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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서귀포 미술관 투어, 제주 로컬숍 별책부록, 올레시장 먹거리 등

by 히치하이커 김다영 nonie 2021. 1. 23.

intro.

몇 년새 제주에 오갈 일이 가끔 있었지만, 서귀포 여행은 처음이다. 기왕 서귀포에 왔으니, 서귀포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서울에서는 이상하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못가는 미술관인데, 서귀포엔 도보 거리에 미술관이 많아서 뚜벅이 아트 투어를 하기에도 참 좋다. 헤이 호텔 서귀포 근처에는 올레시장이 있으니 음식을 포장해다가 먹기도 좋고, 최근에는 로컬 기념품을 판매하는 셀렉트숍도 생겼다. 언제나 그렇듯 호텔 주변의 미술관과 시장을 도보로 돌아보면서 보낸 하루.  

 

서귀포에서 묵은 호텔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 

 

야놀자가 구현한 로컬 호텔, 제주 가성비 추천 숙소 '헤이 호텔 서귀포'

intro. 2021년의 첫 출장지가 제주로 정해지면서, 바로 숙소 검색에 들어갔다. 15년 넘게 해외여행 분야에서 일하다가 이제서야 국내에 눈을 떠가는 나로서는, 서귀포 조차도 낯선 여행지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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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시장에서 튀김 사서 소남머리로 

성산쪽 취재를 마치고 부모님도 휴양림 여행을 한다며 가신 후, 혼자 서귀포로 향했다. 여행으로만 온 것이 아니어서 서귀포에서는 어떠한 사전 계획도 없었다. 아직 체크인을 하러 가기엔 이른 시간이라, 점심부터 해결하러 올레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의 적당한 식당에 들어가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외식은 아직 꺼려진다. 다행히 올레시장엔 가볍게 들고 다니며 먹을 만한 아이템도 많다. 수제튀김 한 봉지를 사들고 소남머리로 향했다. (FYI, 올레시장의 공중화장실도 무척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좋았다. 국제적 관광지의 위엄인가!) 

 

소남머리는 정방폭포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작은 공원인 듯 한데,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작은 전망대 겸 정자와 공원도 있어서 조용하게 시간 보내기 좋다. 사진 몇 장 찍고 딱 돌아나오려는데 다른 일행 한 팀이 전망대로 들어온다. 그래서 바다 전망은 양보하고 공원에 혼자 앉아서 튀김을 맛있게 먹었다. 속이 꽉 찬 고추튀김과 제주돼지 튀김, 새우 튀김....튀긴 게 뭔들 안 맛있겠냐만, 아무도 없는 작은 공원에서 잠시나마 답답한 마스크에서 해방된 몇 분의 자유가 튀김맛보다도 더 달게 느껴졌다. 

 

 

 

 

올레시장에서 소남머리로 향하는 10~15여분의 정겨운 길이, 참 좋다. 작은 슈퍼도 있고, 벽화도 있다. 여기서 정신줄 잠깐 놓고 걷다가 넘어지긴 했지만.;다행히 다치진 않았다. 아직도 서울의 급한 속도가 몸에 그대로 남아있나보다. 2020년엔 너무 일만 했으니, 올해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한 해를 꾸려가야 할텐데. 

 

그러다 그 길에서, 소암기념관을 발견했다. 아까 들른 소남머리에도 '소암 선생이 머리를 식힐 때 오던 곳'이라고 써있던 게 기억이 났다. 소암 선생의 예술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입장료도 무료이니, 잠깐 들어가서 구경이나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서귀포 아트 투어의 시작, 소암 기념관 

입장 절차를 해주던 직원이 '도장 찍으시겠어요?'라고 묻는다. 지금 열리고 있는 소암 기념관의 전시는 '서귀포에 바람'이라는 공립미술관 3곳의 공동 기획전의 일환이었다. 세 미술관에서는 모두 제주를 기반으로 한 신진 작가들의 테마 전시를 열고 있다. 그리고 세 미술관을 모두 관람하고 스탬프를 찍으면 작은 선물(마스크 스트랩)도 준단다. 

 

소암 기념관에서는 '자연의 바람'을 주제로, 서귀포에서 나고 자란 4명의 작가가 제주의 웅장한 풍광이나 숲 속의 고요함 등을 작품에 담았다. 마침 사람도 없어서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조용히 미술을 관람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다 보고나니, 자연히 발걸음은 아까 무심히 지나쳤던 이중섭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 전시를 보고 나니, 다른 로컬 작가들이 해석한 제주와 서귀포의 모습도 너무나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유동 커피, 그리고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거리를 지나오면서 미술관까지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소암 기념관에서 전시를 보고는 생각이 싹 바뀌었다. 본격적으로 아트 투어를 해봐야겠다 싶어서 바로 이중섭 미술관으로 직행했다. 그런데, 사람 하나 없던 소암 기념관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인터넷 예약을 반드시 해야만 입장할 수 있고, 미술관 앞을 서성이며 기다리는 현장 접수자도 많았다. 이미 사전 예약은 마감된 상황이라 30분 후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고 터덜터덜 발길을 돌렸다. 아직 호텔 가기 전 시간은 널널하니, 커피나 한 잔 마시며 기다려야겠다. 

 

이중섭 거리 근처에는 지역에서 꽤나 유명한 커피숍인 '유동 커피'가 있다. 왠지 카페보다는 커피숍이란 단어가 더 어울릴 법한, 레트로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송산동 커피'를 주문했다. 라떼 베이스에 자체 개발했다는 에스프레소 크림을 올리고, 그 위에 곱게 간 헤이즐넛이 소복히 얹혀 있다. 단맛의 커피를 거의 안 마시지만, 이 메뉴는 커피라기 보다는 새로운 장르였다. 크림이 커피와 따로 놀지 않고 부드럽게 어우러져서 좋았다. 바리스타 상이란 상은 다 받은 곳 같은데, 다음엔 핸드드립도 한 번 마셔보고 싶다. 핸드폰 충전도 마쳤으니, 다시 미술관으로 가볼까. 

 

 

 

 

다시 찾은 이중섭 미술관은 한창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겨우 턱걸이로 간신히 현장 입장에 성공했다. 여기는 왠만하면 사전 예약을 꼭 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우선 전시 관람에 앞서 이중섭의 생애를 다룬 기념관을 둘러봤다. 앞서 한국 서예의 거장 소암 현중화 선생도, 이중섭 화가도 일본에서 공부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중섭의 생애는 당시의 어두웠던 식민 시대와 남북 분단 등을 관통하고 있어서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오랜 세월동안 예술가의 삶이란 이러했으리라. 

 

2층에서는 '서귀포에 바람' 기획 전시를 본격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소암 기념관 전시는 정통 예술에 가깝다면, 이중섭 미술관의 전시는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이 많았다. 또한 소암 기념관은 제주 토박이 작가들의 전시라면, 이중섭 미술관에서는 제주로 '이주'해온, 레지던시 작가들의 전시여서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사라져가는 오래된 상점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한윤정 작가, 그리고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주 해변의 쓰레기를 예술로 변신시킨 김기대 작가의 전시는 제작 영상까지 다 보고 나올 정도로 흥미로웠다. 

 

 

 

 

 

2층 전시를 마치고 3층으로 올라가면 전망대 옥상도 있어서, 탁 트인 서귀포 시내의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다. 다들 전망대가 있는지 잘 모르고 그냥 내려가서 이렇게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전시 보고 나서 잠시 올라와서 사진 몇 장 찍고 내려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전시가 너무 재밌어서, 내친 김에 기획전의 마지막 코스인 기당 미술관도 갈 채비를 했다. 우선 헤이 호텔 서귀포로 걸어가서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 촬영을 대충 마치고 길을 나섰는데, 오후 4시도 안되어 날이 깜깜해지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 호텔에서 걸어나와서 올레 7코스로 접어들어야 미술관으로 갈 수 있는데, 아무래도 엄두가 안난다. 너무 아쉽지만 기당 미술관 전시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서귀포시 공립미술관 공동기획전 '서귀포에 바람', 2월 28일까지이니 그 전에 서귀포에 간다면 강력 추천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

 

 

 

 

서귀포 쇼핑하기 - 제주별책부록, 하나로마트, 올레시장

7코스로 향하던 발걸음을 되돌려, 저녁거리도 살 겸 올레시장 방향으로 향했다. 그 때 헤이 호텔 뒷편을 지나며 우연히 한 가게를 발견했다. '제주별책부록'이라는 숍인데, 검색을 해보니 2020년 여름에 오픈했다는 '신상' 숍이다. 수제 맥주도 판다는 글을 보고, 어차피 맥주는 살거라서 바로 들어가 보았다.

제주별책부록은 제주의 로컬 제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셀렉트숍이었다. 최근 관심을 갖게 된 꽃마리의 세제와 비누도 있고, 선물이나 먹거리 종류도 많아서 집에 가기 전에 쇼핑하러 들르면 딱 좋을 곳이다. 우리밀로 만든 감귤 과즐 한 봉, 탐라 에일에서 만든 페일 에일 한 병을 샀다. (하효맘 우리밀 과즐 추천! 일반 관광기념품 숍에서 파는 과즐보다 더 고소하고 맛있다) 

구입하면서 탐라 에일의 소재지를 질문했는데, 명함까지 찾아가면서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인상깊었다. 탐라 에일 본사는 중문에 위치해 있다고 하는데, 검색해 보니 중문 더 본 호텔 근처에 자체 펍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별책부록 근처에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잠시 들렀다. 겨울에 제주에 가면 귤도 좋지만, 제주산 레몬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제주산 레몬은 겨울이 제철이고, 하나로마트에선 이렇게 유기농 청레몬을 판다. 이걸 사면 베이킹소다나 끓는 물 등 레몬 세척을 힘들게 하지 않아도 레몬청을 맘편하게 담을 수 있고 껍질도 알뜰히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4알 밖에 못사왔는데 2알만 청을 담아도 큰 병 하나가 가득 채워져 든든하다. 

 

 

 

 

올레시장에선 땅콩만두 김치맛 한 팩 포장해서 호텔로 돌아왔다. 주문하면 그 때 바로 쪄주니 엄청 뜨끈하다. 아까 산 곶자왈 페일에일 곁들여서 단촐하게 저녁식사도 마쳤다.

 

여행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누릴 수는 없는 요즘이지만, 이제는 여행자 역시 '원하는 것'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급적이면 지역과 지역민을 중심으로 소비하고, 대중교통과 도보를 이용하고, 지역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 다니려고 한다. 포장재같은 1회용품까지 줄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평소 들고 다니는 장바구니 백을 최대한 잘 활용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서귀포에서의 하루는 나름대로 괜찮은 하루였던 것 같다. 올 한 해, 새로운 여행을 찾고 실천하면서, 이 역시 꾸준히 기록해 나가야겠다.  

 

 

 

서귀포에서 묵은 헤이 호텔 서귀포 소개는 다음 글에.

 

 

야놀자가 구현한 로컬 호텔, 제주 가성비 추천 숙소 '헤이 호텔 서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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