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의 진장 인터내셔널 호텔, 그리고 시안의 호텔 이야기

중국은 오직 상하이만 알았던 내게, 시안은 너무나 생소한 도시였다. 이런 행사 초청이 아니었다면 시안을 가볼 날은 딱히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시안에 대해 알기 전 생각이고, 시안을 경험해 보니 매력적인 '자유여행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 호텔의 위치는 중요하다. 지금부터 소개할 진장 인터내셔널 호텔은 시안을 '여행'으로 방문할 여행자에게는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록 차원에서 리뷰는 하고, 시안의 추천 호텔은 따로 소개한다.








홍콩보다도 가까운 중국의 관광 도시, 시안

오전 10시, 아시아나 항공은 탑승객을 가득 태우고 시안으로 향한다. 그런데 모니터에 표시된 비행 시간이 생각보다 짧네? 2시간 50분에서 3시간 걸린다는 건데, 그럼 홍콩(3시간 30분)보다도 가깝다. 막연히 대륙 저~~멀리 있을 것 같던 시안은 직항을 탄다면 한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중국 자유여행에 대한 마음의 거리가, 한동안 붐을 이뤘던 일본여행보다 여전히 멀고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비자나 언어, 페이 결제 등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기는 한다. 

더 놀라운 점은, 시안이 엄청나게 큰 대도시라는 것이다. 인구 1200만(ㄷㄷ)의 시안은 몇 년 사이 무려 300만의 인구가 증가한 신흥 대도시다. 행사 측에서 준비한 픽업 차량으로 공항에서 호텔로 향하는 길, 차창 밖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주상복합과 고급 아파트 단지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머리 속으로 상상했던, 성벽과 고성만 즐비한 시안은 그곳에 없었다. 


40여 분이 흘러 도착한 진장 인터내셔널 호텔(Jinjiang international hotel Xi'an)은 신 개발 지구인 '찬바' 지구에 있다. 만약 관광 목적으로 시안에 호텔을 잡는다면 절대로 찬바 지구에 호텔을 잡아서는 안된다. 성곽을 중심으로 관광지가 형성된 시안의 시티 센터와는 차량으로도 무려 30~40분이나 걸린다.(주변 지하철역 없음) 그럼에도 행사 측이 이 호텔에 모든 초청객을 몰아넣은 이유는, 외곽의 호텔은 더 넓고 큰 규모인데다 가장 중요한 '대형 컨벤션 센터'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진장 인터내셔널 호텔은 MICE, 국제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춘 호텔이다. 그저 위치가 핵망일 뿐......










객실

10월 말의 시안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의 날씨였다. 상해보다 거의 5~10도 정도 낮은 기온이라, 꽤 쌀쌀하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거의 매일 흐릿한 하늘만 봤던 것 같다. 여행으로 온다면 조금 더 일찍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해가 없어서인지 빛이 들지 않는 방향이어서인지, 객실은 불을 다 켜도 매우 어두운 편이었다. 넓기는 오지게 넓었는데ㅎㅎ 특징이 별로 없는 객실이라 딱히 리뷰할 거리도 없다. 디테일에서 약간의 '앤티크함'을 표방하는 것 같기는 했다. 이 넓이에 1박 7~8만원 수준이면 가격 경쟁력은 일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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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 지구에 이 호텔만 있느냐, 아니다. 창 너머에 보이는 푸른 빌딩이 바로 '르 메르디앙 시안'이다. 이렇게 시내에서 격리시킬 거라면 차라리 르 메르디앙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ㅠ 저 멀리 르 메르디앙을 보며 입맛만 다실 뿐이다. 


여기서 잠깐 시안의 호텔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한국에는 전혀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시안에는 유수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특급 호텔(5성 호텔)이 많다. 트립닷컴에서 시안 호텔을 5성급만 추려 조회해 보면, 서울 호텔과 비슷한 수치인 약 70여 곳의 호텔이 나온다. 되려 서울은 인구나 유명세에 비해 특급 호텔이 부족하다. 반대로 시안은 짧은 시간에 수많은 특급 호텔을 유치했고, 만약 시안을 호캉스 목적으로만 온다고 해도 선택의 폭이 꽤 넓다. 그 얘기는 마지막에 좀더 자세히 하기로 하고. 









한 3년 전에 상하이에서만 해도 객실에 공기청정기를 갖춘 호텔을 잘 못본 것 같은데, 이곳 호텔에는 전 객실에 공청기를 비치해 놓았다. 세게 틀면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긴 하지만;; 없는 것보단 낫지 싶다. 내가 있는 기간에 딱히 공기가 엄청 나쁘거나 하진 않아서 가끔만 틀어 두었다. 미니바 쪽은 립톤의 저렴 티백과 커피를 비치해 두었다. 무료 생수 인심은 넉넉한 편이라 처음에 한 4병 정도 있었고 매일매일 채워 준다. 











욕실은 그래도 꽤나 마음에 들었는데, 큰 샤워부스와 대형 욕조가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옷장 속의 성의없는 배스로브와 달리 욕실에는 별도의 가볍고 좋은 가운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의 호텔에서는 일회용품 없애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서, 나중에 상하이 갔을 때는 일회용품을 따로 요청해야 하는 호텔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 시안에서는 괜찮은지, 욕조용 목욕소금부터 풀 세트의 욕실 어메니티가 잘 갖춰져 있었다.









호텔 구조가 조금 특이한데, 1층이 컨벤션 센터, 레스토랑과 숍, 피트니스 센터와 실내 수영장이 있는 부대시설이고, 2층이 로비(체크인)와 일부 객실, 3층부터 본격 객실동이다. 호텔의 화려한 인테리어는 1층과 2층 로비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곳은 1층의 휴게 공간이다. 앉기 조차 부담스러워 보이는 럭셔리한 의자와 예술품 등이 비치되어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항상 앉아 있더라. 아무래도 1층이 조식 레스토랑과 컨벤션 센터와의 통로도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이다. 말 동상은 당나라 시절을 상징하는 것일까.ㅎㅎ 










1층에서 조식당만큼 종종 찾은 곳은 피트니스 센터다. 넓은 공간에 머신은 몇 대 없지만,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항상 한적하게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었다. 


매일 저녁 엘리베이터를 타면 통유리창 너머로 나름 아름다운 객실동의 실내 전경이 한 눈에 보인다. 그래봤자 매일 1층 행사장과 5층 객실동만 오가야 하는 무미건조한 4박 5일. 후우. 











조식 레스토랑

1층의 식당에서는 조식뿐 아니라 점심과 저녁도 모두 여기서 먹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좀 질리기는 했지만, 나름 매일, 매 끼마다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메뉴를 찾아서 공략하면 좋다. 뷔페 구성은 당연히 중식이 메인이지만 양식도 잘 갖춰져 있다. 중식을 좋아해서 처음에는 죽이나 누들 등 중식 위주로만 먹었지만, 하루 정도는 오믈렛을 부탁해서 양식으로만 먹은 적도 있다. 










이곳 식당의 좋았던 점은, 매일 시안의 명물 음식을 한 가지씩 준비한다는 것이다. 즉석 조리 코너인 누들 스테이션 한 쪽에는 매일 아침마다 다른 음식이 나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메뉴는 '유차(油茶, Buttered tea)'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 시안 편에서 아침식사로 소개된 바로 그 길거리 음식이다. 안그래도 성곽 시내 못 나가서 아쉬운데, 이런 로컬 푸드가 적절히 나와줘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유차는 언뜻 견과 미숫가루같은 맛이 나지만, 사실 밀가루를 기름에 갈색으로 볶아서 물을 부은 음식이다. 마화(꽈배기 빵)는 조식에 거의 매일 나오니, 잘게 찢어서 유차에 넣어 먹으면 은근 자꾸 생각나는 맛이다. 결국 공항에서 인스턴트 유차를 사왔는데, 재미나는 시안 쇼핑 후기는 따로 소개해 보기로. 



번외. 시안의 호텔여행 이야기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시안의 호텔 시장과 자유여행지(특히 호캉스 여행지)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위에서 언급한 르 메르디앙 시안 외에도 시안에는 한국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특급 호텔 브랜드, 특히나 메리어트의 프로퍼티가 집중되어 있다. 한국에서 철수한 W 호텔, 리츠칼튼이 모두 시안에는 있다. 게다가 시안 직항은 저렴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시안 직항이 있다. 지금 12월 시안 직항을 찾아보니 왕복 가격대가 대략 이렇다. 




스카이스캐너 기준, 12월 아무 날이나 임의로 돌려본 시안 직항 가격.



현재 일본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홍콩 사태가 금방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대만과 마카오, 괌 외에는 단거리 여행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생각보다 갈 데가 엄청 많은데, 대중적인 정보가 많지 않으니 누가 먼저 질높은 정보를 많이 획득해서 좋은 여행을 계획하느냐가 관건일 듯 하다. 이번 여행 연재는 이부분에 초점을 두어서, 나처럼 중국어 까막눈인 개별 여행자가 중국 자유여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을 꼼꼼히 소개해 보려 한다. 



다음에 시안을 호캉스로 가게 된다면 무조건 가고 싶은, 몇 곳의 호텔을 기록 차원에서 뽑아 보며 호텔리뷰 마무리. 

호텔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호텔의 상세 설명을 볼 수 있다. 




W 시안. 시안의 최신 특급 호텔 중 한 곳이고, 성곽 시내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호텔 인근도 매우 활성화된 상권을 가지고 있다. 시안에 재방문하는 여행자에게 더 좋을 듯. W 시안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






소피텔 레전드 피플스 그랜드 호텔 시안. 개인적으로 시안 호캉스 위시리스트 1위. 지하철 1호선 역 있어서 시내 관광에 탁월한 위치인데다, 건축물 자체도 수십 년의 스토리를 가진 호텔이라 꼭 묵어보고 싶다. 소피텔 레전드 시안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






리츠칼튼 시안. 한국에는 리츠칼튼이 사라져서, 시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호캉스용 호텔. 게다가 2019년에 문을 연 신상 중의 초 신상 호텔이다. 단점은 시내와 조금 거리가 있는 첨단 개발지구여서, 하루 이틀은 시내에서 묵고 마지막 하루 정도 리츠칼튼을 경험해 보면 좋을 듯. 가격도 20만원대 초반부터 형성되어 있는데, 리츠칼튼 시안 객실별 가격은 여기서.






앙사나 시안 린퉁. 여기는 병마용이 있는 지구여서(병마용까지 차로 15분!) 이번에 못봐서 한이 맺힌 병마용 투어와 함께 묶어서 호캉스를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앙사나는 반얀트리 소속의 리조트 브랜드여서, 특히 수영장 때문에 가족여행자가 유난히 많이 찾는 호텔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함. 앙사나 시안 린통의 객실별 가격은 여기.



중국말을 못하는데 어떻게 중국으로 여행을 가죠? 

중국어 모르는데 길은 어떻게 찾나요? 

중국은 앱 없으면 택시도 못 탄다는데 어떡하죠? 

중국에서는 현금 결제도 안되고 외국인은 위챗페이도 못 만든다는데? 

중국은 비자 비용도 비싸고 여행사 안 끼면 안된다던데? 


중국 자유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수많은 의문점, 나도 이번 여행을 하기 전까지는, 똑같이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한 여행 준비 과정도 곧 따로 소개해 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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