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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안면도의 오션뷰와 함께 하는 휴식, 아일랜드 리솜

by 히치하이커 김다영 nonie 2021. 5. 20.

아일랜드 리솜에서 강의가 있어서 안면도에 다녀왔다. 처음 가보는 호텔이라, 1박 2일을 머물면서 틈틈이 시설을 두루 둘러보았다. 서울에서도 멀지 않고 서해안의 일몰 전망이 워낙 압도적이라 최근 인기 국내여행지로 꼽히는 안면도지만, 여러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호텔 후기라기 보다는, 호텔에 머물면서 생각해본 몇 가지 화두를 정리해 두기로. 

 

 

 

 

안면도 버스 정류소에서 아일랜드 리솜으로

센트럴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2시간 반 뒤에 안면도 버스 정류소에 도착한다. 터미널이 아닌 정류소여서 공용 화장실 밖에 없고 시설이 매우 열악하다. 그래서 나처럼 버스로 온다면,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화장실도 이용하면 좋다.

놀러가는 게 아니고 도착 즉시 일을 해야 해서, 캔맥주와 태안산 김 등 간단한 요깃거리만 사서 택시를 탔다. 왠만한 건 리솜 지하에 CU 편의점이 있으니, 꼭 필요한게 아니라면 미리 살 필요도 없다. 정류소에서 아일랜드 리솜은 택시 10분 내외로 매우 가깝다. 

 

아직 코로나의 여파가 여전한 요즘이지만, 리조트 로비에 도착하니 분주한 분위기다. 날씨 좋은 날, 좋은 곳에 왔구나 싶었다. 오션캐슬이라는 이름의 오래된 시설이 '아일랜드 리솜'으로 리모델링 오픈한 게 불과 2020년 7월이니,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상 시설이다. 체크인 전에 우선 새롭게 조성된 리조트 부대시설을 간단히 돌아보기로. 

 

 

 

 

로비 층 2층 밑으로는 아기자기하게 부대시설이 있다. 1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문화공간 '피플레이스' 였다. 감각적인 북 라운지를 구성해 놓았더라. 가족 손님이 많은 리조트다 보니 아이들 책이 많고, 이 공간 옆에 키즈 플레이라는 실내 놀이터도 있다.

아무래도 북 라운지는 아난티에서 주로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공간(특히 서점) 트렌드를 도입한 것처럼 보인다. 조금 더 본격적이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워낙 좁은 공간이라 이용하지는 않았다. 1층에는 스파 시설이 있고, 수영장과 바다로도 바로 이어지는 출구가 있다. 

 

지하 1층에는 편의점, 레스토랑과 함께 바디프렌즈 안마의자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코인 세탁기가 있다. 조부모까지 3대가 여행하는 가족도 많이 보였는데, 가족 단위 고객을 배려한 시설로 보인다. 참, 1층에 흑백 사진관도 있어서, 특색있는 기념 사진을 남기려는 가족 손님들로 상당히 붐비는 게 인상적이었다. 

 

 

 

 

1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해변가를 따라 지어진 투썸 플레이스가 있다. 매장에 들어와보니 통유리창을 따라 펼쳐지는 전망이 예술이다. 덕분에 강의를 1시간 앞두고, 한 낮의 바다를 실컷 구경했다. 

 

문득 내 삶의 중요도가 참 많이 이동해 온 게 실감이 난다. 예전에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좋다는 곳(호텔 등)을 일부러 찾아 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 각지의 리조트와 연수원 교육을 하다보니, 호텔 라이프는 저절로 찾아왔다. 그래서 더이상 여행지의 시설을 남에게 알리기 위해 내 시간을 쓰지 않는다. 온전한 내 것(지식)을 생산하면서부터 비로소 부가가치가 높은 업을 갖게 된 덕분이다. 사진도 예전보다 덜 찍게 된다. 보이기 위한 연출보다 바쁜 일상에 내 돈 써서 얻는 개인 시간이 소중하다. 무엇보다 단순 정보 전달의 가치가 너무나 낮아진 시대다. 

 

 

 

 

몇 년 째 전국의 과학기술 기관에서 은퇴를 앞둔 분들의 생애설계 교육에서 여행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은퇴예정자부터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직군의 기업 교육을 하고 있지만, 특히 시니어 교육은 더 생기가 넘친다. 이제부터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만한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로비층의 한 연회장에서, 2시간의 강의를 잘 마쳤다. 이제 1박 2일, 안면도에서의 휴식이 온전히 주어진 셈이다. 

 

 

 

 

객실: 18평 콘도형, 오션 뷰

아일랜드 리솜은 대략 18평, 24평, 28평 3가지 룸 타입으로 네이버 예약을 받고 있다. 내가 받은 방이 가장 작은 18평형이다.

24, 28평형은 방이 2개인데, 내가 머물렀던 방은 원룸 타입이다. 일반적인 호텔 룸보다는 훨씬 시원하고 탁 트인 구조인데다 주방도 딸려 있어서 대만족이었다. 게다가 오션 뷰는 하와이의 호텔을 연상케 할 정도로 훌륭한 전망이었다. 

 

 

 

 

테라스에는 따로 테이블 같은 건 없지만, 난간에 서서 바다 구경할 정도로는 충분하다. 거실의 주방 시설도 참 잘 되어 있는데, 취사는 안되지만 전자레인지가 갖춰져 있어서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다. 냉장고에는 생수 2병이 준비되어 있다. 

 

화장실에는 샤워부스 정도만 갖춰져 있는데, 아무래도 리솜이 1층의 오아식스 스파로 유명하다 보니 욕실 시설을 최대한 간소화한 것 같다. 코로나 시국만 아니면 무조건 경험해 봐야 할 스파 시설을, 지난 제천 리솜 포레스트에 이어 이번에도 패스한 게 가장 아쉽다. 운영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고 이용객도 꽤 있는 것 같긴 한데, 백신 맞기 전까지는 이용을 자제하려고 한다. 

 



 

일몰 감상, 서해안 여행의 단연 하이라이트

이 시간에 맞춰 리솜의 야외 바는 라이브 공연 준비로 분주해진다. 객실의 방음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라이브 공연 소리는 모든 문을 다 닫아도 늦은 저녁까지 들린다. 그런데 기왕 온 리조트에 쩌렁쩌렁 울려퍼질 배경 음악이라면, 굳이 굉장한 가창력을 요구하는 고음 위주의 선곡이어야 할까? 아마추어 가수가 부르기엔 상당히 버겁게 느껴지는 멜로망스의 선물이나 아이유 노래를 꼭 불러야만 했을까? 일몰이나 오션을 배경으로 한 호텔에서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알만한 인기곡도 좋겠지만, 보사노바나 리조트팝 류의 장르를 선곡하면 어땠을까. 휴양에 어울릴 수 있는 세련된 선곡도 호텔의 만족도에 너무나 중요한 요소다. 

 

택시타기 전에 안면도 수산시장에서 포장해온 오징어와 새우 튀김(다 횟집인데 딱 1집에서 튀김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사온 김치와 햇반, 라면 등을 곁들여 저녁도 잘 해결했다. 굳이 바닷가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오션 뷰에 감사하며 하루를 잘 마감했다. 

 

 

 

 

아침의 해안가 산책

뷔페 조식을 살짝 기대했건만, 출장차 온 거라 단체로 맞춰진 단품 조식(육개장 정식)이 썩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레스토랑 쪽 리뷰는 다음을 기약해야겠고, 아쉬운 마음에 커피도 한 잔 마실 겸 해안가로 나왔다. 어제 호텔 객실에 비치된 안내문을 보니, 안면도는 물론 태안 일대의 둘레길 코스가 엄청나게 많이 개발되어 있더라. 물론 호텔 앞만 걸어도 아주 좋았다. 가볍게 산책을 마치고 어제 갔던 투썸에 들러 커피 한 잔과 함께 아침에도 멍때리기로 시간을 흘려 보냈다. 이렇게 총 2시간 일하고, 1박 2일 꽉채워 서해안만 바라보다 가는 직업에 감사하며 '오션뷰' 출장 끝.

 

 

 

 

안면도 하나로마트에서 살만한 것들

어디를 가든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것, 로컬 먹거리 아이템, 현지 주민들이 생산한 것들을 집요하게 찾는 편이다. 안면도의 하나로마트에는 태안에서 생산되는 소원 생 막걸리가 있다. 그리고 충남 일대로 범위를 넓히면 예산과 청양에서 생산되는 국수, 태안의 김, 막걸리 한 두 종류를 더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는 서울에서 살 수 없는 독특한 특산물이라 할 만한 건 찾기 힘들었다.

 

아일랜드 리솜과 그 주변의 해안 둘레길 코스는 어마어마한 관광자원이다. 특히 안면도는 인스타 감성의 카페나 펜션도 엄청나게 많은, 오래된 관광지다. 하지만 지역의 이야기를 반영한 카페나 숙소, 상점은 여전히 찾기 어렵다. 이 지역에 와야만 소비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더 많이 개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건 안면도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지역이 가진 숙제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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