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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여행

여행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은 가능할까? - 주한 관광청 집중 분석

by nonie 200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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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의 캐나다 밴쿠버 여행. BC주 관광청의 파격적인 지원도 있었지만,
그동안 취재기자로 다녔던 팸투어보다 훨씬 마음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예기치 않은 볼거리가 많았던 턱에 오히려 짜여진 일정 속에서 '취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밴쿠버의 모습을 건져올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공교롭게도 내가 밴쿠버 여행을 떠난 같은 기간에 각 일간지 기자들도
밴쿠버로 팸투어를 왔다.
다녀온 후 9월 중순부터 나는 블로그를 썼고, 그들은 기사를 송고했다.
아마도 내게 지원된 비용보다 여러 명이 떠난 매체 팸투어에 소요된 비용이
훨씬 클 것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자들이 본 밴쿠버는 나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말 매우..식상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러니하지만
내가 만약 기자 신분으로 같은 팸투어를 갔다면, 나의 기사도 이들과
큰 차이 없이 무덤덤하고 재미없는 정보로 마무리를 지었을 것이다. 캐나다에 대한
나의 기억 또한, 하늘과 땅 차이일테다.



포토베스트에 선정돼 블로거뉴스 메인에 등장한 nonie의 캐나다 여행기.


정규 매체 기사가 해외 여행지를 얼마나 홍보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일간지의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세상에서, 
이슈 없는 평이한 여행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에서 과연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나의 블로그에 연재한 캐나다 여행기는 3번 이상 다음넷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올랐다. 그것은 하루 평균 600~700명 이상이 밴쿠버 여행기를
보기 위해 일부러 내 블로그를 찾아왔다는 의미다
. 블로그 베스트에 오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한번 오르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내 글을 통해 밴쿠버를 추억하고, 혹은 발견했다. 이것이 블로그의 힘이다.

나도 기자생활을 했지만 이제 미디어와 블로그의 경계가 너무나도 희미해짐을
절실히 느낀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관광청들은 블로그의 중요성을 놀라울 정도로 모른다.
물론 삼성카드와 함께 파워블로거를 보내 파격적인 블로그 마케팅을 펼친
서호주 관광청, 해마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원정대를 파견했던 호주 주정부 관광청,
이번에 출사 원정대를 통해 멋진 포토 블로거를 다량 양산한 필리핀 관광청처럼
블로그 마케팅에 일찍 눈을 떠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는 관광청도 소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광청은 예산 배분 상, 혹은 여행사에 상품 제작을 어필하기 위해
끊임없이 매체 팸투어나 어설픈 이벤트를 개최해 얼마 안되는 홍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이번에 유럽의 모 관광청(이름은 언급않겠다)이 그동안 한국 시장을 소홀히 하다가
미봉책으로 일본(대부분의 아시아 지사는 일본에 있다) 웹사이트를 구글번역;;수준으로
번역해 한글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그런데 오픈 이벤트를 퀴즈 추첨으로;;; 1등에게 항공권+숙박권을 걸어놨다;; 도대체 홍보에 대한 의지가 있는건지 의문...
그래서 대행사에 메일을 보내 블로그 마케팅을 할 것을 제안을 했지만 반응은 없었고,
발표난 걸 보니 역시나 추첨을 통해 뽑은 모양이었다.-_- 혹은 자작의 냄새가....흠.

앞으로 한국의 해외여행 시장은 더욱 팽창할 것이고, 각국의 관광객 유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다. 시류를 읽지도 않고 무턱대고 판매부수 많은 조중동이나
아무도 안보는 여행월간지에 백날 홍보해봤자, 트래픽 높은 여행 블로그에 포스트 1개
실리는 것만 훨씬 못하다는 걸 곧 알게 될 것이다. 여행사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여행 마케팅이라는 것은, 잠재적인 소비자에게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이제 과거와 같은 매체 상의 여행 기사는 소비자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는다. 오직
검색에만 활용될 뿐이다. 여행 소비자들은 가고 싶은 나라가 생기면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행기에서, 검색을 통한 블로그 포스트에서 대부분의
정보와 환상을 쫓는다. 게다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에 비해 자유 개별여행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직접 정보를 캐치하고 여행을 준비하는 트렌드는 거의
대세라고 해도 무방하다. 즉 포털 검색에서 많은 여행기를 찾을 수 없는 나라의
관광청은, 블로거를 통한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빠른 시일 내에 
일반인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블로거를 포함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칠만한 관광청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최근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촬영을 지원한 인도관광청이나, 올 6월에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한 이집트 관광청도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칠 계획이라니 향후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한편 여행사들이 패키지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뉴칼레도니아도 최근
에어칼린 취항과 함께 일반인에게 적극 홍보를 펼칠 모양새다.
체코 관광청은 '아이러브 프라하'같은 여행가이드북으로 프라하를 뉴욕, 홍콩처럼
트렌디한 여행지로 성공리에 포지셔닝했다. 자유여행자가 많은 만큼 유심히
지켜볼만 하다. (하지만 체코는 이미 많은 여행기가 온라인 상에 있다)
개별여행자의 비중이 높은 호주, 캐나다, 그리고 원래 인기 많았지만
앞으로도 기대되는 하와이 등은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향후 국내 해외여행 시장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싱가포르나 태국, 말레이시아 같이
자국의 지원이 어느정도 받쳐주는 관광청들도 좀더 적극적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공략했으면 좋겠다. 대형 여행사들도 패키지 여행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상품 홍보를 원한다면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난 앞으로도 블로그를 통해 많은 곳을 다니고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
또한 외국에 한국, 특히 '서울'을 영어로 알리는 작업도 서서히 전개하려고 한다.
이 모든 일들이 블로그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나를 포함한 좀더 많은 개별 여행자들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영향력을 키우고
새로운 일들을 많이 벌였으면 좋겠다. 미국에서는 청와대 취재에도 정치기자와
블로거가 같은 대우를 받는다는데, 가까운 미래에는 관광청의 팸투어에도 당당히
블로거가 동행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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