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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독서

금주 독서 리뷰 - 커피홀릭's 노트,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 발칙한 미국학

by nonie 200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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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퍽퍽한 경영학 책만 계속 읽는 것 같아서 장르를 좀 다양하게 넓혀봤다. 최근 며칠간 읽었던 책들 중 인상깊었던 세 권 리뷰. 커피 오덕후 라이프도 있고, 시니컬한 아저씨의 유머도 있고, 역시나 경영학 관련 책도 있다. : )






커피홀릭's 노트 - 10점
박상희 지음/예담



귀여운 일러스트 잔뜩 들어간 귀여운 사이즈의 페이퍼북. 요런 컨셉의 책은 언제나 좋아하는지라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근데, 커피에 대한 아기자기한 정보 때문에 읽기 시작했던 목적은 점점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저자 이름만 보고 당연히 여자가 썼을거라 생각했는데, 일러스트 속 간간히 커피를 내리는 사람은 남자인거라. 게다가 글 분위기가 아무래도 남자 쪽에 가깝다. 저자 홈페이지에 가서 좀 찾아본 결과 여자임이 판명됐지만. 요새 남자처럼 글쓰는 여자들 많은 것 같다. 살짝 드라이하면서 정보성이 강한 특유의 어투. 
프리랜서인 자신을 백수라고 간간히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뭐랄까. 자조감보다는 일종의 용기마저 느껴졌다.; 요즘 보면, 세상은 백수들이 바꾸는게 아닐까 싶다. 커피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창조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책까지 낼 수 있는 기획 자체를, 틀에 얽매인 사람이 해낼 수 있을까.
커피를 좋아한다면 매 장마다 즐겁게 눈으로 따라갈 만한 책이다. 직접 로스팅한 경험이 있는 커피홀릭이라면 아마 시시하다고 느껴질 법도 할 만큼, 대부분의 내용은 흔히 커피에 빠져드는 오덕후들의 단계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알고 싶다면 no, 커피에 꽃힌 사람의 일상을 알고 싶다면 yes인 책이다.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 - 10점
스티븐 데닝 지음, 안진환 옮김/을유문화사



스토리텔링은 나의 영원한 화두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경영학에서는 그동안 스토리텔링을 인정하지 않았다. 과학적이지 않고, 증명하기 어려우며, 감성에 치우친 방법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수많은 광고와 마케팅이 점점 스토리텔링 기법을 차용해 성공을 거두면서 비즈니스에도 이를 응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여러 기업의 컨설팅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해 성공했던 사례를 담고 있다. 사실 스토리텔링의 방법론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영자가 자신의 조직을 설득하고 리더쉽을 발휘하는 데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를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HP의 CEO 칼리 피오리나가 대규모 합병 건을 발표하면서 스토리텔링을 잘하지 못해 실패했던 사례를 소개하는 대목은 꽤 인상깊다. 또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청중에게 가치관을 깊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 잘 소개되어 있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1인 기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면 여러가지로 응용할 만한 내용이 많다.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 - 10점
빌 브라이슨 지음, 박상은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올해 들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재밌고 추천할만한 단행본이다.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어찌나 빵빵 터져 주시던지, 번역본도 원작의 유머를 해칠 순 없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미국인인 저자가 영국에서 20년 살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보니 자신은 이방인이 되어있는 기막힌 상황에서 일어나는, 온갖 해프닝을 엮은 책이다. 미국을 여행했거나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다. 미국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 내 동생은 아파 죽기 직전인데 산더미같은 서류에 사인부터 했던 경험이 있다며 그의 에피소드에 급 공감했고, 나는 미국 슈퍼에 널려있던 수많은 정크푸드와 그 어마어마한 종류를 떠올리며 공감했다. 무엇보다도 무조건 미국 싫고 영국 좋아! 같은 편가르기 식 사회문화서(한국엔 그런 책이 대부분이지만)가 아니라, 적당히 중립적이고 적당히 유쾌하면서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는 그의 깊이가 좋았다. 빌 브라이슨의 다른 시리즈도 부지런히 찾아 읽어볼 생각. 사실 진지한 책인줄 알았다가 뒤통수 맞았다. 알고 보니 빌 브라이슨이 꽤나 유명한 저널리스트라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이 책 읽고 뒤늦게 진짜 진지한 책인 '거의 모든 것의 역사'도 읽기로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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