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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HongKong

홍콩, 취향의 여행 2014 Intro. 셩완의 에어비앤비에서 완탕을 끓이다

by 히치하이커 김다영 nonie 2014. 12. 23.








홍콩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다던가. 번화가의 미친 인파와 번잡스러움, 언어 소통의 어려움 등 수많은 단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홍콩에는 그 모든 것을 상쇄하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저렴한 항공 노선을 개발하느라 홍콩에서 시작해야만 했던 이번 3개국 투어를 통틀어, 나를 위한 시간을 오롯히 보낸 유일한 도시는 홍콩이었다. 네 번째 찾은 홍콩인 만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내밀하고 개인적인 여행 경험을 이어가길 원했다. 그리고 그 바램은 매순간 내 취향을 담아 움직이면서 현실이 되었다. 홍콩에서의 1주일, 이제 시작.       






@아시아나 라운지, 탑승동



홍콩~싱가포르~상하이 여행의 시작

이번 3개국 투어는 홍콩발 동방항공 루트를 개발한 덕에 이루어진 여행인지라, 첫 행선지는 자연스럽게 홍콩으로 정해졌다. 오전 10시 비행기라 공항 수속은 여느 때의 홍콩행보다 한결 느긋했다. 성수기를 비껴간 10월 말의 탑승동 아시아나 라운지는 너무나 여유롭다. 남들 성수기 때 여행 안 가도 된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나의 직업적 만족도는 엄청나게 올라간다. 올 한 해 야무지게 써먹은 PP카드, 세 번의 여행에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내년에도 잘 부탁해! 


그나저나 제주항공의 인천~홍콩 노선은 어쩜 3시간 반동안 물 한 잔을 안주나. 갈수록 중국발 항공사나 동남아 LCC도 더욱 가열차게 치고 들어올 텐데, 아무리 국내 LCC 1위라지만 너무 하는 듯. 동방항공이랑 너무 비교된다.


이 여행의 발단은 지난 포스팅 참고. (사정상 싱가포르와 상하이 연재를 먼저 끝내고, 이제서야 홍콩 여행기 시작;)


2014/11/05 - nonie는 지금 싱가포르! 아시아 3개국을 여행하며 드는 생각들

2014/09/28 - 11월 홍콩~싱가포르~상하이 여행! 카약으로 35만원에 항공권 사기





숙소 맞은 편에는 요즘 한국 여행자 10명 중에 5명이 묵는다는 이비스 셩완이 있었다.




홍콩에서 에어비앤비, 과연 어떨까?

홍콩은 한국인이 가장 많은 해외여행을 가는 도시고, 호텔비가 유독 비싼 홍콩에서 에어비앤비가 대안이 될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으리라. 나 역시 홍콩은 개인 일정이라 숙박비 절감이 1순위 관건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모아둔 크레딧을 활용해 전 일정을 모두 에어비앤비로 예약 완료했다. 


첫 3일은 이동의 편의성을 고려해 센트럴과 가까운 셩완에 개인 아파트를 구했고, 나머지 3일은 외곽에 위치한 호텔 레지던스로 잡았다. 홍콩 숙박에 관한 내 의견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센트럴이나 침사추이같은 관광지에 에어비앤비를 잡지 말 것, 현지 아파트보다 호텔에서 정식으로 운영하는 레지던스를 공략할 것, 그리고 홍콩이 처음이 아니라면, 숙소 위치는 무조건 외곽으로 잡을 것". 이것만 명심하면, 홍콩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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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무른 아파트는 호스트의 후기가 총합 1천 개가 넘는, 이 이상 확실히 검증될 수 없는 홍콩의 대표적인 에어비앤비였다. 셩완 한 복판이란 최고의 입지조건, 1박 10만원의 저렴한 가격, 객실 디자인도 꽤 유니크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예약마다 Ctrl+C와 V로 보내는 게 확실한, 판에 박힌 안내 메시지에는 공항~셩완을 잇는 공항버스 노선조차 틀리게 적혀 있었다. 덕분에 홍콩에 4번이나 오는 내가 처음으로 버스를 잘못 타고 노스포인트까지 갔다 되돌아왔다. 2시간 만에 간신히 숙소를 찾아 연락했더니, 호스트의 친척이라는 남자가 30분이나 늦게 마중을 나왔다. 객실 상태는 홍콩의 아파트가 그렇듯 허름하고 음침한데다, 10층까지 끽끽 소리나는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다. 하이라이트는 욕실. 키가 160밖에 안되는 내가 샤워를 하기에도 비좁아서, 몸을 반대로 돌릴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특별히 이 객실만 그런 게 아니라, 홍콩의 핵심 지역인 센트럴이나 침사추이에 숙소를 잡으면 호텔이든 에어비앤비든 말도 안되게 비싸고 객실은 비좁다. 이를테면 이 아파트 건너편의 이비스 셩완은 1박에 18~19만원인데도 이 방보다 훨씬 좁다. 하지만 홍콩 호텔의 수요는 언제나 부족하고, 한국인은 이미 비싼 호텔 가격에 익숙해져 있는 듯 하다. 나는 다행히도 이후 확실한 대안을 찾았다. 즉, 두번째 에어비앤비(엄밀히는 호텔) 후기는 기대해도 좋다는 얘기.:)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셩완의 삭막한 풍경.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부엌 공간.




My Hong Kong Kitchen 첫번째. 인스턴트 완탕

그동안 홍콩에 들락날락하면서 간직해 온 나만의 로망, 부엌이 있는 숙소를 잡아서 인스턴트 로컬 음식을 해먹어 보고 싶었다. 숙소는 비록 맘에 안들지만, 3일 동안은 내 부엌이 생긴데다 매일 아침식사도 스스로 챙겨야 하니 서둘러 장을 보러 나왔다. 편의점에선 인스턴트 새우 완탕 한 봉지와 맥주를, 과일가게에선 신선한 파파야를 샀다. 셩완에서 내가 제일 아끼는 독일식 빵집에서는 내일 아침을 준비한다. 호두식빵과 자몽 쥬스, 마멀레이드와 검은깨 페이스트.









인스턴트 새우 완탕은 예쁜 포장지와는 달리 내용물은 생각보다 조촐하다. 만두 몇개와 액상스프가 전부네. 과연 맛이나 있을까? 일단 냄비에 넣어 보글보글 끓이고, 잘 익은 파파야(사실 망고인 줄 알고 잘못 산...;)는 먹기 좋게 썰었다.


오, 근데 맛있다! 식당에서 먹는 완탕 국물맛 그대로. 만두에 통으로 든 새우살도 제대로 씹힌다. 이거 사면서도 셩완에 널린 차찬탱에서 한 끼 때우고 들어올까 몇 번이나 고민을 했더라지. 미식의 도시 홍콩에서 굳이 이렇게 끼니를 해먹지 않아도 지천에 널린 게 먹거리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직접 뭔가를 끓여보고 싶었다.  냉동식품은 한국에 가져갈 수 없으니, 이럴 때가 아니면 직접 만들어볼 기회도 없다. 









My Hong Kong Kitchen 두 번째. 토스트

호텔에선 눈만 뜨고 내려가면 뷔페가 기다리고 있지만, 현지 아파트에 투숙할 땐 '삼시세끼' 노동이 따로 없다. 잠도 덜깬 상태로 어제 낑낑대며 사온 빵과 잼 등을 하나씩 꺼낸다. 낡은 오븐 토스터에 빵을 올리고, 접시에 잼을 덜어 놓는다. 불편함의 연속인 남의 집 살림도, 하룻밤 지나니 조금씩 적응이 된다. 








시원한 자몽주스, 고소한 흑임자 잼과 오렌지 마멀레이드를 곁들인 달콤한 토스트 두 장. 평소 아침만큼은 신경써서 챙겨먹는 내 기준에선 너무 간소하지만, 직접 챙겨 먹으려니 이것도 벅차다. 유럽 여행때도 느낀 거지만, 에어비앤비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는 듯. 아침식사 매일 해먹어 봐야 엄마 밥의 고마움도 알게 되는 거니까 말이다. 


사실 홍콩에는 싸고 맛있는 아침식사 메뉴가 엄청 다양하다. 닭죽, 두유와 도너츠, 차찬탱의 기름진 조식 세트....하지만 수많은 홍콩 여행기에는 진짜 로컬 식당(관광객용 맛집 말고)에서 색다른 현지식을 먹은 후기는 찾기 어렵다. 홍콩 정통 로컬 식당에서 한국인이 뭔가를 제대로 주문하는 건, 중국어를 모른다면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번 여행을 통해서야 진짜 홍콩사람들의 맛집이 어디 있는지, 주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비로소 터득할 수 있었다. 홍콩의 진짜 로컬 음식 탐방기는 이어질 연재와 히치하이커 홍콩 2015 개정판에 깨알같이 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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