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단상144 간만의 일기 여행 이번 주말에는 조금 멀리 떠난다. 3월 이후로 서울 밖을 '자의로'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어쩌면 나의 푸르른 20대를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마지막 여름 여행이 될 것 같다. 오늘 하루 십수통의 전화를 걸고 받고, 문자도 요새는 너무 많이 온다. 일이 진행될 수록 기억해야 할 것들은 점점 늘어만 간다. 어쩌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버린 것만 같다. 주말의 여행에서는 머리를 비우고 오는 게 최대의 목표. 체력 몸이 힘들어지면, 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날이 더워질수록 체력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이제 점점 더 힘들어 질텐데, 과연 나의 저질체력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 술은 당연히 줄여야 하는거고, 잠시 중단했던 헬스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2009년은 내게 불가능을 넘어서는 해다. 생각해보면 고.. 2009. 7. 16. 더이상 이땅에 자유는 없다 어제 방영된 피디수첩을 보면 지금 대한민국이 서있는 곳이 어딘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 북한이나 이라크, 혹은 아프리카에 '인권'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내가 그토록 자랑스러워 했던, 전 세계 어디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메트로폴리탄, 서울은 이제 전투경찰로 가득하고 광장조차 막혀버린 독재자의 텅 빈 도시가 되고 말았다. 도대체 그는 무엇이 그렇게도 두려운가. 왜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만 하는가. 막으면 막을수록 실체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수천 수만의 경찰이 동원되어야 겨우 유지되는 정권,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그 속에서 숨죽이며 사는 수천만의 국민들이 분노와 슬픔을 품은 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 2009. 6. 4. ▶◀ 추모행렬 속에서 시청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든 지하철역 출구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조심스레 사람들 틈으로 합류했다. 사람들은 뜨거운 햇살을 노란 종이 모자로 가린 채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일단은 모자도, 풍선도 없었지만 마음 가득 슬픔을 안고 행렬을 좇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카메라라도 가져와서 리포트를 하는건데, 급한대로 핸드폰으로 간간히 기록했다. 눈앞에 가장 먼저 보인 문구, "살인신문 조중동 노대통령 살려내라" 노오란 풍선 속 그의 미소에는 그저 평온함만이 가득한데. 오른쪽에 보이는 카메라맨들처럼, 곳곳에는 촬영팀이 많았다. 갑자기 인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도 보였다. KBS 카메라맨이 행렬 중앙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이다. 급기야 욕을 하고 소.. 2009. 5. 29. 잃고 얻고 # 서거 이후로 정신이 없고 기운이 빠져서 포스팅도 못하고 있었다. TV 틀 때마다 자꾸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만 나와서 너무 슬프다.ㅜ.ㅜ 미리 써놓은 모로코 여행기 오늘에서야 겨우 끼적여서 발행. 요즘처럼 블로그 쓰기 힘들긴 또 첨이다.;; 연재 중인 서호주가 아닌 모로코 여행기인 이유는, 요즘 리퍼러 체크를 해보니 모로코 여행 관련해서 내 블로그가 여기저기 링크가 많이 되어 있더라. "주인장님이 바빠서 여행기를 못쓰고 있더라"라는 소개와 함께. 크흑. 왠지 모를 책임감 때문에라도 모로코 여행기는 꼭 끝을 내야지 싶다. 사진은 또 왜그렇게 안 찍어왔는지...여행기 쓰기 넘 힘들다.-_- 그렇다고 그 먼데 다시 갈 수도 없고 말야. 한국인들이여. 왜 모로코를 가려고 하는가 말이다. 며칠 전에 에사우이라 .. 2009. 5. 28. ▶◀ everyone knows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누가 그 분을 이렇게 일찍 보내드리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이 땅에 전 재산 30만원짜리 전직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다는 걸, 수천억 비자금을 숨겨두고도 떳떳하게 고개 들고 다니는 현직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분의 마지막 말처럼, 시간이 흐르면 모두가 깨닫게 될 것이다. 촛불의 시작이었던, 진정한 민주화의 시작이었던 그 분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 땅에 남겨놓고 간 것이 무엇인지.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부디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2009. 5. 23. The rich "nonie야~ 나야 나야~ 통화 가능해?" "어. 왠일이냐?" "어. 다른게 아니라, 나 오늘 저녁에 공연 보러 가기루 했는뎅,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이 아파서 못 가겠다네. 너 혹시 오늘 시간 돼?" "갑자기 뭔 소리야. 무슨 공연인데?" "어 그게, 너 그거 완전 비싼거야. 독일에..너~무너무 유명한 관현악단인데, xxxx라고..있잖아. 하여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다 나와. 암튼 그거, 비싼 티켓이다 너. 진직 매진됐어. 이런 기회 잡기 힘들다. 근데 있잖아..음...nonie야. 이거 되게 비싼 거거든. 음...혹시 니가 한 3만원만 보태면 안되겠니?" "-_-.....나 오늘 바빠. 저녁에 해결해야 할 공부가 많이 밀려서. 끊는다" 그녀는 나와 대학 입학 때부터 알고 지낸, 몇백일만 더 보태면 1.. 2009. 5. 16. 감성 부족 # 어젯밤 TV에 서울대 정운찬 교수님이 출연하신 걸 우연히 보게 됐다. 그의 책을 전공도서로 삼아 온 대한민국의 경제학도라면 대부분 공감하리라. 그 이름 석자가 주는 포스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였지만 나도 모르게 채널 고정하고 뚫어져라 봤다. 평생을 학문 연구로 점철해오신 분의 발언 치고는 너무나 파격적인 얘기들이 이어졌다. 젊을 때 여행, 독서, 사람 만나기를 통해 창의력과 감성 학습을 게을리하지 말라, 심지어는 공부보다는 독서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사람과 여행은 감성과 측은지심을 길러줄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하셨다. 아마도 당신이 온전히 실현하지 못한 삶이기 때문에 더 힘주어 얘기하신 듯 싶다. 특히 프로페셔널리스트가 되려면 한 가지 학문만 수련하면 되지만, 리더가 되려면 .. 2009. 5. 15. 커피홀릭, 운동 # 오늘 저녁, 할아버지 기일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사촌오빠들과의 주 대화 토픽은 '아이폰'. 물론 나의 시크릿폰에 120% 만족하고 있긴 하지만, 아이폰이 나온다면 당연하게도 맘이 흔들릴 것 같다. 하지만 올해 안에 나올 것 같진 않으니 쩝. 그나저나, 남자들과의 얘기가 더 재밌는 난 뭐냐고. 정말 geek이라서는 아닐거야..아니겠지..(인정하고 싶지 않아) 어쨌든. 요즘엔 인터넷 커뮤니티의 분위기도 주된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걸 느낀다. 예를 들어, 내가 잘 가는 커피 동호회는 남성 비율이 훨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커피 관련 정보들이 각종 통계치와 함께 체계적으로 올라오는 것도 그렇고, '심심해서 로스팅 일지를 엑셀로 정리해봤어요' 류의 게시글은 클릭해보지 않아도 남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는.. 2009. 5. 14. live 1. Ledisi - you are my friend 2. Monday michiru - you make me 3. Tamia - Officially missing you 만약 언젠가 nonie 전용 밴드를 만든다면, 꼭 라이브로 해보고 싶은 세 곡. 타미아 노래는 꼭 스튜디오 라이브 버전이어야 한다. 원곡은 너무 처지고... 레디시 노래는 정말 레전드 급이라 10년째 들을 때마다 후덜덜;;; http://soundzit.com/ 유튜브를 오디오 스트리밍해주는 신기한 사이트가 있길래 임베드도 해볼 겸 포스팅. :) 2009. 5. 10. 090430 The end...& and 오늘, 내가 탄생부터 몸 담았던 서비스가 영원히(잠정적이라지만 거의 영구적이라고 본다) 문을 닫게 된다. 마치 내가 낳은 아이를 버리는 느낌이랄까. 그냥 잊고 살려고 했는데, close 2시간 여를 앞두고 나도 모르게 접속해 하나씩 캡쳐(백업)를 하고 있다. 내가 만든 수많은 추억들을 하나하나 열어보고, 마지막으로 로그아웃은 하지 않고 창을 닫았다. 일할 때는 고쳐야할 점만 눈에 보였는데, 마지막 마당에 내가 만들어놓은 에피소드를 보면서 이런 서비스가 좀 더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썼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아쉽기만 하다. 사실 지금 엄청 우울한데, 애써 감정을 누르고 있는 생소한 내 모습도 발견한다. 올해 들어 특히 이렇게 변한 걸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실감한다. 왠만하면 예전처럼 감정을 쏟.. 2009. 4. 30. 이전 1 ··· 4 5 6 7 8 9 10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