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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ustralia

서호주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앞으로 달라질 많은 것들

by nonie 2009.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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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던 서호주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어제 돌아왔다. 열흘 간의 짧은 여행은 그동안의 삶과 현재의 내 모습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가기 전에 고민했던 관광과 여행의 간극, 여행 블로거로서의 내 모습, 앞으로의 방향과 큰 계획에 대해 차분히 되짚어본 열흘이다. 2008년 하반기에 꾸역꾸역 짐가방 끌고 나갔다 들어온 여러 번의 해외 방문에 비해, 지금의 여운과 파장은 사뭇 다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전히 '혼자' 즐기고 온 여행이다. 그래서 오히려 블로그에 많은 얘기를 풀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가서 느끼고 온 모든 것들이 나의 미래에 소용될 값진 자산이지만,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흔히 말하는 볼거리들은 이번 여행에서 그닥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호주는 첫 방문이지만 최근 다녀온 캐나다, 뉴질랜드, 스코틀랜드 등 대표적인 영미권 국가와 문화적인 차이가 거의 없다. 따라서 이국적이거나 신기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물론 그런 걸 기대하고 간 것도 아니다. 대신 여유로운 그들의 삶을 만났고, 관광대국의 뛰어난 인프라와 시스템, 곳곳에 숨쉬는 빛나는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뜨거운 해변에 누워서 음악 들으며 책 읽는 로망을 드디어 실현한 건, 그저 행복한 덤이다. :)

물론 서호주에 대한 얘기는 슬슬 풀어볼 생각이다. 대신 지금까지와는 방향이 많이 다를게다. 여행 일대기를 시시콜콜 시간 순으로 사진과 함께 읇는 '취미형,관광형 여행기' 스타일은 이젠 정말 지양할 계획이다. 처음 여행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가 기존의 여행 블로그와는 완전히 다른 포맷을 만드는 거였다. 하지만 플랫폼의 한계도 있고, 내 역량의 한계도 있고,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여행'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디테일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은 좀더 고민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결국 블로그는 '미디어'가 될 것이고, 미디어를 지향했을 때 개인의 발전과 함께 블로그도 롱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가웠던 서호주의 여름 햇살보다, 지금 내 마음 속은 더욱 뜨겁고 화창하다. 여행이 주는 기분좋은 에너지 충전일게다. 블로그도 블로그지만, 앞으로 개인적인 향로도 조금(혹은 많이) 달라질 예정이다. 뭔가 엉켜있던 머릿 속이 깔끔하게 정리가 된 것, 오히려 좀더 현재를 객관적이고 클리어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값지고 의미있었다. 난 아마도 처음으로, '여행'이라는 걸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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