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강의 중에.



1년차 초보 강사든 10년차 베테랑이든, 코로나 이후 강사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은 실력이나 연차를 떠나 사람이 모이는 행위 자체가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인/직장인 강의 시장에서는 '온라인 강의', 그러니까 온 디멘드(미리 녹화된 영상) 또는 온라인 라이브 강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어떤 강의를 들으려고 할까? 


워낙 플랫폼들이 많다보니 서비스마다 주력으로 하는 수강자도 다르고, 자연스럽게 강의 테마도 그에 맞게 특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 서비스가 20대 초년생 위주인지, 3040 직장인 위주인지는 메인 화면에 배치된 강의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기있는 온라인 강의 주제는 대체로 한 가지로 수렴한다. '부업', 즉 사이드 잡이나 돈 벌기, 재테크 강의다.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동영상 편집, 이모티콘 만들기, 인스타그램 노하우 강의도 원천적인 수강 목적은 '수익 창출'이다. 이런 강의로 큰 수익을 올리는 이들 중엔 기존 강사 시장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거나 공개강의를 하지 않았던 이들도 많다. 


이렇듯 온라인 강의 시장은 오프라인과는 또 다른 양상이고 개인의 욕구에 맞춰진 강의다 보니,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 임직원 교육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강의가 많다. 회사에서 임직원을 교육할 강사를 섭외할 때는 '퇴근하고 이런 기술로 돈 더 버세요'라는 강사를 쓸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 월급 외에 돈벌기나 퇴사를 간절히 원하는 개인이나 이를 가르치는 강사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과 궁합이 잘 맞을 거라고 본다. 이렇다 보니 나처럼 기업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B2C 플랫폼에 어떻게 본인을 노출할 지 새롭게 심사숙고해야 한다. 우선은 나도 여러 플랫폼에 입점했거나 입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플랫폼마다 다른 강의를 준비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을 알면 알수록, 그들의 소셜 미디어 광고로 띄우는 자극적인 문구를 접할 수록 고민이 깊어진다. 강의 소개에 '이거 배우면 얼마 벌어요(혹은 나는 얼마 벌었어요)'라고 버젓이 홍보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검증 가능한가)' 하는 점이 특히 그렇다. 단돈 2~3만원만 결제하면 월 300~400만원은 거뜬히 벌 수 있다고 장담하는 강의에, 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럼없이 지갑을 연다. 얼마를 벌 수 있다는 그 호언장담 뒤에는, 장기적인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배제되고 오직 '돈'만 시선을 끈다. 


잘 팔리는 강의가 뭔지는 너무 잘 알겠지만, 내가 그걸 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왜 강사의 수입이 강의 신뢰도에 절대적인 요소가 됐는지, 그게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돈 빨리 버는 법을 익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작금의 불안한 사회구조가 큰 몫을 했겠지만 말이다. 특히나 20대 초년생들이 이런 강의를 많이 듣는듯 싶어서, 하고 싶은 일로 즐겁게 돈을 버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고 이를 강의하는 사람으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물론 유사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충성도는 낮아지고 가격이나 강사 유명세로 경쟁하는 마케팅 전쟁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어떤 플랫폼에 올라탈 것인지는 강사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콘텐츠에 자신이 있고 약간의 손품만 판다면, 온라인 강의 판매와 온라인 출판에 엄청나게 대단한 기술이나 예산이 들지 않는다는 걸 일단 얘기하고 싶다. 심지어 국내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강의를 제작, 판매하고 인스타/페북에 광고를 돌릴 수 있다. 엄청난 테크닉을 요하는 일이 아니다.(이건 내가 마케터 출신이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런데도 플랫폼은 강의를 제작, 마케팅해 준다는 명목으로 수익의 50~70%를 가져간다. 


나도 4~5년 전부터 온라인 강의에 대한 요청과 수요가 꾸준히 있었고 늘 이 부분이 고민이었다. 특히 지방 거주자 분들은 강의 수강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고, 강의 때문에 멀리서 불편함을 무릅쓰고 올라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강의에 치중하느라 제대로 구축해놓지 못했던 온라인 교육 과정을 이 참에 잘 정비해 두면, 강의로 다시 바빠졌을 때도 스스로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교육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온라인 강의 / 출판 서비스를 정비하면서 얻은 정보와 팁들은 조만간 따로 정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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