리가 진열되어 있었다. 어제 다녀온 맥파이 탑동 매장과 거의 차이가 없는 가격의 맥파이 캔맥주, 같은 2층의 릿브레드에서 구운 옥수수빵을 안주삼아 한 잔 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서 도보 10분, 제주시 새우리 딱새우김밥

조식을 꼭 먹어야 하는 조식 불포함러의 운명은 아침 일찍부터 바쁘다. 아침식사 메뉴는 어젯밤 미리 정해놨다. 마침 관덕정 옆의 유명 김밥집인 제주시 새우리가 스타즈 호텔에서 가깝다. 널널하게 출발해도 무조건 오픈 시간인 9시 전에는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오픈 전인 8:50 경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줄이 서있다.ㄷㄷㄷ 잠깐 대기했다가 무사히 김밥을 포장해 왔다. 튀김과 마요네즈 조합의 김밥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새우기름을 넣는다는 밥도 무척 감칠맛이 좋아서 굉장히 만족스럽게 한 끼 잘 먹었다. 

 

 

 

릿브레드
카페성지

호텔 2층의 커피 바, 카페 성지 텐저린맨션 점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의 2층 프론트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돌아서면, 반대편의 드넓은 공간에 매장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베이커리 카페인 릿브레드이고 반대편에는 카페 성지 텐저린맨션 점이 있다. 카페 성지가 제주시에서는 꽤나 유명하다는 드립 커피 카페라는데, 이곳에 분점이 생겨 그곳의 커피를 더 편리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친절한 직원 분께 원두를 추천받고 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자체 굿즈 종류도 꽤나 많아서 이래저래 구경도 하기도 좋다.

 

 

 

 

소담하게 차려내온 드립커피 세트에 왜 잔이 2개냐고 물었더니 웰컴 티로 준비한 국화꽃차란다. 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관덕정의 풍경, 콘테나를 엎어 만든 재미난 테이블과 의자, 개방감이 완전히 느껴지는 탁 트인 공간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커피 타임을 가져본다.

 

전 세계의 수 백 곳의 호텔을 여행하고 호텔에 대한 책을 쓰면서, 어떤 호텔을 찾아가야 했던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때로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그 이유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로컬에 특화된 콘텐츠나 디자인이 이유가 되기도 했다.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는 호텔 그 자체만으로 보면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었지만, 1,2층의 유휴 공간을 감각적인 창작자들의 손에 넘긴 덕분에 나에게 충분한 투숙의 이유를 만들어 줬다. 물론 텐저린 맨션은 굳이 호텔에 묵지 않아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호텔과는 별도의 시설이다. 하지만 저녁에 즐겨야 하는 시설(와인 바)과 아침에 즐겨야 하는 시설(카페)이 달랐고, 둘다 여행에 큰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에 여행 일정이 짧다면 투숙을 조금 더 추천하고 싶다.

 

 

스타즈 호텔 제주 로베로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3만원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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