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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라이프스타일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배전과 로스터에 따른 커피 맛의 차이

by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09. 6. 7.



INTRO
요즘 줄기차게 마셔대는 커피 원두는 바로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발음은 에디오피아, 이가체프, 이르가체프 등등 많지만 편의상 통일하기로;;) 커피 동호회에서 우연히 알게된 로스팅 연습하시는 분의 덕택으로 상당한 양의 로스팅 원두를 받아서 마셔볼 수 있었다. 요즘 엄마와 아빠까지 인스턴트와 작별하고 내가 드립한 원두 커피만 마셔대는 통에 6~700g에 달하는 원두가 2주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공할 만한 커피 소비량...;; 요즘 옥상 텃밭을 열심히 가꾸고 있어서 넘쳐나는 커피 찌꺼기를 거름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기는 한다. 암튼 이 커피 원두는 모두 같은 이디오피아 산이지만 로스팅 방식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해서 받았다. Diedrick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로스터기로 약배전/중배전한 2종, 그리고 후지 로얄 로스터로 약배전/중배전한 2종이다. 같은 원두인데도 로스팅 방법에 따라 이렇게 다른 맛이 날 수도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뚜렷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COLOR
우선 배전 강도에 따라 색상은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약배전된 원두는 모두 시나몬 로스트에서 조금 더 로스팅된 상당히 밝은 색상으로, 미처 벗겨지지 못한 체프가 많이 보인다. 중배전된 원두는 살짝 반들반들해진 걸 보니 시티~풀시티로 넘어가는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로스팅은 균일하게 잘 되었다. 특히 중배전의 경우는 얼룩덜룩한 원두도 거의 없고 핸드픽도 하셨다고 하는데 역시 원두의 퀄리티도 꽤 좋은 편이었다.

TASTE
중배전 원두는 로스터에 따른 맛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예가체프의 명성답게 군고구마같은 특유의 구수한 향과 약간의 신맛, 그리고 적당한 바디감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떻게 드립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커피다. 또한 더치 커피 제조에 탁월한 궁합을 보이는 원두로도 알려져 있다. 더치를 해봤는데 결과는 대성공. :)
그런데 약배전 원두의 경우는 맛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후지 로얄로 로스팅된 원두는 전반적으로 충분히 로스팅되지 않았다. 체프도 너무 많았고, 드립한 커피의 맛을 보면 원두 고유의 풋내와 잡미가 고스란히 우러나와 커피 맛을 방해했다. 커피 온도가 약간만 식어도 신맛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서 좋은 커피맛이라고 할 수 없었다.
반면에 Diedrick 로스팅 원두는 그나마 균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났다. 로스터기에 다른 차이라기 보다는 후지 로얄 원두보다 약간 더 로스팅됐다는 느낌. 체프도 비교적 적었고 원두 색상도 살짝 더 짙다. 커피 맛 역시 신맛이 많이 나긴 하지만 그럭저럭 마실 만한 수준이다. 약배전은 평소보다 원두를 더 잘게 갈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 때처럼 굵게 갈면 커피가 제대로 우러나오지 않았다. 원래 예가체프가 약~중배전 정도에서 가장 좋은 맛을 내는 드립용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약배전에서 아주 살짝만 더 로스팅된 정도가 딱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EPILOGUE
시음 열심히 한다는 핑계로 맨날 드립했더니 요령은 쬐금 늘은 것 같다. Blue bottle 식으로 stir하는 드립도 해보고, 이렇게도 갈아보고, 저렇게도 내려보고....암튼 드립 커피를 많이 마시다가 엊그제 스타*스에서 아메리카노를 한잔 했는데 깜짝 놀랐다. 내 입이 어느새 중배전 이하로 길들여져 있구나. 강배전 커피에서는 원두 고유의 맛과 향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이제 아주 조금씩 커피 맛을 알아가는 시작인 것 같다.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이...;; 
이제 중배전 원두만 조금씩 아껴두고 다 먹었는데, 남은 원두로는 더치 한병 내려서 쟁여놔야겠다. 당분간은 커피 끊고 공짜로 받은 페리에나 줄기차게 마셔줘야겠다. 일명 페리에 다이어트랄까.;; 아아 된장 스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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