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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저서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저자 인터뷰, '여행으로 가장 달라진 것은?'

by nonie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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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터파크 북DB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를 출간한 지난 7월 한 달간은, 평소 강의 일정 외에도 다양한 스케줄이 내 캘린더에 더해졌다. 그중에는 출간 기념 강연회도 있고, 인터파크 북DB와 가졌던 인터뷰와 촬영도 있다. 항상 다른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코칭하는 일만 하다가, 오랜만에 인터뷰 주인공이 되니 뭔가 어색하긴 하다. 


그런데, 사전에 받은 질문지에서 인상 깊은 질문을 발견했다. "5년간 120여 개 호텔을 여행하면서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한 가지를 주제로 한 여행(호텔여행)으로 가장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뭘까요?"라는 대목이다. 평소 자문해보지 않았던 것이라 신선하기도 하고, 또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저자에게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기도 했다. 


인터파크 북DB에 게재된 인터뷰 전체 기사는 호텔 여행 전문가 김다영 “여행법 바꿔보면 내가 선 현실 달라져” 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행으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에 대한 답변은 다른 내용에 녹아들어 있는 정도라 조금 아쉬워서, 준비했던 답변을 조금 보완해 정리했다. 



Q. 여행으로 가장 많이 바뀐 것,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가장 큰 수확은 '삶의 주도성'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여행 관련 보다는 '어떻게 삶과 직업을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만들어 왔는가?'에 관한 것인데요. 연령과 삶의 단계에 따라 각각의 변곡점에서 '필요한 여행'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20대, 여행은 ‘마음의 근육’이다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양질의 경험이 많이 필요한 20대에는 여행의 물리적인 양을 늘리는 게 급선무였어요. 대학에서 여행 경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해외견문단'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첫 배낭여행을 시작한 이래, 재학 중에 떠난 모든 해외여행은 반드시 '경쟁'에 도전해서 선발되는 방법으로 떠났어요. 친구들이 알바나 과외 등 별도의 노동을 해서 배낭여행 경비를 마련할 때, 저는 반대로 해외탐방이 걸린 온갖 공모전과 인턴십에 도전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이렇게 경쟁으로 얻은 여행은 단순히 내 돈을 들여 떠나는 여행과 많은 차이가 있어요. 


다양한 경쟁을 헤쳐나가는 모든 과정과 결과가 '내 삶을 이야기하는 소재'가 돼요. '왜 다른 사람이 아닌, 꼭 나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준비하게 되거든요. 이렇게 희소성을 지닌 체험은 나를 스토리텔링하는 데 엄청난 무기가 되는 동시에, 내 예산으로 가는 여행을 넘어서는 경험도 얻을 수 있죠. 내 힘으로 가는 여행은 내 시야와 지갑 두께만큼만 세상을 볼 수 있지만, 기업과 업계에서 선발된 여행에서는 비용 걱정 없이 '현재의 내가 볼 수 없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대학생 시절 로레알 일본 지사 탐방, 한국 코카콜라와 함께 한 괌 여행, 케이블TV 여행 프로그램 출연 등이 좋은 사례예요. 


이 과정에서 얻은 것은, 삶을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주도성, 실패해도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며 얻게 된 '회복탄력성'이에요. 많은 여행 기회를 갖게 된 저에게 주변에선 '운이 좋다'고 했지만, 평균적으로 10번을 도전해도 1번의 기회가 올까말까거든요. 그렇게 반복되는 작은 성공과 실패의 연속은, 웬만한 일에는 크게 낙담하거나 들뜨지 않도록 훈련시켜주는 역할을 했죠. 지금 돌아보면 주도성과 회복탄력성은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오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도 누구나 갖고 있지는 않은, 심리적 강점이었어요. 특히 제가 다닌 대학교와 전공(경제학)은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일반 취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업(고시 준비)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면 '주류를 좇는' 흐름에서 되도록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외부 활동을 더 많이 늘렸던 것도 있어요. 


재밌는 건, 20대 시절엔 주변에서 다들 뭐하냐며 걱정했던 돌연변이 같은 '딴짓'이, 지금의 제 직업을 갖게 해주었다는 거예요. 임직원 교육 과정에서 여행과 여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지금, 우연히 대학 동기나 선배들이 다니는 회사에 출강할 때가 있어요. 대형 금융사에서 은퇴 시점을 (일찍) 맞은 50대 선배님이 제 교육을 들으시다가 문득, '왜 조금 더 일찍 다양한 삶(직업)의 방향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을까'라는 후회 어린 말을 건네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의 30대도 은퇴, 또는 조기 퇴직 시점까지는 불과 10~15 년 밖에 남지 않았어요. 현실적으로 우리가 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거죠. 





Four seasons Pudong Shanghai, 2016



30대, 여행은 학습이다 

20대는 여행을 통해 도전과 모험을 감행한 시기였다면, 30대는 삶과 직업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준비 단계예요. 지금처럼 모든 분야가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30대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30대의 여행은 삶의 전환점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 '미래 지향적인' 여행으로 채워가고 싶었는데, '호텔'이 가장 먼저 다가온 거예요. 호텔은 공간과 서비스, 고급 미식과 예술 등 많은 문화적 요소가 응축되어 있는 집합소에요. 그래서 호텔이라는 한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요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하는 '취향'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취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호텔을 중심으로 담은 책이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입니다. 


또 하나, 외국의 호텔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호텔리어들과 대화하면서 영어도 20대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었죠. 대부분 홍보/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비슷한 또래 여성이라 대화 주제를 정하기도 쉽고, 아시아권은 한국에 대한 관심도 너무나 커서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거든요. 해외 호텔에서는 보통 저녁식사 미팅에 2~3시간은 기본이라, 영어가 유창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과 만나고 깊게 소통할 기회를 가질 수 없어요. 그렇게 근 8년 가까이 호텔여행과 해외 정부관광청 초청 취재를 하면서, 저만의 여행영어 과정을 만들고 가르칠 정도로 영어가 늘었으니 저에겐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선물이에요. 





2018년 6월 28일, 홍합밸리 '여행 & 스타트업' 키노트 현장.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직장에 의존하는 업의 구조를 벗어난 것이죠. 여행을 할수록 커리어도 함께 성장하고, 시간과 장소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현재의 직업을 구축하게 되었어요. 좋아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꾸준히 다니는 여행은, 목적 없이 떠나는 휴양/소비 위주의 여행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경험치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고 생각해요.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집중된 여행은, '기록'을 병행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나만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죠. 그렇게 쌓인 여행 데이터베이스는 삶과 직업에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줄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 vs. 돈을 버는 일의 간극을 좀 더 빠르게 메워주는, 탐색의 기능을 하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여행으로만' 써버리지 않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쓰고 강의를 해왔어요. 어쨌든 실재하는 롤모델이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얻을 테니까요.


더 많은 이야기는, 북DB 인터뷰 전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바로 가기!








2018년 7월 출간! 

내 스타일대로 떠나는 최고의 호텔 여행 가이드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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