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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ina

시안의 스트리트 푸드 맛집 탐험 & 시안 자유여행과 지하철/택시 이용법

by nonie 201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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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은 포럼 참석을 위해 찾은 거라 개인 시간은 허락되지 않았다. 게다가 내 여행의 최우선 테마인 '호텔'은 강제로 정해졌고, 시내와도 엄청 멀어서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원래 여행 첫날은 이 도시가 얼마나 넓은지, 혹은 여행이 쉬울 지 어려울 지 모르는 법이다. 무식해서 용감한 첫 날, 무모하게 호텔을 빠져나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내 상상 속 시안은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속 시안이었지만, 첫날 처절한 실패를 안고 돌아왔다. 며칠 후에 제대로 찾은 시안 먹거리 골목은, 그야말로 방송에서 봤던 시안 그 이상이었다. 이 여행의 최대 반전은, 맨 마지막에. 





시안 시내 중심에 있는 벨 타워.


시안 지하철역의 티켓 발매기.



시안에서 택시와 지하철 타기

진장 인터내셔널 호텔이 시내에서 얼마나 머냐면, 택시비 싼 시안에서도 1만원은 우습게 넘어간다.(30~40분 소요) 택시비도 아끼고 대중교통도 파악할 겸, 가장 가까운 시내 북쪽 지하철 역까지 택시를 타보기로 했다. 디디(Didi) 택시 앱을 처음으로 가동하려니 왠지 긴장됐다. 하지만 일단 디디에 적응하면 중국 자유여행은 홍콩/대만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디디 이용법은 정확히 우버와 똑같다. 단, 유니온페이를 포함한 해외 신용카드는 입력만 될 뿐 택시 호출은 안되서, pay cash(현금 지불)로 호출했다. 

디디는 한자가 아닌 영어로도 작동된다. 나는 홍콩/중국 유심(클룩 유심 강추!!!!! 구글 카카오 다 터짐)을 썼기 때문에, 유심 넣으면 오는 문자에 써있는 내 유심번호를 넣어 디디를 세팅했다. 그래서 디디는 한국에서 미리 세팅이 안된다. 중국이나 현지 번호를 넣어야만 세팅이 된다. 호텔 로비에서 순식간에 디디를 잡아타고 한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인구 1200만의 도시 시안은 끊임없이 팽창 중이다. 시안의 지하철 노선은 1~4호선이고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하철 일회권은 아주 간단하게 살 수 있었다. 여러 차례 상해여행에서 생긴 동전도 챙겨왔겠다, 편도 2위안이면 가까운 곳은 다 갈 수 있다.









시안의 지하철 1회권은 역사유적 도시인 시안의 대표 이미지를 담고 있다. 비록 이번 여행에선 진시황릉도, 병마용도 구경도 못했다만(또르륵...) 어쨌든 시안의 지하철은 최근에 지어진 역들이 많아서 깨끗하고 쾌적했다. 또한 영어로 역이 잘 표시되어 있어서 길 찾기도 편했다. 다만 내가 너무 준비도 정보도 없이 무작정 시내로 나온 게 실수일 뿐....










'종루' 역이 시내 중심이라는 말만 어디서 줏어듣고, 대충 가까운 역에서부터 걸어서 종루로 가보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잘못된 판단이었다. 지금도 이날 정확히 어디 있었는지 모른다. 내 발로 다닌 건데도;; 시안은 매우 큰 도시이며, 지하철 1 정거장이 우리의 1 정거장과는 거리 자체가 다르다. 물론 중국의 구글맵 '고덕지도'를 통해 내 위치에 대한 감은 잃지 않으면서 다녔지만, 고덕지도가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최소한 목적지는 명확히 했어야 했다. 


결국 내 저질 체력은 두어 시간만에 바닥이 났다. 젊은이들로 가득한 쇼핑 거리에서 보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때우다가, 노점이 모인 좁은 골목에 젊은이들이 줄을 서 있는 량피 집에서 손짓발짓으로 간신히 주문을 했다. 10위안(1500원) 가량 하는 량피에서는 화자오 특유의 얼얼한 마라 맛이 세게 났는데, 마라를 좋아하지만 입맛에 썩 맞지 않았다. 고작 이런 걸 먹으려고 행사도 제끼고 눈칫밥 먹으면서 호텔 탈출한게 아닌데..... 게다가 저녁 8시부터는 디디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한참을 택시 앱과 씨름하다가 결국 빈 택시를 어렵게 붙잡아 호텔 한자 주소를 보여주고 겨우 되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을 20년이나 했어도 여전히, 어렵다.










진짜 시안의 먹거리를 만나다! 러우지아모부터 뱡뱡면까지 

다소 우울하게 호텔 식당과 행사장만 오가던 도중, 행사 담당자 에스텔과 인사를 나눴다. 중국인인 그녀는 다행히 죽이 잘 맞았다. 게다가 한류의 열혈 광팬이어서, 스푸파 시안 편도 이미 봤단다.(방송은 불과 여행 1주 전에 나왔다) 그래서 '나도 러우지아모랑 뱡뱡면 먹고 싶어!'라고 했더니 "내일 저녁에, 너처럼 외국에서 온 초청객들이 작당해서 택시 나눠타고 시내 갈 건데, 합류할래?" 헐. 당연히 콜이지. 그렇게 말레이시아,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등에서 온 분들과, 시안의 먹자 골목으로 신나게 향했다. 


세상에. TV에서만 본 회족 골목의 저녁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모든 장면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주 예전에 계림, 최근에는 상하이만 대여섯 번을 오간 나에게 중국의 옛 문화가 남아있는 먹거리 골목은 그야말로 신선한 관광지였다. 게다가 혼자 왔다면 뭘 어떻게 시켜서 먹어야 할지 몰랐겠지만, 중국인인 에스텔이 있으니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그녀는 방송에 나왔던 먹거리를 맛보고 싶어하는 내 의중을 잘 알고, 해당 아이템이 보일 때마다 내게 알려 주었다.










대추와 흑설탕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은 약용 차다.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 샌가 주인이 조그만 컵에 대추차를 따라준다. 머리에 스카프를 쓴 아주머니들은 자욱한 수증기 뒤에서 재빠른 손놀림으로 국수나 국물을 휘젓고 있다. 먹거리 뿐 아니라 병마용 미니어처도 그리 비싸지 않은 1~2천원에 하나 장만할 수 있다. 


중국 야시장답게 뭘 먹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먹거리가 깔려 있는 와중에, 에스텔이 옆구리를 찌르며 '저게 러우지아모야. 먹어 볼래?'라고 묻는다. 흰 빵을 갈라서 잘 익은 고기를 집어넣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조리대 옆에는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는데, 바로 후라탕이었다. 스푸파에선 모(빵)을 찢어 그 위에 고기완자가 든 걸쭉한 국물을 부어 매콤한 후추맛으로 먹는 음식으로 소개됐다. 방송에서처럼 삼진세트(러우지아모, 량피, 빙펑)를 갖춰 먹고 싶었지만, 나혼자 다니는 게 아니어서 러우지아모와 후라탕 두 가지를 포장해서 걸어다니며 먹었다. 국물 요리도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중국 먹자골목 클래스....;;;  




시안 스트리트 푸드 맛집 탐험기는 유튜브에 훨씬 자세히 올렸다. 다 영상으로만 찍어서 사진이 별로 없다. 









저 두 가지만 해도 1인분 양을 넘어가는데, 다른 외국인들이 사온 간식도 맛보고 하느라 점점 배가 찬다. 대추 잼을 넣어서 만든 떡인 쩡가오도 먹어보고, 그외 온갖 주전부리를 먹다가 다들 '이제 저녁먹으러 갈까?' 이런다. OTL... 


먹자골목 가운데 위치한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뱡뱡면(비양비양면)과 산시성식 만두, 기타 수많은 요리를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건 당연히 뱡뱡면. 넓은 수제 면 위에 고기와 채소가 소복이 얹어져 나온다. 










우리 일행 중에 뱡뱡면을 따로 시킨 건 나 뿐이라, 면발 쇼는 내 자리에서.ㅎㅎ 근데 놀랍게도 면발이 올려도 올려도 길이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소스에 가볍게 비벼서 먹어보니 쫄깃하고 맛있다. 아쉽게도 아까 길에서 너무너무 많이 먹은 터라 많이 먹지 못한 게 지금도 아쉽기만 하다. 내 옆에 에스텔은 자기 그릇에 모를 한참 뜯다가 '좀 도와줘봐' 이런다. 뜯어도 뜯어도 끝이 없는 모를 뜯으며 도란도란, 원탁 테이블을 빙빙 돌려가며 전 세계에서 온 여행 종사자들과 커다란 목소리로 떠는 수다. 오랜만에 느껴본 내적 신남이었다. 특히 요즘은 어디 가서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게 참 좋고 자랑스럽다. 암울했던 몇 년 전과 달리 말이지. 








회족 골목은 잠시 후 훨씬 커다란 규모의 먹자 골목으로 연결되었다. 거기서도 한참 구경하며 계속 앞으로 쭉 걷다 보니, 시안의 상징인 종루(벨 타워)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잠깐만. 그럼 이 먹자 골목의 위치는 첫날 헤매다가 여행을 포기했던 종루 앞에서, 불과 대각선 건너편이다. 그러니까 바로 길 건너의 이 골목을 발견하지 못한 채, 아무 것도 못 하고 돌아왔던 거다. ㅎㅎ 몰래 나갔던 거라 누구한테 토로할 수도 없고, 그저 허무함을 속으로 삭힐 밖에. 


하지만 모든 경험은 가치가 있다. 일찌감치 디디와 고덕지도로 시안 길바닥에서 개고생을 해본 덕분에, 이후 항저우와 상하이에서는 너무너무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우버랑 구글맵으로 하는 여행과 거의 체감상 차이가 없었다. 이전에 여러 차례 상하이를 갔었지만 중국의 여행 관련 어플을 이용해서 여행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제는 중국 여행에서 디디와 고덕지도는 그냥 옵션 아닌 필수템이다. 다음에는 마펑워(중국의 트립 어드바이저)와 알리페이(외국인도 사용 가능하게 선불 충전식으로 전환 예정)에 도전해볼 예정이다. 그 외에 유심칩 준비나 고덕지도, 시안 여행 참고 사이트 등은 따로 포스팅해 보려고 한다. 





2019/11/06 - Prologue. 시안과 항저우, 상하이에서의 2주 - 일과 여행 사이에서 만난 중국


2019/11/08 - 시안여행의 시작과 끝, 진장 인터내셔널 호텔 시안 + 시안 호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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