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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야놀자가 구현한 로컬 호텔, 제주 가성비 추천 숙소 '헤이 호텔 서귀포'

by 히치하이커 김다영 nonie 2021. 1. 22.

intro.

2021년의 첫 출장지가 제주로 정해지면서, 바로 숙소 검색에 들어갔다. 15년 넘게 해외여행 분야에서 일하다가 이제서야 국내에 눈을 떠가는 나로서는, 서귀포 조차도 낯선 여행지다. 아직은 방역이 중요한 만큼 최대한 외식을 하지 않고 음식을 포장하며 걸어서도 여러 곳을 오갈 수 있는 입지의 숙소를 찾았다. 구서귀포에는 좋은 입지의 숙소는 너무 많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새로운 여행 경험을 줄 수 있는 호텔을 찾는 것이다. 프립(frip)에서 자체 판매하는 서귀포 요가 클래스가 열리는 호텔이 있다. 바로 헤이 호텔 서귀포다.  

 

 

 

 

 

30년 가량 된 오래된 호텔을 인수해, 2019년 문을 연 헤이 호텔 서귀포.
출판사 열린책들의 자회사 '미메시스'가 큐레이팅한 '여행자의 서고'를 만날 수 있는 헤이 호텔의 로비.

 

 

 

야놀자가 만든 감각적인 로컬 호텔, 헤이 호텔 서귀포

2021년 들어, 호텔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국내여행의 시대'가 갑자기 왔지만 호텔은 새로운 포지션을 찾는 데 실패하고 있다. 많은 호텔이 문을 닫고, 주거시설로 바뀌고 있다. 단순한 호캉스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챕터로 이동하고 있다.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에서, 나는 호텔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여행지'가 될 수 있다며 호텔여행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한국의 호텔 신에서는 혁신과 자극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국내 호텔은 자신이 속한 지역 문화와 접점을 만들지도 않고, 여행자와 소통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상업용 부동산이다. 객실과 부대시설 외에 여행자가 발견할 '스토리'가 전혀 없다. 비호텔 숙소보다 재미가 없다. 

 

그럼에도 호텔 자체는 여전히 흥미로운 공간 플랫폼이라는 건, 이제 호텔업계만 빼고 다 아는 듯하다. 코로나 이후 크게 성장한 '야놀자'도 그 중 하나다. '헤이(Heyy)'라는 자체 호텔 브랜드를 만들었을 때부터 유심히 봤지만, 가장 놀랐던 것은 자체 배포하는 서귀포 가이드북이었다. (헤이 서귀포 가이드 다운받기) 그래서 제주 출장이 잡혔을 때 나는 헤이 서귀포를 먼저 떠올렸다. 

제일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점은 객실가다. 야놀자 호텔이니 야놀자가 제일 저렴하겠거니 싶었는데, 만실이 아닌데도 만실이 떠서 예약이 불가했다. 헤이 호텔을 가장 좋은 조건으로 판매하는 OTA는 아고다였다. 1인 전용 요금제부터 객실별 요금까지 다양했고 가격도 가장 쌌다. 얼마만에 아고다에서 결제를 하는 건지.ㅠ 아고다의 헤이 호텔 서귀포 객실별 요금은 여기.

 

 

 

 

 

로비에 있는 멋진 펍, 레트로보이즈
자전거를 무료 대여할 수 있는 데스크.
체크인 카운터.

 

 

 

Lobby

4~5만원짜리 저렴한 객실 하나 예약하면서도 수많은 고객 리뷰를 읽어봤다. 네이버 지도에서 블로그 리뷰가 정렬되어 나오니, 리뷰의 역할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헤이 호텔 서귀포의 호불호는 뚜렷하게 갈려서, '다시는 안 온다'와 '무난 괜찮았다'가 거의 50:50이었다. 불호의 주된 이유는 '지하 주차장이 잘못 지어져서, 차가 긁히거나 피해가 있었다', '2층 공용 공간에서 밤늦게까지 단체 행사로 시끄러워서 3층 전체가 잠을 못잤는데, 케어할 직원이 없어 황당했다' 등이다. 타 호텔과 달리 밤 12시 이후 프론트 스탭이 없다는 건 좀 망설여졌다. 2박 이상이었다면 고민했을 것 같다. 1박이어서 큰 고민없이 예약을 했다. 

 

체크인 시간보다 1시간 이른 2시 경에 프론트를 찾았다. 친절하게도 이미 정해진 방을 바꾸어 체크인을 해 주고, 심야 스탭을 운영하지 않는 부분도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또한 코로나 때문에 조식 뷔페를 없애고 아침에 프론트에서 도시락을 배포해준다고 했다. 

 

 

 

 

 

 

산 동의 1층 로비. 이곳에도 작은 서재와 전자렌지, 콘센트가 갖춰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제주도를 닮은 객실 번호판.

 

 

 

디럭스 더블 룸 @ 산동, 오션뷰 배정받고 싶다면 TIP!! 

객실가가 워낙 저렴하기도 하고, 너무 좁은 방은 싫어서 디럭스 룸을 예약했다. 예산을 더 아끼고 싶다면 '싱글 룸(1인실)'은 조식 포함 3만원 대니 엄청난 가성비다. 그 다음은 스탠다드 룸 -> 디럭스룸 -> 트리플 룸(3인실) 순서다. 그런데 객실을 산동으로 배정받고 나서야, 약간의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넓은 디럭스룸이 마음에 들긴 했지만, 전망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호텔은 로비가 있는 해동과 뒷편의 산동으로 나뉘어 있다. 해동은 오션 뷰, 산동은 마운틴 뷰다. 그래서 해동에 배정받아야 오션 뷰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해동과 산동이 각각 보유한 객실 수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건 예약 사이트에 나오지 않는다)

스탠다드 더블은 해동에 30개, 산동에 4개가 있다. 반면 내가 예약한 디럭스 더블은 해동에 3개, 산동에 19개가 있다. 무슨 말이냐고? 해동(오션 뷰) 객실을 받고 싶다면 더 저렴한 스탠다드 더블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비수기에는 프론트에 얘기해서 객실을 바꿀 수도 있겠지만 투숙객이 차있으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객실에 들어와서 한 1분간, 객실을 바꿀까? 고민하다 말았다. 

 

 

 

 

 

 

 

 

객실을 바꾸지 않은 이유는, 산동에 머물면 산동과 해동(로비, 프립캠프)을 다 둘러볼 수 있지만 해동은 거기서만 있어도 되니 동선이 한정된다. 나처럼 호텔을 샅샅이 둘러볼 목적으로 왔다면 산동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산동은 넓은 객실이 많고 객실 전용 동이라 조용하다. 밝을 때는 한라산이 내다보이는 풍경 또한 나쁘지 않다. 바다를 보겠다는 생각이 딱히 없다면 산동도 괜찮은 선택이다. 4만원대 숙소지만 빳빳한 호텔용 침구를 사용해서 베딩 상태도 큰 불만 없었다. 전반적으로 넓고 아늑한 객실과 정돈된 디자인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내가 예약했던 헤이 호텔 서귀포 상세 페이지는 여기

 

 

 

 

 

 

 

 

침대 머리맡의 스탠드 테이블에는 티슈 케이스가 일체형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점도 신선했다. 인테리어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들었는데 이런 하나하나에서 잘 드러난다. 별도의 커피 테이블에는 포트와 컵이 준비되어 있고(티백이나 커피는 없으니 직접 준비해야 한다) 원목으로 된 거울과 헤어 드라이어 걸이도 일본의 오모 호텔 호시노와 비슷하게 공간을 잘 활용한 도시 호텔의 느낌을 준다. 

 

 

 

 

 

 

 

 

욕실은 샤워 부스를 갖추고 있고, 물 온도나 수압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여분의 수건과 욕실 어메니티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바로 직전에 묵었던 객실가 20만원 대의 휘닉스 리조트보다 어메니티는 더 좋은 것 같다. 리조트에서는 물도 다 사먹었는데, 헤이 호텔에는 생수도 2병씩 준비되어 있었다. 1회용품이라서 꼭 필요한 것만 한두 개 사용하고 나머지는 그냥 두었다. 

 

 

 

 

 

 

 

산동에 머물면서 유심히 본 것은 1층의 쏘카존이다. 1년 전에 '플레이스 제주' 갔을 때도 쏘카존을 봤는데, 젊은 층 여행자들이 많이 오는 호텔에는 이렇게 쏘카존이 있어서 차량을 렌트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차량 여행을 할 수 있다. 이제 카쉐어링이 전기차 열풍과 만나서 친환경 여행을 주도하는 시대도 코앞까지 오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헤이 호텔 서귀포 상세 페이지로 연결!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프립 캠프와 조식

숙소 예약 전에 프립의 요가 클래스부터 예약을 마쳤다. 헤이 호텔 서귀포 2층에는 '프립 캠프'라는 공간이 있고, 여기서 요가 클래스가 열린다. 예약 직후 코로나 때문에 취소 문자가 와서 시무룩해지긴 했지만, 직원의 양해를 구하고 프립 캠프를 잠깐 둘러볼 수 있었다. 

 

프립 역시 최근 2~3년 새에 급성장해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모임 플랫폼이다. 근데 왜 프립의 오프라인 공간이 헤이 호텔 서귀포에 있는걸까? 프립은 야놀자의 투자를 받았고, 헤이 호텔 서귀포는 야놀자가 만든 호텔이니 연결고리는 충분하다. 프립에서 원하는 클래스를 예약하면 여기서 수강할 수 있고, 상품에 대한 상담도 할 수 있다. 예전에 여행사가 하던 일들(여행 계획, 상담, 제공)이 온라인 서비스의 몫으로 넘어가고 있는 현상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 이곳 프립 캠프다. 

 

프립 캠프의 요가 클래스는 헤이 호텔에 묵지 않아도 누구나 예약하고 참여할 수 있다. 내가 예약했던 서귀포 요가 클래스는 여기

프립을 처음 써본다면 5000원 신규 할인 코드(GF9D9VBT)를 입력하면 5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잊지 말것.  

 

 

 

 

 

 

 

다음 날 아침, 미리 안내받은 대로 해동 프론트에 가서 도시락을 받아왔다. 뷔페보다는 많이 아쉬운 구성이지만, 사실 이날 폭설이 와서 서울에 돌아오지도 할 뻔 했기 때문에 이거라도 챙겨먹고 나온 게 공항에서 버티는데 큰 힘이 됐다. 방역 단계가 조정되면 아마도 이전과 같이 레스토랑에서 조식 서비스가 재개될 것이다. 

 

사실 헤이 호텔 서귀포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는 호텔의 시설이나 디자인보다, 호텔을 거점삼아 다닌 서귀포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올레 시장 및 이중섭 거리와 무척 가깝고 올레 6~7코스의 거점으로도 손색이 없는 위치여서 첫 서귀포를 가깝게 만날 수 있었다. 이건 호텔이 자체 이익만 추구하기 보다는 지역을 경험할 여지를 열어주고 있다는 의미다. 아주 오랜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있는 호텔을 만나서 다행이다. 다음 편에 좀더 소개해 보기로. 

 

촬영: 아이폰 12 프로

 

 

 

 

이번에는 프립캠프에서 요가를 배우며 여행하려던 계획이 코로나 때문에 아쉽게 취소됐다. 그래서 다음 요가 여행을 준비하다가 에어비앤비에서 멋진 요가 테마의 숙소를 찾았다. 요가스테이 숨짓은 같은 건물에서 로컬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이 마련한 숙소로, 장기 투숙자는 숙소에서 요가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다. 알음알음으로 알려진 곳이고 후기도 좋으니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 보길. 요가스테이 숨짓 바로 가기

 

 


김다영 | nonie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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