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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홍성의 로컬을 만나다 - 카페와 빵집 여행 + 추천 쇼핑 아이템

by 히치하이커 김다영 nonie 2021. 2. 25.

어제 강의차 충청남도의 홍성에 다녀왔다. 역시, 외부인(밀레니얼)의 눈으로 바라본 홍성 여행의 진짜 매력은 작고 소박한 곳에 있었다. 로컬 라이프를 관광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뒤에 숨어있는 '스토리'를 발굴하고 소비자가 사랑할 만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홍성에서 발견한 몇 가지 로컬 여행 인사이트를 정리해 본다. 

 

 

 

 

 

 

 

처음 와본 도시, 홍성의 첫인상

영등포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이 흘러 도착한 홍성은 한옥 스타일로 지붕을 만든 홍성역사 건물의 고풍스러운 외관이 먼저 눈에 띄었다. 많은 지역 도시가 그렇듯, 홍성도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이 가깝게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시내버스가 꽤 자주 다녔다. 혜전대학교를 거쳐 광천을 오가는 120번 버스는 20분에 한 대씩은 오가는 듯 했다. 대학과 공공기관이 도심에 위치하기 때문인지, 거리에서는 젊은 연령대의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강의는 홍성의 지역관광 마케팅 출강이었다. 와보지 못한 지역이어서, 내 스스로가 밀레니얼 소비자의 관점에서 여행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고 홍성의 여행상품을 두루 검색했었다. 예상했던 대로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에는 거의 검색 노출이 되어 있지 않았다. 강의 전날 미리 와서 여행해 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적당한 상품을 찾지 못했다.(추천 숙소는 아래에)

 

짧은 강의가 끝나고 소머리국밥이나 한 그릇하고 올라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 주셨다. 기차타기 전에 커피나 한 잔 하고 싶다는 말에, 관광통의 화영 님이 선뜻 '알려드리고 싶은 곳이 있어요'라며 따라 나서주셨다. 덕분에, 나는 소머리국밥과 한우를 넘어 홍성의 '로컬 라이프'를 이루는 현지인의 픽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홍성의 감성 카페, 가내수공업프로덕션

카페에 간다더니 왠 건물 앞을 가리키며 '여기에요'라는 말에 건물을 자세히 들여다 봤다. 상호명도 없이 박스 모양 로고만 새겨진 간판, 그리고 통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꽉찬 놀라운 광경이 눈에 띄었다. 여기가 카페라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단정하면서도 빈티지한 멋이 흐르는 공간에 옹기종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입구에는 커다란 원두 로스터기가 눈에 띄었다. 오히려 홍성이라는 지역색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카페라는 게 단점 아닌 단점이랄까. 카페 포화 상태인 서울에서는 빈티지하고 분위기있는 로스터리 카페를 찾는 게 어렵지 않기에, 이곳만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카페 한 켠에는 직접 볶은 원두로 만든 더치커피나 원두를 사갈 수도 있고, 선물세트도 있었다. 홍성에서 멋진 여행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구입하기에도 너무 좋은 아이템이었다. 보통 더치커피를 병으로는 많이 팔지만, 캔입까지 해서 판매하는 곳이 많지는 않기에 캔 커피는 재미난 아이템이다. 더치 커피는 상호명이 적힌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되어 있다. 

 

일반 블로그의 리뷰에는 이 카페가 생긴 배경이나 스토리가 나와있을 리가 없다. 좀더 뒤져보니 지역 신문 기사에 소개된 창업 스토리를 찾을 수 있었다. 천안에서 카페 경력을 쌓은 두 형제가, 부모의 고향인 홍성으로 내려와 2016년 이 카페를 창업했단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범주로 볼 수 있는 지역 창업 사례다. 그런 이야기를 카페 내에 감각적으로 소개한다면 좋지 않을까? 홍성을 찾아온 젊은 여행자들이 굳이 이 카페를 시간내서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인데 말이다. 

 

 

 

 

 

 

지역 식재료 쇼핑의 재미,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홍성에서 특별히 뭘 사야 할지 알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그 지역만의 재미난 아이템이 있을 것 같아서 하나로마트나 농협 매장 구경을 부탁했다. 그런데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이걸 꼭 사야해요!'라며 추천받은 것은, 처음 보는 '마늘소스'였다. 여기저기 뿌려먹으면 맛있다는 말에 홀리듯 주워 담았다. 오늘 아침 양배추 사과 샐러드에 이걸 뿌려먹고 깜짝 놀랐다. 새콤하고 은은하게 달콤하면서 숙성된 마늘의 향에서는 마늘 특유의 아린 맛을 찾을 수 없었다. 처음 먹어보는 이 맛있음의 정체는 뭐지?? 

 

알고보니 이 마늘소스는 홍성의 최영숙 할머니께서 개발하신 소스로, 이미 82쿡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널리 알려진 비법 소스였다. (다진 마늘 1 : 설탕 3 : 식초 3, 소금 비율로 만들 수 있다) 이 소스를 공급하는 '할머니 반찬 가게'라는 업체 또한 홍성의 할머니 7분이 만든 할머니 협동조합이었다. '반찬 달인' 70대 할머니 7명이 세운 협동조합 (중앙일보, 2019. 11. 27) 이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노년을 준비하고 싶다, 이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 뭐 그런 생각들. 

 

 

 

 

 

 

국수 코너에서 '홍성 냉이국수'라는 신박한 로컬 아이템을 발견해서 주워담고, 막걸리는 지역 막걸리가 서너 가지 있었는데 가장 진한 맛과 향을 가졌다는 홍주 생막걸리를 선택했다. 홍성 하면 광천 김인데, 서울의 대형 마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천의 지역 김이 진짜 많았다. 로컬 식재료 좋아한다는 말에 화영 님이 감사하게도 한 박스를 들려주셔서 감동...ㅜ.ㅜ

 

 

 

 

 

 

 

 

마을이 이루어내는 삶의 터전, 홍동

로컬푸드 직매장에 이어 들른 곳은 홍동면에 위치한 풀무학교 생협이다. 홍동마을이라고도 하는 이곳은 협동조합을 통한 마을 경제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 중에서 자연의 선물가게에서는 지역 소농들이 재배한 밀로 빵과 과자를 구워서 판다. 조합원은 할인가에, 비조합원은 원래 가격에 구매한다. 빵집 한 켠에는 다양한 로컬푸드와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그 중 '유기농 평촌 요구르트'는 로컬푸드를 잘 모르는 나도 알 정도로 유명템이다. 판매대 옆에는 작은 카페도 있어서 차 한 잔 하며 이야기 나누는 주민들도 보인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대도시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내게, 커뮤니티 베이스로 만들어진 마을이 보여주는 풍경은 생경하면서도 부러웠다. 

 

 

 

 

 

 

 

홍동마을을 모두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빵집에 이어서 지역 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공간에도 잠시 들렀다. 자세히 본건 아니지만, 새로 들어온 책 코너에 놓여있는 책들은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연관성이 있는 책들이 많았다. 다시 말해 신간이라고 아무 책이나 구비하는게 아니라 지역민들이 함께 생각해볼만한 주제의 책을 갖추어 놓는 듯 했다. 원래 홍동에는 독립서점도 있었다고 하는데, 몇 년 전 문을 닫았다고 한다. 

 

새삼 서점과 책이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전에 속초 동아서점을 들렀을 때 많은 속초 여행자들이 서점을 찾는 것을 보았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특별할 것 없는 로컬의 서점도, 어떤 관점으로 가지고 어떤 콘텐츠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여행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아직 서점과 문화공간이 부족한 홍성에, 책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간이 생긴다면 어떨까? 기존에 이미 운영중인 이런 공간은 또 어떻게 활용되어야 할까? 좀더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이런 지점의 고민들이 더 필요해 보였다. 

 

 

 

 

 

 

 

다녀와서 든 생각들

국내 많은 지역의 관광 마케팅이, 홍성과 비슷한 지점의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로컬을 찾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여행이 가진 목적의식의 이면에는 '워너비(wannabe)'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도시가 가진 자본력과 트렌드를 넘어서 지역만이 가진 생명력과 개성을 소비하려는 이들이 로컬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이제는 도시에서 찾기 어려워진 몇 가지 가치들이 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풍경, 그 속에서 생산되는 결과물, 자연과 가깝게 사는 삶 등은 로컬 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치들이다.

 

자꾸만 커다란 랜드마크를 새로 짓고, 핵심 관광명소 10선을 뽑고, 지역에 얽힌 역사와 인물을 아무리 끄집어내봤자 MZ 세대는 그런 이유로 여행지를 선택하지 않는다. 무엇이 지역을 동경하게 만드는지, 무엇이 지역을 희소하게 만드는지를 외부인의 관점에서 계속 뽑아내야만 한다. 그게 그렇게 크고 대단한 게 아니라 지역을 이루는 사람들의 삶 곳곳에 숨어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 

 

코로나 이후 국내여행의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각 지역의 관광산업도 이제 새로운 진화의 출발점에 서있다. 나의 업 역시 책 <여행의 미래> 출간 이후 종사자를 위한 트렌드 강의를 이어온 작년에 이어, MZ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지역 관광 마케팅 교육으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다가 이제는 한국 여행의 미래를 발견하는 시작점에 서 있다는 것이, 설레고 기대된다. 

 

* 빈손으로 떠났던 강의 출장을 두 손 무겁게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홍성 DMO 관광통의 화영 님께 다시 한번 큰 감사를 드리며.:)  

 

 

더 읽어볼 글. 얼마전 썼던 'MZ 세대가 관광명소 대신 로컬을 찾는 진짜 이유'.

 

MZ세대, 국내여행에서 어떤 경험을 원할까?

관광명소 대신 '로컬'을 찾는, 진짜 이유 | MZ세대가 찾는, 여행에서의 '경험'이란? '코로나 이후 여행의 미래'를 강의하며 보낸 작년에 이어, 올해는 DMO(지역관광추진기구) 몇 곳의 요청으로 MZ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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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남당리에는 독특한 캡슐 모양을 한 펜션이 생겼다. 

 

 

TIP | 홍성 추천 에어비앤비 숙소 두 곳

차량으로 여행을 할 수 없어 아쉽게 포기한 홍성의 숙소가 있다. 서쪽 바닷가인 남당리에 위치한 펜션인데, 캡슐 모양으로 독특하게 생긴 숙소 외관이 인상적이다. 내부도 깔끔한 디자인이라 좋다. 가격은 1박 당 16만원(세금 미포함) 선. 홍성 에어비앤비 숙소 바로 가기

 

 

 

반려견 동반 가능 숙소, 도기 더 스테이 홍성.

 

 

홍성은 원래 애견 동반 펜션인 '도기 더 스테이'가 유명하고 유튜브에도 홍성 여행을 검색하면 이곳 후기가 많이 나온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곳을 추천. 후기도 매우 좋다. 도기 더 스테이 에어비앤비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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