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SIGHT/여행

한국의 국가브랜드지수는 몇 점일까?

by nonie 2007. 12. 30.
반응형

오늘 아침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보았다. "한국이 세계 10대 쇼핑 천국으로 뽑혔다"는
소식이었다. 국제브랜드컨설팅 회사 '퓨처브랜드'에서 해마다 국가브랜드지수(CBI)
발표하는데, 처음으로 한국이 순위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자세히 알고 싶어서
퓨처브랜드의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해당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받으실 분은 아래 링크 클릭!)


퓨처브랜드는 최근 3년간 2600명 이상의 국제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수를 매겨
각국의 관광당국에 자문을 한다. CBI는 24개의 다양한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으며
각 분야별로 10위까지의 순위를 발표한다. 한국은 작년에 처음 신설된 '쇼핑' 카테고리에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국내 언론에는 10대 쇼핑천국이라며 대대적으로
기사화됐지만, CBI의 24개 카테고리 중에서 단 1개의 순위권에만 진입한 것이다.
아직도 전 세계 관광선진국들에 비하면 갈길이 험난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 CBI 종합 순위. 1위는 호주가 차지했다. 한국은 ...ㅠ.ㅠ



CBI지수를 보면 여행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들이 기본 데이터로 참고삼을 만한
Fact가 많다. 몇가지 흥미로운 순위들을 살펴보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이 진입한 유일한 카테고리인 '쇼핑' 의 1위는 미국이 차지했다.
미국은 총 1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그중 5개 부문 1위 -_-;;
올 9월에 미국여행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난 미국이 진정 여행후진국이라 생각했다.
까다로운 비자발급, 불편한 대중교통, 제대로 된 가이드북도 없고....하지만 뉴욕에 가 보니
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험난한 장벽을 넘어 미국을 여행하는지 알것 같았다. MTV도,
성조기도, 정치인도, 미국에서는 다 쇼핑 테마가 된다. 어릴적부터 동경하던 문화의 일부를
돈으로 살 수 있는 미국은, 쇼핑으로 시작해 쇼핑으로 끝나도 여행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강력한 대중문화의 힘을 소비와 연계시킨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한류의 열풍 덕에 순식간에
쇼핑선진국이 됐다.  문화컨텐츠가 얼마나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쇼핑'은 작년과 큰 변동이 없지만, UAE(아랍에미리트연합)가 두 계단 상승했다. 쇼핑 외에도
향후 5년내 떠오르는 관광지, 먹거리, 비즈니스, 국제회의 개최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순위는 '나이트라이프'. 요새 여행 좀 한다는 사람들이 놓치지 않는 체크포인트다.
괜찮은 클럽이나 바에서 좋은 음악과 신나는 댄스를 즐기는 경험은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나 역시 1위인 스페인을 포함해서 순위권 내 국가 중
5개국을 방문했지만, 제대로 Clubbing을 즐긴 경험은 태국 코창 출장때뿐이었다.
여행초보자, 특히 한국의 배낭여행자들에게 나이트라이프 문화는 아직은 낯설고
사전 정보 수집도 힘들다. 한국의 파티&클럽 문화가 대중적으로 완전히 자리잡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한국 여행자들도 상당히 중요시할 대목이다.
 댄스음악이 발달한 이탈리아, 라틴댄스의 오리지널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멕시코&브라질의
클럽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 여행자들이 크게 기여하는-_-;; 테마. '휴양지'
하지만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휴양지와 한국관광객이 선호하는 곳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은 가까운 괌이나 사이판, 발리, 푸켓, 세부 등
동남아 일대 섬을 대표적인 휴양지 및 허니문 여행지로 꼽는다. 하지만 여행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동남아는 외면한지 이미 오래다. CBI 1위로 꼽힌 서남아시아의 파라다이스 몰디브,
태평양의 흑진주 타히티 등이 소위 '뜨는' 휴양지다. 이들 섬나라는 한국에도 전문 여행사들이 있어
비교적 쉽게 갈 수 있으니 허니문으로도 고려해볼 만 하다. 특히 내가 작년에 기사로 다뤘던 타히티는
일본을 경유하는 항공편이 있어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주로 가는
카리브 해의 아루바, 버뮤다, 자메이카 등은 한국에서 가기는 좀 빡세다;;(그래도 가고 싶다ㅠ.ㅠ)
한편 호주나 캐나다처럼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국가도 새로운 휴양지로 조명받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향후 주요 관광지로 예상하는 국가 순위 1위는 크로아티아가 차지했다.
동유럽 여행의 핵심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한국여행자들에게
생소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유럽 크루즈 여행의 주요 행선지이기도 하다. 주변 국가에
비해 아직은 물가도 저렴하고 볼거리도 워낙 많다고 하니 꼭 가보고 싶다.
베트남의 약진이 돋보인다. 일본에서도 떠오르는 동남아 여행지로 베트남은 항상
첫손에 꼽힌다. 닳고 닳은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베트남은 아직까지는 보석같은
숨은 여행지라 할만 하다. 그 외에도 눈과 온천의 나라 아이슬란드, 음악의 나라 쿠바,
화려한 왕궁의 나라 러시아, 천혜의 자연 환경 남아프리카도 여행하고 싶은 나라들.

.....


CBI 순위들을 살펴보면, 세계 속의 한국이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써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이 관광인프라 면에서 그렇게 후진 것은 아니다.
남해안의 멋진 'Beach', 제주의 '휴양지', 전국 팔도의 맛난 먹거리, 주요 도시의
컨벤션 센터, 홍대 앞의 '나이트라이프', 반만년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숨쉬는 문화재들....
다른 나라들을 가봐도 한국의 그것에 비해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런데 한국은
이러한 관광자원을 브랜드화하고 프로모션하는 데 아직도 서투르다. 최근 터키관광청의
공격적인 국가브랜드 프로모션이나 프랑스관광청의 '미래의 도시 파리' 프로모션 등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CBI지수는 절대 국가 정책만으로 높아질 수 없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해외에 나가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려는 개인 차원의 노력과 관심을 가질 때인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