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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K-웰니스 탐험기 - 삼청동 티테라피 & 서울한방진흥센터 체험

by nonie 2021.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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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내가 출강하는 모든 기업체 여행강의와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에서 강력 추천하며 알렸던 여행 할인 캠페인이 있다. 11월에 약 한 달간 열리는 '웰니스 여행' 캠페인이다. 스파, 숲치유, 한방, 명상 분야에서 우수한 대한민국 전역의 웰니스 여행지를 선정하고, 캠페인 기간동안 파격적인 할인가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할 때 웰니스 테마를 먼저 고려하는 편이고, 특히 한방과 같은 K-웰니스는 전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럭셔리 여행 인프라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해외향 콘텐츠도 준비하는 게 있어서, 좀더 많은 경험이 필요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강의에서 소개는 많이 해놓고 정작 시간이 없어서 웰니스 여행 할인쿠폰을 받아놓고 쓰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그래서 올해 좀더 큰 규모로 진행된 '웰니스 관광 페스타'는 절대 놓칠 수 없어 티몬에서 이용권 예매를 해놓고 기다렸다. 아쉽지만 올 해도 먼 곳은 못가고 서울 내에서 '한방' 테마의 경험을 할 수 있는 두 곳의 쿠폰을 예약했다. 

 

 

 

 

삼청동의 한방 카페, 티 테라피에서의 힐링

첫번째 예약 쿠폰은 티 테라이 카페 이용권이다. 웰니스 관광 페스타 쿠폰을 이용하면 5만원 상당의 차 세트 + 족욕 체험 + 차 선물세트를 1만원에 이용할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 예약해서 찾아가 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기를 정말 잘했던 시간이었다. 직원 분의 차분하면서도 능숙한 접객도 감사했고,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한 한방 차와 다과를 넉넉하게 즐길 수 있었던 차 세트도 아주 만족스럽고 유니크했다. 여행이 우리 일상에서 사라질 수록 점점 더, 우리 고유의 것이나 한국/로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자꾸 찾게 된다. 전 세계 각국의 티타임과 비교해서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경험이었다. 

 

 

 


티테라피 체험은 차를 '마시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카페 외부에 마련된 족욕탕에서 한방 족욕제를 넣은 족욕을 '즐기며' 마무리된다. 그래서 티타임이 아닌 티 '테라피'구나 싶었다. 매일매일 켜켜이 쌓인 피로가 뜨끈한 족욕탕에서 서서히 풀리는 시간이었다. 꽤나 쌀쌀한 날이어서 마치 노천탕에 온 것처럼 좋았다. 

 

끝나고 가려는데 한방차 3종 세트를 손에 들려주신다. 차 값만 해도 이용권 가격이 넘을 듯 한데ㄷㄷ너무나 황송했던 티타임이었다. 

 

 

 

한방진흥센터 이용권 안내. 페스타 기간에는 29000원 상당의 체험을 3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서울한방진흥센터의 한방 체험

제기동 약령시장 내에 위치한 한방진흥센터도 이전부터 꼭 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이번 페스타 이용권을 이용하면 센터에서 제공하는 모든 체험을 한번에 해볼 수 있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12월 6일부터는 족욕 시설이 동계 기간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며칠 앞두고 서둘러 센터로 향했다. 약령시장 거리에 들어설 때부터 이미 한약 냄새가 은은하게 난다. 

 

 

 

 

2층의 족욕 시설이 야외에 있어서, 한겨울에 문을 닫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침 내가 간 날은 다행히 다소 풀린 날씨라, 밖에 앉아있는 게 춥지는 않았다. 국화꽃 등이 들어있는 족욕제를 넣고 뜨끈한 족욕을 20여 분간 즐길 수 있었다. 족욕이 끝나면 상큼한 향의 쑥 풋미스트를 뿌릴 수 있다. 

 


족욕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체험은 보제원에서의 온열 마사지 매트 체험과 손발 지압 마사지였다. 둘다 한방 기기를 활용한 마사지인데, 정말 한 대 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ㅎㅎ 온열 마사지 매트는 누워서 등과 허리, 다리 등 전신을 마사지해주는 것인데, 사실 안마의자를 누워서 체험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완전히 누워서 받기 때문에 좀더 편안하고, 온열 안대와 함께 누워있으면 그냥 저 세상 웰니스가 따로 없다. 마사지 매트 시간이 끝나면, 옆으로 옮겨 손과 다리에 마사지 기기를 장착하고 또 마사지를 받게 된다. 

 

이렇게 족욕과 보제원 체험을 모두 받으니 1시간 30분 정도가 흘렀다. 사실 다음 일정도 있어서 족욕 솔트와 향낭 등은 체험 대신 완제품으로 받고, 이용권의 마지막 코스인 참다정으로 향했다. 

 

 

 


이용권에는 한방차 1인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곳의 연잎밥 정식(1만원)이 꽤나 구성이 좋아보여서 추가로 주문을 했다. 개인적으로 1년 가까이 채식 지향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런 내게 너무나 딱 맞았던 식사였다. 계란찜 외에는 대부분 채소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잎밥을 먹을 때 대추씨를 깨물면 엄청 단단해서 아플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식사 후 십전대보차까지 마시고 나니 온 몸과 마음이 완전히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디지털 웰니스 스파, 디지털에 대한 풍자

약령시장이 있는 동대문구에 간 김에, 마침 DDP에서 열리는 웰니스 관련 전시가 있어서 잠시 들렀다. 디지털 웰니스 스파라는 제목의 전시였는데, 전시 설명만으로는 무엇을 얘기하려는 전시인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시장에 도착했을 때, 이 전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모니터에서는 '디지털 세계의 리조트'에 입장했음을 환영하는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초현실적인 공간에는 사이버틱한 빈백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고, 화면에는 가상의 리조트나 자연을 의미하는 장면들이 보여지고 있었다. QR코드를 통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도 있었는데, 자본주의와 휴식이라는 결코 무관하지 않은 두 주제를 연결하는 질문들이 많았다. 

 

 

 

 

바로 직전에 한방 체험에서 얻었던 오감의 완벽한 만족스러움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시간이었는데, 그것이 이 전시가 의도하는 바일지도 모르겠다. 즉 인간의 모든 경험을 디지털로 대체하려고 하는 지금, 웰니스 스파와 같은 직접 경험도 디지털로 쉽게 대체하려는 시도가 사실은 굉장히 부질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머릿속 물음표는 요즘 내가 여행 트렌드 강의를 하며 많이 생각하는 문제의식이다. 모든 정부기관과 지자체의 관광 부서가 메타버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실제 경험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며, 결국 경제적 계급에 따라 현실 경험은 제한될 거라고 본다. 돈이 부족하면 '디지털 경험'으로나 만족해야 하는 디지털 웰니스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경고하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웰니스의 기본권은 우리에게 얼만큼 주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던, 극과 극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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