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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의 리드미컬한 공기에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숙소를 벗어나 천천히 거리로 향한다. 배가 고프다. 마침 숙소 맞은 편에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간판 위에 'Lonely planet' 추천 어쩌고 써있는 걸 보니 관광객들 꽤나 찾아가는 곳이겠구나. 일단 케밥 비슷한 음식이면 먹을만 하겠다 싶어서 무작정 들어갔다. 근데 왠일? 완전 꽃미남 오빠가 요리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털썩. 그 오빠랑 사진을 같이 못찍은게 지금까지 한이 맺힌다.ㅡ.ㅡ 참, 음식도 정말 싸고 맛있었다. 제마 엘프나 광장으로 가는 길목에 바로 보여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른 아침에도 마라케쉬의 거리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다. 오히려 유럽이나 선진국의 게으른 아침 분위기에 비해 이곳은 활기가 넘치고 부지런하게 느껴진다. 이른 시간에도 느릿느릿한 발걸음보다는 분주한 걸음걸이가 눈에 띄는 걸 보니, 이들은 현지인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일상. 아침에는 관광지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삶의 터전 마라케쉬를 맞닥뜨릴 수 있다. 그 속에서 동양인의 얼굴을 한 여행자인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침부터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을 피해 골목으로 접어든다. 내 어깨 너머로 동생이 포착한 사진은 바로 구두닦는 아저씨의 모습. 출근길에 구두를 손질하는 걸까? 길거리에 놓인 의자에 앉아 구두를 내맡기는 광경은 어쩐지 우리네 구둣방과도 비스무레해 보인다. 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인데, 왠지 모르게 신기해 한참을 몰래 바라보고 있었다.
마라케쉬에서는 광장을 피할 수 없다. 어느 길로 가든, 결국은 광장으로 통하고 광장으로 모인다. 어젯 저녁의 시끌벅적한 연주도,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연기도, 이국적인 음식 향기도 나지 않는 고요한 아침의 광장은 또 다른 얼굴을 한 채 내 앞에 펼쳐져 있다. 오늘은 마라케쉬의 어떤 광장을 만나게 될까. 나의 발걸음은 바자르(시장)로, 더욱 더 깊숙한 미로같은 골목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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