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5일 오전 9시.
공항에 다 와서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던, 내내 무거웠던 마음. 맘 편히 여행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여느 때와 달리 인천공항은 반갑지 않았다. 엄마, 그리고 베프와의 전화 통화로 겨우 마음을 다잡고 게이트로 향한다. 태어나서 처음 떠나는 나홀로 해외여행이잖아. 에라 모르겠다. 기왕 가는거, 즐겁게 떠나보자고.
어느덧 비행기는 날아올랐고, 이젠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퍼스(Perth)행 비행기를 기다린다. 모든 것은 시작이 반인 법. 공항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다보니 슬슬 여행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간다. 게이트에 줄을 서서 탑승이 코 앞인 그 순간, 빨간 유니폼의 캐세이패시픽 승무원이 내 표를 기계에 통과시켰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나의 이코노미석 표를 찢더니 새로운 표를 발급해주며 "비즈니스 클래스"쪽 통로로 가라는 거다. 뭥미? 순식간에 두 개의 복도 중 사람들로 붐비는 복도가 아닌 텅빈 복도 쪽을 향하는 운명이 되었다. 영문도 모른 채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이 되었고, 그렇게 나의 서호주 여행은 시작되었다.
→ 캐세이패시픽의 비즈니스 좌석. 완전히 일자로 펴지는 침대형 의자로 되어있다.
급작스러운 상황인지라 급 소심해져서;; 저렇게 누워서 자지는 못했다.-_-
Starters
Applewood smoked duck and rock melon
Mesclun salad with raspberry vinaigrette
Main Courses (choose one)
Stir-fried prawns and conch steamed rice and mixed vegetables
Grilled beef tenderloin, rosemany roast kipfler potatoes and mixed vegetables
Braised chicken and chestnut egg fried rice, pak choy and black mushroom
Truffle porcini muschroom ravioli with Parmesan cream sauce
Cheese and Desert
Camboaola, Chaumes, Manchego
Fresh seasonal fruit
Morello chocolate mousse cake with raspberry coulis
Snacks (available throughout the flight)
Wontons with kailan in noodle soup
Joe Shanghai crab dumplings served with dark vinegar and ginger
Chicken tikke with mint yoghurt sauce
Ice Cream
요건 뉴욕행 메뉴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내가 먹은 것도 거의 비슷했다. 이름 긴 뭐시기 요리들은 솔직히 맛도 이름도 기억 안나고, 다만 확실히 생각나는 건 비행기 위에서 하겐다즈 초콜릿 아이스크림 1통을 다 먹었다는 것과, 와인을 주문하니 3가지 종류의 치즈를 눈 앞에서 썰어주더라는 것이었다.-_-
그나저나 내 옆 자리에 앉은 덩치 큰 외국인 아저씨, 책읽고 음악들으며 나름 고고한 비즈니스 클래스에 어울리는 풍모를 보이시더니, 뱅기 뜬지 한 5시간쯤 지나니 드디어 심심해지셨는지 말을 건다. "너, 어디서 왔니?" (너, 어느 별에서 왔니? 로 들렸다-_-) 이어지는 그와의 대화는 한국인인 나를 부끄럽게 만든, 예상치 못한 말들로 가득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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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흥미진진한 얘기!
예전에 마래바님 블로그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로 바뀌는 경우에 대해서
본 적이 있는데 Nonie님도 그 경우에 해당되셨나 보네요?
다음 편이 무척 기대됩니다~ ^^
답글
구름님~^^ 근데 마래바님 블로그(http://www.hansfamily.kr/)에서
이런 좌석 교체 사례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어렵네요.
사실 좌석이 바뀐 이유, 아직도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거든요~;;;
어쨌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ㅎㅎ
어제 주소를 남기려고 했더니 금칙어 때문에 안되더라고요.
웹 주소 폼을 지우니까 댓글이 남겨지네요. ^^
hansfamily.kr/574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와 재미있는데요.
눈앞에서 그 비싼 표를 찢다니, 저라면 눈이 뒤집혀서 멱살이라도 잡았을지도 몰라요.
아무래도 호주 관광청님들이 빽을 좀 썼나봅니다. ^^
답글
김기자님~반갑습니다^^ 비즈니스 클래스 글 쓰신걸 보고
제 여행때가 생각나서 트랙백 드렸어요^^
나중에 알고보니..우연이었던거 같아요. 가끔 이코노미
좌석이 모자랄때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헉, 여성분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요. 썸네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혼자 여행다니시려면 힘드시겠어요.
헉..;;; 제 글이 좀 딱딱했나요.; 공지사항에 제 소개페이지
보시면 제 사진 많이 있는데... 혼자 여행하는게 무섭거나
힘들진 않는데, 너무 외로워서 별로더라구요. 이제 혼자 하는
여행은 되도록 안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