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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Philippines

[마닐라 시티투어] 마닐라의 맛집과 카페가 한곳에! 푸드 바자회 & 늦은 점심

by nonie 2011.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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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 그린벨트만 있는 건 아니다. 다음날 '더 콜렉티브'라는 새로운 쇼핑 스팟을 찾아가려고 했는데, 만사를 척척 해결해주던 호텔 로비에서 이번만은 해결사 역할을 못해줘서ㅜ 하는 수 없이 록웰(Rockwell) 센터의 파워플랜트 몰을 가보기로 했다. 쇼핑몰 뒤에 쳐진 거대한 텐트 안에서는 크리스마스 맞이 푸드 바자회가 한창이다. 






크리스마스 푸드 바자 @ 록웰 텐트, 26th Nov.
1달이나 남은 크리스마스를 벌써부터 준비하기 위한 바자회라니. 이 더운 나라에서 성탄 참 유난스레 챙긴다. 록웰 센터는 어제 갔던 그린벨트쪽과 또 다른 지역에 뚝 떨어져 있어 택시를 타고 한 10분 정도 간다. 바가지를 씌우려는 택시 기사를 완강히 뿌리치고 찝찝한 기분으로 내렸다. 바자회는 건물 바깥에 따로 마련된 텐트에서 열리고 있다. 근데 입장료가 있다! Food Magazine에서 주최하는 행사여서 120페소를 내고 잡지를 구입한 뒤에야 입장권을 받을 수 있었다. 






푸드 바자가 뭔가 했더니, 마닐라 전역에 있는 유명 델리와 식료품점, 디저트 카페 등이 출점한 종합 선물세트같은 시장이었다. 사실 마카티에만 잠깐 있다 돌아가는 일정이라 퀘존 시티나 보니파시오 등을 갈 시간이 없었는데, 이 바자회에서 맛배기로나마 마닐라의 맛집과 카페를 경험할 수 있겠구나. 단거 좋아하는 필리핀 답게 온통 달달한 디저트 위주의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바자회에 온 현지인들의 장바구니를 슬쩍 보니 주로 연말 파티를 위해 커다란 컵케이크 한판을 사거나 선물용 파이, 마카롱, 빵 등을 많이 사가더라. 행복하고 넉넉한 풍경이다.






구경만으로도 배부른 푸드 바자회지만, 시식 코너도 풍부하다. "hey mom~hello madame" 하며 호객에 열심인 부스에 슬쩍 가서 이런저런 필리핀 달다구리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보니파시오에 있는 고급 젤라토 가게인 바 돌체(Bar Dolci) 부스에서 맛본 '화이트 초콜릿 와사비!!!!' 뭐야 이 괴식은.....컨셉 만으로도 가히 컬쳐쇼크 급이어서 내 눈은 순식간에 @.@ 이렇게 변해버렸...근데 의외로 와사비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면서 맛있다. 이집 마카롱도 별미. 






중앙에서는 커피머신 브랜드인 돌체 구스토에서 커피 시음회가 한창이다. 따끈한 커피를 얼른 한잔 받아서 바자회장 한켠에 마련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요즘 떠오르는 델리 Paris Delice 부스에서 사온 시금치를 넣은 미니 끼쉬(40페소)와 함께 잠시 쉬어가는 시간. 1시간 만에 마닐라의 예쁜 카페 여러 곳의 알짜배기만 쏙쏙 골라 맛본 셈이다. 바쁜 여행자의 일정에 이보다 좋은 이벤트가 있으려나. 달콤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핫쇼콜라와 츄러스 @ 듈치니아

빠에야 파스타 @ 듈치니아



다시 그린벨트로....스페인의 흔적을 맛보다 @ Dulcinea
파워플랜트 몰에서 간단한 CD 쇼핑을 마치고 다시 그린벨트로 이동했다. 그린벨트에는 마카티의 내노라 할만한 맛집들이 모여있지만, 아시아 음식 말고 좀 색다른 게 먹고 싶어서 듈치니아로 향했다. 스페인 풍 퀴진과 가벼운 음료가 있는 캐주얼한 식당이다. 듈치니아의 명물인 초콜릿 츄러스, 그리고 파스타가 땡겨서 빠에야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거의 2인분이 나와서 당황...ㅜ 2/3 밖에 못먹었다. 쩝.. 필리핀답게 푸짐한 고기와 해물 건더기가 든 파스타도, 느끼한만큼 바삭한 츄러스와 뜨거운 쇼콜라도, 피곤한 여행자의 배를 채워주기에 부족함 없는 식사였다.

단, 밥을 먹으며 투명한 창 밖으로 비친 무료한 현지인들의 눈빛은 계속 내 맘을 불편하게 했다. 시내에 들어오며 지나쳤던 빈민촌, 내 앞에 남겨진 음식이 오버랩되며 평소에는 잘 되던 소화가 오늘은 이상하게 안된다. 어쨌든 마카티가 아직 마닐라라는 도시 전체를 대변하지 못함은, 분명하다. 내 눈앞에 비친 따뜻한 마카티의 연말 풍경만으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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