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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제주 구시가 여행에 최적화된 위치의 편안한 숙소, 베드라디오 동문

by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20. 3. 4.


2020 제주도 호텔여행 3. 베드라디오 동문

플레이스 캠프와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에서 제주 동쪽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1박은 공항과 가까운 구도심에서 하기로 했다. 제주 초짜인 내게 적당한 숙소가 바로 베드라디오 동문이다. 시내버스로 10분이면 공항을 오갈 수 있고, 동문시장에서 도보로 10분 이내에 있어 주변 구경과 먹거리 쇼핑에도 편리했다. 물론 호스텔과 개별 객실이 결합해 있는, 최근의 숙소 트렌드에 부합하는 곳이라 한 번쯤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장단점이 뚜렷했던, 베드라디오 동문에서의 1박 2일. 






숙소 밖에 있는 공용 락커. 체크인/아웃 전에는 이곳에 짐 보관이 가능하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프론트 서비스의 아쉬움

베드라디오 동문은 젊고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라는 점에서, 앞서 머물렀던 성산의 플레이스 캠프 제주와 타겟층이 비슷하다. 궁금한 마음을 안고 숙소로 향했다. 제주시의 인기 관광지인 동문시장에서 이어지는 산지천 공원 끄트머리에, 납작한 모양새에 빨간 색으로 포인트를 준 독특한 건물이 보인다. 일단 위치는 너무나 좋다. 


처음 숙소를 찾은 시각은 2시 경, 정해진 체크인 시간보다는 이른 시간이었다. 그런데 웃음기 하나 없는 남자 직원으로부터 대뜸 '지금 체크인 안된다, 바깥 락커에 짐 놓고 시간되면 다시 오라'는 기계적인 말부터 먼저 들으니 불편한 건 사실이었다. 락커 사용법도 안 알려줘서 낑낑대다가 내가 먼저 물어봐서 마지못해 안내를 받았다. 뭐랄까, 숙소 직원이라기보다는 1층 로비의 힙한 바 운영자이고 싶은 이가, 어쩔 수 없이 체크인 업무도 같이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저렴한 객실료를 감안할 때 호텔에 준하는 서비스를 바란건 아니지만, 저렴한 호스텔도 'No'라는 대답부터 하는 곳은 이제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비슷한 객실가의 플레이스 제주에서는 4성급 호텔에 준하는 프론트 서비스를 보여주었음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뒤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소한 'hospitality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숙소를 운영한다'는 아마추어적인 이미지를 주지는 않았으면 한다. 다행히 머물면서 받았던 느낌이 좋아서, 처음의 불쾌했던 기억은 다소 사그라들었다. 









산지천이 내다 보이는, 테라스 룸

베드라디오 동문은 도미토리가 있는 호스텔이지만 내가 예약한 테라스 룸처럼 단독형 객실도 있다. 널찍한 방의 크기나 바깥 테라스의 전망, 그리고 청소 상태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침대는, 사진을 일부러 올리지 않았다. 볼품없는 납작하고 작은 베개 두 개가 침대를 구성하는 전부여서, 뭐라고 덧붙일 코멘트가 없어서다. 


깨끗하고 쾌적한 건 좋지만, 이제 숙소는 그것이 전부가 아닌 시대가 됐다. 브랜드 정체성이 마땅히 반영되어야 할 컨셉트의 숙소가 객실의 인테리어를 에어비앤비나 가정집 수준으로 방치해 두었으니, 숙소라기 보다는 잠깐 남의 집 손님방에 머무르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객실이 이보다 작더라도 조금은 '브랜딩'이 더 되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메니티는 흠잡을 데 없이 잘 갖춰져 있어서, 하루쯤 머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미니 냉장고에는 생수 두 병이 준비되어 있었고, 머리끈처럼 소형 숙소에는 잘 없는 일회용품도 갖춰져 있다. 

책상 앞 메모 보드에는 숙소 이용 수칙이 써 있어서 투숙객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게 좋다. 실제 이 숙소의 구조가 일반 가정집 혹은 원룸을 개조한 느낌이라서, 카드 키가 아니라 비밀번호를 잘 숙지해야 하고 메인 현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호텔과 다른 출입 방식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물론 테라스 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역시 이 객실의 전망일 것이다. 빨간 아라리오 갤러리 건물을 필두로 산지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시가의 아름다운 전망은 이 숙소의 백미다. 1월 초에 방문한 탓에 추워서 테라스에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따뜻한 계절에 방문한다면 여기서 티타임을 즐기거나 저녁에 맥주 한 캔 즐기기에도 너무나 좋은 야외 공간이다. 


베드라디오 동문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









6층, 공용 라운지

도미토리 혹은 개별 객실 중에 어떤 형태를 선택하든, 이곳의 여행자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간적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6층의 공용 키친 겸 라운지다. 혼자서도 적적하지 않은 여행을 할 수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외국인, 한국인 할 것 없이 다양한 투숙객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여행을 준비하거나 쉬어가는 모습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공간은 기성 호텔이 흉내를 내려 해도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차별화 포인트다. 특별한 무언가가 여기 있어서가 아니라,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에 따라 성격이 규정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휘닉스 제주와 같은 대규모 리조트에도 1층 로비에 이런 공간을 마련해 놓았지만, 이런 캐주얼한 분위기가 나지는 않았다. 참 미묘한 차이인데 설명하기는 어렵다. 









동문시장 표 해산물로 거하게 저녁을 먹고 난 다음 날 아침, 6층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끊임없이 투숙객들이 오가며 아침을 해먹는 분주한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곳의 조식 서비스는 셀프인데, 무심한 듯 놓여 있는 빵과 계란, 잼, 우유와 시리얼 등을 자유롭게 이용해 요리를 할 수 있다. 인덕션 레인지에 익숙하지 않은 몇몇 투숙객은 주변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어우러지면서, 또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아침을 챙겨 먹고 설거지를 한 후 떠난다. 









잘 코팅된 팬에, 신선한 계란으로 순식간에 프라이 두 장을 부치는 일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토스트와 사과잼(딸기잼이 아닌 사과잼이라는 게 중요), 반숙 프라이의 조합은 언제나 실패가 없다. 제주 감귤주스 한 잔을 곁들여 창가 자리에서 산지천을 내려다 보며 한 상 잘 먹었다. 우유가 준비되어 있는 걸 뒤늦게 봤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우유와 계란을 풀어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ㅎㅎ 요리 덕후의 아침식사 시간 끝. 










1층, 다시 만난 프론트 데스크

짧은 1박을 마치고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1층 카페로 내려왔다. 체크인때 받은 무료 음료 쿠폰을 내밀며 커피 한 잔을 부탁했다. (이곳 카페는 9시부터 문을 여니, 그 이전에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면 음료 쿠폰은 전날 써야 한다.) 체크인 때는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는데, 1층 공간이 아늑하니 예쁘게 꾸며져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 벽면에 빼곡하게 붙어있는 각종 여행정보 중에는 내가 미처 몰랐던 지역 투어도 몇몇 보였다. 게다가 이곳에서 직접 진행하는 투어도 있다. 











사실 이곳은 개인적으로 연이 있는 곳이라, 내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한 권을 직원 분께 맡겨드릴 겸 해서 아침 일찍 프론트를 찾은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른 숙소들 보다도 훨씬 냉정하게 리뷰하려고 했다. 한국에는 이렇게 기존의 틀을 뛰어넘은 숙소가 훨씬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전체 호텔산업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베드라디오만의 강점은 '구도심 로컬 투어'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체라는 점에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구도심 워킹 투어에도 '외국인'의 마음으로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드라디오 동문에서 단순히 숙박만으로도 좋았던 점은, 호텔의 부대시설이 최소화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과 어우러지는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산지천 갤러리에서는 알찬 아트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고, 원한다면 맞은 편의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본격적인 아트 테마 여행을 할 수도 있다.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면, 동문시장에서 신선한 해산물과 야시장의 핫한 먹거리를 탐험하면 된다. 덕분에 1박이지만 2박같은 알찬 여행을 마치고, 제주 공항으로 향하며 2020년의 첫 여행을 잘 마무리했다. 








베드라디오 동문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 (이미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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