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Finland - 헬싱키 푸드투어 2. 커피 클래스
전 세계 블로거들과 함께 조를 이루어, 하루 동안 헬싱키를 테마 별로 투어하는 날. 나는 '푸드'를 선택한 덕분에 하루 종일 배가 꺼질 새가 없이 핀란드의 로컬 먹거리를 체험하느라 바쁜 하루였다. 오전에 3코스를 성대하게 차려 먹은 쿠킹 클래스에 이어, 오후에는 빵집과 시장을 돌며 핀란드의 식문화 깊숙히 들어가 본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코스는 바로 커피 덕후인 내게 가장 행복했던 시간, 로스터리 카페에서 진행된 알찬 커피 클래스였다.
헬싱키 커피 클래스 @ 컬마 로스터리
오늘의 반나절 푸드 투어는 쉴새 없이 먹기만 한다. 빵집에서도, 실내 시장 하카니에미에서도 충실하게 시식 플레이트를 준비해 둔 덕분에 이것저것 집어먹고 나니 금새 배가 빵빵해진다. 이제 개운한 커피 한 잔이 절실하게 필요한 오후, 운좋게도 오늘의 푸드투어 마지막 코스는 바로 커피 클래스!!! 드디어 핀란드의 커피 문화를 체험해 볼 시간이다.
헬싱키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컬마 로스터리 카페는 외관부터 무척이나 세련된 모습이다. 1,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1층은 분주하게 주문을 받고 눈 앞에서 부지런히 커피를 내린다. 딱 봐도 핸드드립 전문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2층에는 바리스타 인스티튜트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클래스를 진행한다고. 오늘 수업이 있는 곳도 2층이다.
2층에 올라서니 이렇게 멋진 공간이! 그네처럼 매달린 의자부터, 꿀벌집을 연상하게 하는 프라이빗한 공간까지. 이 카페를 둘러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먹고 사는 문제를 크게 고민하지 않는 나라의 카페 문화란 이런 걸까?'.
단지 아름다운 인테리어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핀란드에 머물며 내내 받았던 인상이었다. 느긋하게 오후 시간을 즐기는 수많은 이들을 보면서, 문득 며칠 전 현지인에게서 들은 말이 떠올랐던 것이다. '우린 교육 전 과정에서(대학교 포함) 등록금을 내지 않아요. 공부에 좀더 집중할 수 있지요'. 복지국가인 핀란드에서는 공부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런 그들에게 커피와 카페란 빼놓을 수 없는 문화다. 살기 위해 들이키는 커피가 아니라,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커피 말이다.
커피 스쿨에서 열린 핸드드립 클래스와 행복한 티타임
뭔가 부러움을 넘어선 씁쓸함을 뒤로 하고, 2층 한켠에 설치된 바리스타 인스티튜트로 향했다. 오늘 푸드투어에 참여한 여러 블로거들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단지 가득 담겨있는 신선한 커피를 보자 다같이 환호한다.:) 그리고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작게 자른 여러 종류의 티푸드도 준비되어 있었다. 컬마에서 만드는 케이크는 '비건'이 대부분이다. 계란과 우유 등이 들어가지 않는 비건 레시피로도 이렇게 다채로운 케이크 맛이 나온다는 게 놀랍다.
오늘은 핸드드립의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원두 간의 맛 차이를 느껴보는 커핑 클래스에 가까운 수업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전문 강사님이 직접 드립을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산지에 대한 설명도 무척 자세히 해주어서 흥미롭게 들었다. 무엇보다 이곳 시설이 참 잘되어 있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정식 수업을 수강하고 싶어 물어보니, 여행자도 참여할 수 있는 단기 과정도 있다고 한다.
컬마에서 직접 로스팅한 여러 원두를 즉석에서 드립해서 순서대로 맛보는 시간. 집에서도 매일 아침 드립을 해서 마시기 때문에 원두 간의 차이에 민감한 편인데, 확실히 블렌딩과 단일종의 매력이 참 다르다는 걸 새삼 느꼈다. 평소에는 복합적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블렌딩을 선호하지만, 이렇게 각각 단일종을 따로 맛보니 그 맛의 차이가 확연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클래스가 끝날 즈음, 깜짝 럭키 드로우가 마련되어 있단다! 우리가 마신 커피잔을 뒤집어 보라기에 아무 생각없이 바닥을 들추어 보는데, 초록 스티커가 붙은 잔을 가진 사람이 당첨이라며.....근데 이거 왠일. 나 당첨ㅋㅋㅋㅋ
덕분에 유럽의 쟁쟁한 블로거들을 제치고 저 멀리 한국에서 온 내가 상품을 가져가게 되었다. 상품도 너무 재미있는 것이, 정말 geek스러운 태양열 포토 텀블러ㄷㄷ 모바일 앱으로 이 컵에다가 원하는 사진을 전송하면, 태양열로 사진이 컵 전면에 보이게 된다. 이 무슨ㅋㅋㅋ 게다가 이걸 컬마의 1층 기프트 코너에서도 판매 중인데, 거의 7만원 가량의 고가템이다. 이걸 진짜 돈주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경의를 표하며, 어쨌든 감사하게 한국으로 모셔왔다. 이래저래 훌륭한 커피도 마시고 선물도 받은 커피 클래스.:)
이제 헬싱키에서의 공식 일정은 모두 끝났고, 무민으로 유명한 '난탈리' 2박 3일 스파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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