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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HongKong

홍콩, 취향의 여행 Day 1. 신상 스팟 '하이산 플레이스'와 PMQ

by nonie 201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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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취향의 여행 2014. Day. 1

네 번째 방문이기에 나만의 페이스로 다닐 여유가 생긴, 몇 안되는 해외여행지 홍콩. 기존의 관광지가 아닌 완벽하게 내 취향으로 움직이는 1주일 홍콩여행 첫날, 새로 생긴 핫한 쇼핑몰부터 서둘러 찾았다. 가볍게 쇼핑을 마친 후에는 센트럴 한복판에 생겼음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인 플레이스 PMQ에서 알찬 오후를 보낸다. 마침 할로윈 마켓이 열렸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식권까지 사서 로컬들 틈에 끼어 이런저런 음식을 사먹고 있었던;; 그런 하루.









셩완에 숨겨진,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 한 잔

첫 3일간 묵은 에어비앤비는 셩완 이비스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현지인 아파트였다. 이비스 1층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아마 대부분의 여행자는 거기서 커피를 손쉽게 마시리라. 하지만 어느 나라에서든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개인 카페만 찾는 까다로운 습관이 있는지라, 잠깐의 서칭을 통해 내가 찾는 카페가 바로 아파트 뒤에 있음을 알아냈다. 


생각보다 꽤 쌀쌀한 10월 말 홍콩의 아침,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카페에는 아침식사와 커피를 즐기려는 서양인 손님으로 꽤 북적인다. 호주 스타일의 롱블랙 한 잔이 26HK$. 약 4천원 정도로 싸지는 않지만 원두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카페답게 맛은 최고. 와이파이도 되고 분위기도 편안해서 한참을 앉아서 몸을 녹여본다. 아무래도 여름옷으로 버티기엔 너무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라, 얼른 쇼핑몰에 가서 뭐라도 사서 걸쳐야지 싶다. 









코즈웨이 베이의 신상 쇼핑몰, 하이산 플레이스

홍콩에 올 때마다 가긴 하지만, 쇼핑 외에는 딱히 산뜻한 기억이 없는 코즈웨이 베이. 타임스퀘어를 위시해 큰 쇼핑몰의 접전지인 이곳에 또 하나의 새로운 쇼핑몰, 하이산 플레이스가 얼마전 오픈했다. 애플 스토어가 바로 붙어 있는데, 마침 아이폰 6 출시일이어서 밀수상들이 진을 치고 있는 특이한 풍경도 목격할 수 있었다. 하이산 플레이스 역시 홍콩의 수많은 멀티플렉스 중 하나이겠거니 하며 별 기대없이 들어갔는데, 일단 놀란 건 에슬릿 북스토어.


개인적으로 아끼는 대만의 에슬릿(성품서점)이 하이산 플레이스의 한 층을 차지하고 들어온 건 신선한 충격이다. 이 비싼 땅에, 이 비싼 쇼핑몰에, 무려 서점이라니. 지금의 한국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기도 하다. 한참 책구경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출출해서 푸드 코트에 가보니 반가운 페퍼런치가 있어서 시켜봤다. 나중에 안 거지만 싱가포르에서 먹었던 것 보다 훨 맛있고, 다른 식사류보다 저렴하기도 해서 완전 추천. 기본 비프 라이스에 계란을 추가해주면 진리.








코즈웨이 베이 일대의 숨겨진 쇼핑 스팟들

홍콩 관광청 블로그에서 종종 소개하는, 타임스퀘어의 바자 아울렛. 예전에는 몰랐던 정보여서 코즈웨이 베이 간 김에 찾아가 봤다. 아직 한국엔 소문이 거의 안났는지, 한국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 현지인이다. 세일률은 크지만 매번 다루는 브랜드가 복불복이라 철저히 운에 맡기는 수밖에. 내가 갔던 날도 질 스튜어트 외에는 눈에 띄는 브랜드가 보이지 않았다. 이날은 처음 보는 일본 브랜드가 많았는데, Pinky Girls라는 브랜드에서 그나마 걸칠 만한 가디건을 하나 찾았다.








베이지톤의 부드러운 가디건인데, 카라부터 포켓까지 디테일도 나름 살아있고 한화 2만원 대(80% 세일가)의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했다. 무엇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홍콩의 가을 날씨에 딱 맞는 가디건이다. 


원래 코즈웨이 베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핑몰은 리 스퀘어인데, 예전에 있던 에스프리 매장은 다 없어지고 호주 SPA브랜드 코튼 온이 들어왔다. 다른 매장보다 코튼 온 키즈 매장이 꽤 크고 물건이 많아서 조카 아가 옷도 질러 주시고.









소호 한 복판에 문을 연 디자인 복합 단지, PMQ

센트럴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디자인 복합단지 PMQ. 사실 위치로만 보면 센트럴 중에서도 소호의 한 복판에 자리한 엄청나게 큰 건물이라 눈에 잘 띌 것 같지만, 희한하게도 그렇지가 않다. 입구는 여러 곳이지만 내부 규모에 비해 소박하게 문을 열어놓고 있어서, 관심갖고 일부러 찾지 않으면 소호를 돌아다녀도 그냥 지나치기 쉽다.


PMQ는 올해 나타난 홍콩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1950년대에 지어졌던 오래된 건물이, 홍콩 전역의 개인 숍과 맛집, 브랜드 팝업 스토어 등 약 100여 점포가 입점한 디자인 스페이스로 거듭났다. 홍콩의 비영리 재단과 대학, 아트센터의 협력과 정부의 지원 하에 이루어진 큰 프로젝트다. 개인적으로는 PMQ를 보기 위해 홍콩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대가 컸다. 사실 아직 입점도 다 되지 않았고, 상권이 좀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아기자기한 숍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아직은 한산한 분위기에 다소 김이 빠질 무렵, 갑자기 PMQ의 야외 마당이 분주해진다. 내가 방문했던 날이 할로윈 축제 기간이라 PMQ에서도 저녁 때 할로윈 마켓이 열린단다. 순식간에 할로윈 메이크업 이벤트가 열리고, 먹거리 장터에는 식권과 음식 구입 줄이 길게 늘어선다. 모두들 어디서 소식을 보고 이렇게 줄을 서는 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와중, 나도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줄을 서서 식권을 구입하고 있었다....









여러 먹거리 점포 중에서도 특별히 심하게 사람들이 많이 몰린 집이 있었다. 도대체 뭘 팔길래 이렇게 현지인들이 열광하는지 너무 궁금해져서 나도 덩달아 줄을 서봤다. 알고보니 대만의 오래된 샌드위치 집 '홍루이젠'의 팝업 스토어인데, 이미 내 차례가 될 즈음에는 3가지 중에 치즈와 딸기 샌드는 솔드 아웃. 간신히 햄치즈 샌드만 구입했다. 옆집에서 파는 치킨윙 레몬 조림과 어묵도 조금씩 사서 맛을 보았다. 크러스트를 잘라내고 식빵의 부드러움을 극대화한 샌드위치는 아주 얇게 바른 생크림과 치즈, 햄의 맛이 담백하게 어우러진다. 왁자지껄한 축제 분위기에 섞여 이것저것 먹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문다. 








소호와 란콰이퐁의 요란한 밤은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나는 발길을 돌려 숙소가 있는 셩완으로 향한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여행 첫날이지만, 2년 전과 달라진 홍콩의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재미진 하루였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지는 갈 때마다 '아, 다시 왔구나'는 안도감과 편안함을 주면서도 새로운 자극을 끊임없이 선사하는 곳이다. 적어도 내게 홍콩은 꼭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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