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Finland - 무민을 찾아, 난탈리로!
전 세계 여행 블로거들과 떠나는 난탈리 힐링여행! 2박 3일의 알찬 첫날 일정은 소박한 로컬 숙소에서 와플 브런치를 먹으며 시작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드디어 난탈리 여행의 핵심인 무민월드를 탐험할 시간!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라 금새 둘러봤는데, 아기자기한 무민하우스 투어가 역시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사실 난탈리 하면 '무민'만 떠올리지만 또 하나의 색다른 투어가 있는데, 바로 성당에서 진행되는 경건한(?) 중세시대 투어다. 이래저래 하루가 모자란, 난탈리에서의 시간.
겨울왕국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모닝 와플 한 접시 @ Amandis
난탈리의 1월은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왕국의 풍경 그대로다. 하늘과 얼어붙은 호수가 그대로 맞닿은 수평선이 어딜 가도 끝없이 펼쳐져 있다. 혼자 갔으면 이 멋진 대자연을 바라보며 렛잇고를 불러야 할 타이밍이지만, 외국인 일행들 속에서 한국인의 이미지가 있으니 자못 점잖음을 유지하며 첫 행선지로 향했다. 베드 앤 브렉퍼스트로 유명한 난탈리의 로컬 숙소, 아만디스에서 늦은 아침을 먹는단다. 끄응...이럴 줄 알았으면 호텔 조식 패스하고 올 걸.ㅜ
할머니의 레시피가 어머니에게, 그리고 이제는 딸에게 물려 주었다는 이곳의 특제 와플은 한 눈에 보기에도 너무나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웠다. 핀란드답게 각종 베리와 잼, 로즈마리와 크림까지 풍성하게 곁들였다. 빈티지한 느낌의 주방과 식탁, 촛대와 테이블보가 하나의 세트처럼 어우러진다. 눈 쌓인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와플을 잘라 입에 넣었다. 쫄깃한 식감이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뒤섞인다. 난탈리의 겨울, 여기 묵으면서 이런 아침상을 받아도 너무 좋을 것만 같다.
배불러서 못 먹을 줄 알았던 와플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깨끗히 사라졌다. 여행에선 일단 먹는 거지 뭐. 커피 마시며 신나게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데, 뭔가를 하나씩 나누어 주신다. 꺄. 무민월드의 굿즈(?)인 무민월드 엽서! 여기서 엽서를 써서 드리면, 숙소에서 무료로 붙여 주신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우리 유러피안들은 순식간에 몇 장을 채워넣기 시작.ㅋㅋ 나이 드니까 엽서 쓰는 것도 귀찮은 나는, 그냥 기념으로 잘 모셔오는 걸로.
무민 덕후들이여 찬양하라, 무민월드
사실 난탈리는 인구가 2만명도 안 되는, 매우매우 작은 소도시다. 그런 난탈리가 핀란드에서 손꼽는 여행지가 된 이유는 다름 아닌 무민 덕분이다. 무민월드가 바로 난탈리에 있고, 또 헬싱키에서 2시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자유여행으로 가족끼리 핀란드를 찾았다면 와 볼만 하다. 그런데 겨울은 무민월드의 비수기이다 보니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우리 온다고 무민하우스에서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은 스멜이 ㅋㅋㅋ
일단 무민하우스 앞에 도착하니 캐릭터 복장을 완벽하게 갖춘 직원 분들이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무민월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무민이 사는 집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3층짜리 집 '무민하우스'다. 캐릭터들이 직접, 무민하우스를 층 별로 설명해 준다.
우리 일행들은 사진촬영은 물론이고 실시간 방송에 동영상 촬영에 난리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ㅋㅋ 세계적인 여행 블로거들이라,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무민의 집을 직접 왔으니 그들에게도 큰 화제거리이긴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의 캐릭터 분들은 마치 지금 막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역할에 충실해 무민하우스를 설명하는 것도 넘나 재밌었다.
촬영을 모두 끝내고 나오니, 작은 아기가 썰매를 타다가 캐릭터들과 사진 촬영을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다같이 환호성을 터뜨리니 아기가 놀라서 으앙! 울기도.ㅎㅎ 아가야 미안해. 네가 너무나 예뻤단다.:) 무민월드는 정말 한국에 두고온 4살짜리 조카딸이 생각나는 그런 귀염귀염한 곳이었다. 가족여행이고 여름에 핀란드를 방문한다면, 강력 추천한다. 내가 방문했던 1월에는 무민월드 내 기념품숍도 모두 영업을 안한단다. 나는 굿즈 쇼핑하러 온 건데 이게 무슨 봉변. 흑흑.
난탈리 성당에서, 잠시 마음의 평화를 찾다
무민월드가 귀여운 동심으로 힐링을 해준다면, 난탈리 성당은 종교의 힘(?)으로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다. 1400년대에 지어진 역사적인 유산이기도 한 이 성당에서는, 수녀님이 직접 나와서 중세시대에 널리 불렸던 성가를 부르고 방문객도 배울 수 있다. 이게 누구나 참여 가능한 투어냐고 물어 봤더니, 곧 투어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투어가 없어도, 성당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높은 천정을 가진 이 성당의 구조 때문인지, 수녀님의 성가가 아름답게 퍼져 나가자 잠시 그 신비로움에 일행 모두 말을 잊었다. 그리곤 나누어 받은 악보를 보면서 성가를 따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예전 언어(라틴어 비슷한?)로 된 가사여서 좀 낯설기는 했지만 어렵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각박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갑자기 타임워프를 한 것처럼 신기한 체험이었다. 사실 성당 뿐 아니라, 핀란드 자체가 서울 사람인 내게는 무척이나 느리고, 낡고, 천천히 흐르는 나라로 다가왔다. 핀란드에서 머무르는 매 순간 자체가 내게는 여러가지 의미에서의 힐링이었다. 그 정점에 난탈리가 있었을 뿐.
이어서 난탈리 최고의 로컬 사우나에서 즐기는 노천 스파 힐링을 소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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