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Finland - 헬싱키 푸드투어 1. 핀란드 전통 빵을 먹고, 시장에서 햄과 치즈를 맛보다

아침부터 난데없는 폭풍 요리로 런치 코스를 성대하게 차려먹은 후, 본격적으로 푸드 투어를 시작했다. 헬싱키는 로컬 친화적인 투어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내가 참여한 투어는 '푸드 투어'. 

반나절을 오롯이 헬싱키의 로컬 먹거리를 즐기며 탐험하는 코스여서, 미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겐 정말 행복한 투어였다. 헬싱키 푸드투어, 그 첫번째 이야기. 








1955년에 문을 연, 가장 오래된 헬싱키 빵집

헬싱키는 로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현지 투어가 잘 발달해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헬싱키의 식문화를 탐험하는 반나절로 온전히 보낼 예정이다. 컬리너리 스쿨에서 쿠킹 클래스를 즐겁게 마치고 거의 식사가 끝나갈 즈음, 가이드 마티가 우리 일행을 데리러 왔다. 유쾌한 그의 에너지에서 오늘 투어가 흥미진진할 거라는 걸,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트램을 타고 찾은 곳은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동네인 '칼리오'다. 힙스터 동네로 이름난 칼리오에,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꼽히는 빵집이 있단다. 빵집 근처에 다다르자, 이미 거기서 빵을 사가지고 나오는 로컬을 많이 마주쳤다. 우리 일행이 빵집으로 간다는 걸 알고 '그 집 빵 최고에요!'라는 칭찬을 건네는 이들도 있다. 문을 열자, 따스한 조명 아래 예쁜 머리띠를 두른 직원이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았다.  









핀란드의 식문화에 대해서는 사전지식이 거의 없었기에, 북유럽에서 먹는 빵은 다 통밀빵이거나 딱딱하고 검은 빵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식사빵부터 디저트까지, 그들이 오랫동안 먹어온 빵과 케이크는 무척이나 다양했다. 대부분 소박한 모양새에 군더더기가 없는 것들이 많았다. 가족경영으로 오랫동안 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 빵집의 일등공신은, 올해로 90살이 넘으신 할머니의 손맛 덕분이다. 

특히 오늘의 푸드투어는, 구경으로 그치지 않고 쉴새없이 시식 타임이 주어진다. 잠시 다이어트는 잊어야 할 시간. :) 









빨간 과일잼에 귀엽게 크림으로 테두리를 둘러 토핑한 컵케이크, 그리고 식사빵으로 주로 먹는 납작한 통밀빵에 얇게 버터를 바른 것을 입에 넣었다.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라,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커피가 생각나는 맛이다. 좁은 빵집에 투어 일행이 한 가득 들어와 있는 와중에도, 손님들은 끊임없이 빵을 사러 오고 간다. 이 집에 머물며 빵을 맛보는 잠시간에도, 헬싱키 사람들이 60년이 넘은 이곳 빵집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 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우리 동네의 개인 빵집 하나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편의점이 들어섰는데, 문득 그게 생각나서 씁쓸하기도 하고. 









헬싱키의 부엌, 하카니에미 실내시장으로

헬싱키 시내에는 몇 곳의 실내시장이 있는데, 며칠 전 혼자 헬싱키에 머물 때는 맛집 위주로 입점된 히에타라덴 마켓을 다녀왔는데 오늘은 전통적인 시장에 가까운 하카니에미에 왔다. 하카니에미에 오니 좀더 우리의 재래시장과 비슷한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헬싱키에 조금 여유있게 묵는 일정이라면, 주방 딸린 숙소에 묵으면서 이곳에서 식재료 장을 본 후에 여행을 시작하면 좋겠다. 










푸드 투어가 참 좋았던 건, 보통 여행자들이 그냥 휙 돌아보고 끝내는 재래시장을 아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방문시간에 맞추어 몇몇 가게들은 우리가 시식할 수 있는 먹거리들을 미리 준비해 두고 있었다. 마켓 투어로 들른 첫번째 상점은 육류 가공품 전문점 CharoLais. 핀란드의 야생동물과 소 등을 가공해 햄과 소시지 등을 만든다. 짭짤하면서도 아주 쫄깃하게 씹히는 햄을 먹어봤는데, 와인이 그냥 들어가는 맛. 사장님의 설명에서 뭔가 자부심이 느껴졌다. 








다음은 로컬 치즈를 직접 만들고 파는 상점인데, 알프스의 소녀같은 언니들이 활짝 웃으며 치즈 플레이트를 내민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치즈를 살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핀란드의 전통 치즈인 유스토레이빠(Leipäjuusto, 번역하면 빵치즈?)를 신선하게 구매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이 담백한 치즈에 우유 등을 부어 오븐에 빵처럼 구워서 베리잼을 뿌려 먹는다고 한다. 참 핀란드스러운 레시피다. 









첫 1주일간 아파트에 머물 때, 헬싱키 쪽에서 준비해 주신 식재료 중에 너무나 맛있는 치즈가 있어서 그 정체가 궁금했는데 오늘 여기 와서 드디어 알았다. 이 집의 브랜드를 단, 공장에서 직접 만든다는 '하카니에미' 치즈가 바로 그것! 까망베르와 흡사한 맛인데 신선한 치즈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귀국일이 아직 남아서 치즈를 몇 개 못 사온 게 한이다. 하카니에미 마켓에 간다면 이 치즈는 강력 추천. :)  


하카니에미의 시식 퍼레이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푸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한 드립 커피 클래스는 다음 편에 연재하기로. :) 



P.S 

내가 참여한 푸드투어는 '해피 가이드 헬싱키'라는 현지 투어업체에서 신청한 것이다. 트립 어드바이저 1위에 빛나는 최고의 로컬 투어를 만나볼 수 있으니 사이트 참고.:) http://www.happyguidehelsin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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