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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 오리엔탈에 처음 입성하는 내게, 마닐라에서의 숙박은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선 타 도시에서는 어림도 없는 가격에 디럭스 룸에 머무르고 시그니처 스파도 경험할 수 있었으니까. 전체적으로 만다린 오리엔탈 마닐라는 여자의 취향을 이해하는 호텔로 다가왔다. 5성급의 섬세함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분은 충분히 낼 수 있는 그런 호텔. 독특하고 새로운 호텔만 찾다가 가끔은 편안한 브랜드 호텔에 머무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오전 11시에 도착해서 이른 시간이라 체크인 후 짐을 맡겼다. 로비 직원은 매우 친절하고 영어도 잘한다. 살세도 빌리지로 가는 택시도 잡아줘서 마카티의 첫 발걸음이 가벼울 수 있었다. 그린벨트에서 호텔로 복귀할 때도 전용 셔틀버스 덕분에 초행길에도 안심할 수 있었다. 사실 다른 도시에서는 '이동'이 별거 아니지만, 치안이 보장되지 않는 마닐라에서라면 이런 서비스가 무척 귀중하게 느껴진다. 객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나는 이 호텔이 마음에 들었다.
객실은 맥심의 레귤러 스위트와 비슷한 구조와 넓이, 좁지도 넓지도 않은 적당한 공간이다. 큰 더블침대 하나에 테이블, 여자 혼자 쉬면서 놀기에 딱 좋은 방이다. 특히 침대가 무척 편안하고 좋았다. 웰컴 프룻도 예쁜 초콜릿과 함께 놓여져 있다. 호텔 예약사이트(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아시아나 클럽 연계 서비스를 이용)에서 저렴한 숙박권을 사느라 아침식사는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일들은 매우 소중한 비상식량.ㅋ
필리핀 호텔들은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기도 욕실이 무척 넓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좁아터진 샤워부스 쓰다가 마닐라에 오면 적어도 목욕만큼은 충분히 호사스럽게 즐길 수 있을 듯. 역시 배스솔트도 준비되어 있고 기타 어메니티도 브랜드 제품은 아니지만 특별히 빠지지 않는 구성이다.
내가 여행 중 젤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 혼자 로컬 채널 틀어놓고 맥주 마시면서 멍때리기. 아쉽게도 리조트월드와는 채널 구성이 달라서(아마 지역이 바뀌어서인가보다) 내가 좋아하는 채널[V]가 나오지 않는다. 아쉬운대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재밌는 프로그램을 몇개 봤는데, 놀랍게도 '필리핀 판 마사 스튜어트'가 있더라. 그녀의 이름은 샤론 쿠네타(Sharon Cuneta). 샤론 앳 홈, 크리스마스 윗 샤론 등등 그녀를 호스트로 한 프로그램이 절찬 상영 중인데 풍채도, 외모도, 하는 행동도 어쩐지 비슷하다. 자신의 이름을 단 브랜드로 온갖 상품들이 나오는 것도 똑같다. 그러고 보니 오후에 시내 서점에서 그녀의 요리책도 많이 봤다. 꽤나 유명한가 보다.
필리핀 와서 산미구엘을 아직까지 못마시고 있다니!!! 부르르 떨며 로비에서 물어물어 호텔 1분 거리에 편의점 미니스톱이 있음을 확인. 산미구엘 필스너 1캔을 득템해 웰컴 프룻, 그리고 가져온 컵라면 하나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해결했다.
만다린 오리엔탈에 왔는데 간판 서비스인 스파를 경험하지 않고 떠나는게 못내 아쉬워서, 객실에 비치된 스파 안내서를 펼쳐봤다. 근데 생각보다 훨씬 저렴하다. 페이셜이나 부위별 스파는 2천 페소대 후반, 전신 3시간도 4천 페소 대여서 한화로 10만원 대 초반이면 충분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맘같아선 전신을 하고 싶지만 예산 문제도 있고 요즘 부쩍 안색이 칙칙해진 게 신경쓰여서 페이셜 스파를 하기로 결정, 예약도 없이 무작정 밤 9시에 스파룸으로 올라가봤다.
늦은 시간이라 생각보다 한산해서,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따뜻한 진저 티를 한잔 마시고 이국적인 음악이 흘러나오는 어두운 방에 옷을 갈아입고 누워있으면, 아로마 오일 흡입과 함께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것으로 본격적인 스파가 시작된다. 상의는 모두 탈의해야 하니 되도록 가볍게 입고 가는게 좋다. 놀라웠던 것은 페이셜 스파만 신청했는데도 정성스러운 등 오일 마사지는 물론 가볍게 손발 마사지도 해주어서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얼굴은 드끌레어 제품을 사용해 각질 제거부터 팩, 보습 관리까지 순서대로 진행된다. 얼마나 편안했는지 정말 일어나기가 싫을 정도. 나를 담당해준 Ann에게 아낌없는 팁을 줄 수 밖에.ㅋ 암튼 80분간의 만다린 오리엔탈 스파 첫 경험,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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