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멜 X의 로스팅 완료 모습. 체프가 덜 떨어져나간 게 많이 보인다;;
커피 고수의 최종 경지라는 홈로스팅. 아직 고수는 커녕 하수 축에도 못 끼는
nonie이지만, 네이버 '커피마루'를 들락날락하다가 결국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이 죽일 넘의 호기심;;;; 기어코 커피콩 한번 볶아보고야 말겠다고 결심한 것.
우선 홈로스팅에서 많이들 사용하는 수망과 가스렌지는 과감히 생략하고
바베큐 기능 탑재 오븐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군밤통이라 불리는
원통형의 그물망은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입하고, 가장 중요한 생두는
커피마루에서 알아낸 생두 판매업자님에게 저렴하게 주문을 해두었다.
나의 첫 로스팅 대상은 파퓨아뉴기니 키멜 X와 파나마의 생두,
그리고 샘플로 온 케냐 PB였다.
하지만 첫 로스팅에 '오븐'이라는 잔꾀를 쓴 것 치고는 결과물이 꽤나
근사하게 나왔다. 그래서 오히려 불안하다. 이제서야 제대로 커피 오덕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만 같아서. 으흑.
왼쪽의 구워진 콩은 바로 처음으로 구워본 파퓨아뉴기니의 키멜 X.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한번 해봤는데, 한 시티 급으로 된것 같다.
230도에서 5분 정도 예열, 같은 온도에서 20분 정도 돌렸다.
그런데 다 구워진 콩을 보니 콩 중앙의 체프(껍데기)가 덜 벗겨진 게 대부분;;;
콩을 덜 볶으면 생기는 현상이란다. 에잇;;
색상은 평범한 고동색 정도. 그런데 드립으로 내려보니 맛이 썩 괜찮다.^^
그래도 뭔가 아니다 싶어서 바로 케냐 100g을 통에 투척.
케냐 PB는 키멜X의 큼직한 콩과는 달리 동글동글 작고 귀엽게 생겼다.
온도가 조금 낮은 것 같아 250도에서 23~25분 정도 로스팅했다.
바베큐 기능이 있는 오븐에 통 꽃아서 돌리니까 지가 알아서 자~알 돌아간다.
좀 위험하지만; 오븐 살짝 열고 시크릿폰 들이대 동영상도 한번 찍어보고~
(nonie의 승리의 감탄사 ㅎㅎ 됐~~쓰~)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오래 구워버린 건가?
오븐 입구 사이로 허연 연기가 마구 뿜어져나온다! ㅜ.ㅜ
놀라서 로스팅을 중지하고 황급히 통을 꺼내보니 신기하게도
검은 빛에 반질반질한 기름이 돈다.;;
거의 풀시티~프렌치 로스팅에 가깝게 된듯;;
너무 구워버린게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처음이라 로스팅 포인트 잡기가
너무 어려우므로 일단 태워먹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
에쏘 기계도 없는데 드립으로 괜찮을까? 걱정이 앞선다.
짜식들, 그래도 선풍기랑 드라이기로 시원하게 말려줬더니
체프도 별로 없이 깨끗하게 잘 구워졌구나. ㅎㅎㅎ
아직도 갈길이 멀었지만, 직접 구운 콩이라 그런지 너무 뿌듯하다.^^
원래 로스팅한 원두는 가스가 빠지도록 하루 정도는 숙성을 시켜야 하지만
모든게 신기한 나머지 이 콩이 과연 커피맛을 낼까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어...
바로 그라인딩을 해버렸다.^^;
캬. 입안에 꽉차는 묵직한 바디감. 요게 케냐구나. ㅎㅎㅎ
처음 치고는 썩 훌륭하다! 탄맛도 거의 나지 않고 씁쓸한 맛도 별로 없다. 너무 신기하다.
이런 맛에 많은 사람들이 홈로스팅을 하나보다.
사실 홈로스팅을 할때는 전용 로스터기도 있어야 하고 이것저것 배경지식도
많이 필요하다. 정말 겨우 흉내만 내본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븐 로스팅
역시 나름의 장점이 있다. 로스팅이 쉽고, 청소가 간편하며, 직화에 비해
부드러운 맛을 낸다. 취향에 따라 오븐 로스팅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전용 로스터기를 사기 전까지는 쭉 이 방법으로 커피를 볶아 먹으려고 한다.
맛있는 원두 커피 한잔 하실 분들~ nonie에게 오시면 꼭 대접해 드릴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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