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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서울에도 이런 호텔이? 객실마다 디자인이 다른 호텔, 파티오 세븐(Patio 7)

by nonie 2020.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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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를 쓰면서도 고백했던 것이지만, 전 세계의 170개 호텔을 여행한 지금도 여전히 서울과 한국의 호텔은 많이 경험하지 못했다. 어쩌면 코로나 사태가 세계 여행업계를 강타한 지금이, 우리의 호텔 문화를 공부하기에 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여름에 피서 삼아 다녀온 파티오 세븐 호텔도, 여태 리뷰를 미루다가 이제야 소개를 해 본다. 멀리 가기가 꺼려지는 요즘, 가까운 서울 강남에서 호캉스가 필요하다면 이런 호텔도 있다고 지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호텔이다.







로비 & 라운지

최근 몇 년간 한국에 자유여행 온다는 외국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명동과 남대문보다는 강남 일대와 가로수길, 코엑스 등을 먼저 이야기한다. 그래서 파티오 세븐에 도착했을 때, 학동역과 가로수길 사이에 위치한 호텔의 입지가 내국인에게는 다소 갸우뚱할 수 있지만 젊은 나이대의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더없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길을 지나면서 호텔 앞을 몇 번 지나친 적이 있는데, 호텔이라기 보다는 요즘 유행하는 도회적인 카페나 레스토랑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막상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니 호텔 카운터가 아닌 레스토랑이 먼저 나와서, 오히려 호텔의 묵직한 분위기가 없어서 편안하게 느껴졌다. 레스토랑을 지나면 프론트가 간소하게 마련되어 있는데, 직원들의 차림새나 접객 서비스도 매우 캐주얼하고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다. 로비에는 항시 이용할 수 있는 커피와 캔디 등의 간단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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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특이한 공간이 있는데, 프론트 데스크 뒤로 보이는 계단을 내려가면 '라운지'라는 별도의 공간이 나온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이 공간도 새롭게 리뉴얼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최근에는 어떻게 바뀌었을 지 모르겠다. 아늑하고 어둡게 꾸며진 클래식한 공간에는 간단한 다과류, 그리고 귀마개같은 간단한 어메니티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이 지하 라운지부터 뭔가 모르게 기시감이 들었는데, 엘리베이터를 딱 타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호텔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오볼로(ovolo)였다. 오볼로 호텔의 엘리베이터나 호텔 디자인과 너무도 비슷했다. 그리고 지하 라운지는 싱가포르 베가본드 호텔의 살롱 라운지 분위기와 흡사했다. 젊고 감각적인 오볼로와, 파리지앵 스타일의 베가본드 호텔의 조합이라니,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지만 일단 전체적인 총평은 아래 따로 하기로. 











객실, 히노키 스튜디오 룸

묵었던 객실은 히노키 스튜디오 룸으로, 전체 객실 중에 단 2개밖에 없는 타입이라고 한다.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이렇게 여유있는 객실은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침실의 천장은 좀더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높이를 낮추고, 욕실과 화장실, 테라스와 침실 등 용도가 다른 각각의 공간을 모두 분리해 놓은 점이 특히 좋았다. 이런 형태의 객실은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흔하지 않다. 


침대 머리 맡에는 세심하게 귀마개를 준비해 두었다. 안내 문구 Sleep well은 웨스틴에서 가져온 것 같지만, 일단 넘어가자.








물론 이 방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히노키 욕조인데, 욕조 크기가 상당히 커서 물을 받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욕조 넓이가 크다보니 여유있게 반신욕을 즐길 수 있고 생각보다 물이 빨리 식지도 않았다. 무료 미니바, 그리고 영국의 스파 브랜드라는 욕실 어메니티의 질도 사용해보니 매우 좋았다. 욕실 외에도 전반적인 어메니티가 국내의 타 호텔에서는 흔하게 보지 못했던 것들이라, 이런 작은 것들까지 일일이 신경썼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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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오 세븐의 좋은 점 또 하나는 미니바가 무료라는 것이다. 요즘 냉장고를 텅텅 비워두는 호텔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무료 미니바 역시 호텔의 좋은 차별점이라고 본다. 차와 커피 티백을 담아두는 방식도 서랍이나 플라스틱 함이 아니라 예쁜 천 주머니를 활용했다. 





다운타운 킹


파티오 트윈


벙크 룸



특이한 객실이 많은 호텔

파티오 세븐에 오기 전에 호텔 웹사이트를 둘러보면서, 10여가지나 되는 객실 중에 어느 방에 묵어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직원 분의 도움으로 여러 객실을 둘러보면서, 객실 디자인이 저마다 다른 객실을 가진 호텔이 한국에도 있었구나, 하는 감탄이 들었다. 오히려 홈페이지가 호텔 객실을 소개하는 문구나 설명이 각각의 객실이 가진 확실한 개성을 전달하는 데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정말이지 홈페이지로 본 것보다 훨씬 훌륭한 객실이 많았다. 


다운타운 킹이나 업타운 킹 룸은 뉴욕의 아메리카노 호텔처럼 단정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에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내려다보이는 세련된 객실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시티즌 엠 호텔을 연상시키면서도, 획일화된 디자인의 시티즌 엠에 비해 객실마다 개성이 있어서 더 좋았다. 세븐 트윈 룸의 경우 전통 소반상이 있는 것도 매우 눈에 띄었다. 서양식 호텔이더라도 한국적인 소품으로 포인트를 준 것인데,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호텔의 인상을 결정한다. 나 역시 외국의 호텔에 묵을 때마다 이런 점을 눈여겨 보기 때문이다.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2층 침대가 있는 벙크 룸이 제격이다. 










루프톱 수영장

주변 다른 호텔에 비해 가장 강점을 가진 부대시설은 루프톱 수영장일 것이다. 보통 부티크 호텔 하면 수영장을 생략하고 없애는 경우가 많은데, 파티오 세븐은 작지만 중요한 시설인 야외 풀을 갖췄다는 점에서 외국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호캉스로도 더 널리 홍보될 여지가 많은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저녁 8시에 클로징 가까운 시간에 풀장에 들러 보았는데, 화려한 조명 덕분에 낮에 본 것보다 훨씬 멋졌다. 대관으로 루프톱 파티를 하기에도 딱일 듯 한데, 작게라도 바(Bar)를 운영한다면 더 보기 좋을 것 같다. 











아침식사

1층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었다. 안내문에 밀 박스(meal box)라 되어 있어서 미리 준비된 음식을 주는 줄 알았지만, 막상 가보니 작은 뷔페 형태여서 원하는 만큼 음식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일부러 조금씩 모두 맛을 보았는데, 가짓수가 적지만 양식이든 한식이든 부족하지 않은 맛이었다. 그리고 로비에 준비된 머신으로 내린 커피도 맛이 훌륭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말에는 옆 웨딩홀인 파티오9에서 조식 뷔페를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곳은 조식 장소가 좀더 여유롭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평일 조식이 제공되는 1층 레스토랑은 투숙객 수에 비해 너무 좁아서 자리가 많이 부족했다. 대부분 혼자나 둘이 와서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이들이 많았는데, 4인 테이블에 합석을 해야 할 정도로 불편했다. 아마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되었을 거라고 본다. 








정형화된 한국의 호텔에서 벗어나 새로운 호텔 문화를 제시한 좋은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의 최신 호텔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한국이 가진 콘텐츠적인 강점을 곳곳에 많이 심어 놓아서, 타 호텔에 비해 좀더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파티오 세븐의 가장 큰 강점은 호텔이 가진 '스토리'가 있다는 점일텐데, 그게 약점이 되기도 한다. 일러스트 캐릭터를 활용한다던가 층별로 테마 컬러와 네이밍에 차이를 준다던가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하나의 브랜딩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특히 위에 지적했던 것처럼 해외 호텔의 좋은 점을 하나씩 다 가져오려다 보니 클래식인지, 모던인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뒤섞은 어떤 이미지를 연출하려 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모든 요소를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로 완결해서 홈페이지에서 그런 점이 보여지게끔 제대로 브랜딩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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