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 패션위크 기간인 11월 10~12일에는, 함께 취재 온 일행 덕분에 '여자 혼자 여행' 컨셉은 잠시 접어두고 여럿이서 갈 수 있는 하와이 맛집을 다녔다. 릴리하 베이커리의 브런치에 이어, 오늘 저녁은 스테이크 하우스의 대명사인 '루스 크리스'에서 최고의 스테이크를 영접했다. 숙소인 엠버시 스위트 힐튼과 같은 건물로 이어져 있는 천상의 위치도 한 몫 했다.
정중하고 사려깊은 서비스, 루스 크리스 와이키키
이국적인 야자수와 바닷가가 펼쳐진 와이키키에선 천상 휴양지 무드를 느끼다가도, 이곳 루스 크리스에 들어서니 오리지널 미국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저렴한 디너 코스 때문에 그야말로 테이블은 꽉꽉 들어차고 입구 밖엔 줄이 늘어섰다. 하지만 이곳의 웨이터들은 한 치도 대충이라는 게 없이, 느긋하고 정중하게 시즈닝을 하고 직접 와인을 따른다. 해박한 와인 지식을 갖춘 그들에게 추천받은 오늘의 와인은, 묵직한 맛이 돋보이는 아르헨티나의 말벡이다. 오늘의 요리와 무척 잘 어울린다.
메인으로 주문한 디쉬는 루스 크리스를 대표하는 3종 세트인 휠레, 립아이, 그리고 양갈비다. 소고기 스테이크의 맛 만으로 따지자면 립아이가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립아이가 너무 맛있어서 부드러운 휠레가 훌륭했음에도 생각이 안남). 하지만 미디엄으로 구워진 양갈비 역시 미식가들이 손꼽는 이곳의 비밀병기같은 메뉴다. 여기 오기 직전에 스냅 촬영을 했는데, 하와이에서 오래 사신 포토그래퍼 분이 루스 크리스엔 양갈비 먹으러만 온다며 이 메뉴를 꼽으셨다. 스테이크를 좋아한다면 립아이는 필수, 그리고 양고기를 좋아한다면 잡내 하나 없는 이곳의 양갈비를 강력 추천.
스테이크의 사이드로는 매쉬드 포테이토와 크림드 스피니치를 먹었는데 둘다 고기와 참 잘 어울렸다. 보통 하와이 레스토랑의 간이 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곳 음식들은 전혀 짜지 않고 담백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좀 아쉬웠던 건 밥도 같이 나왔는데, 고기 때문에 너무 배가 불러서 밥을 하나도 못 먹었다는.ㅠ
이어서 디저트 타임인데, 급 불쇼가 파파박~ 시작되어 깜놀. 초콜릿과 리큐르가 곁들여진 딸기였는데, 불이 붙어도 딸기가 멀쩡한게 신기할 뿐이고.
레몬 소르베와 브레드 푸딩도 루스 크리스의 대표 디저트 중 하나다. 워낙 고기의 퀄리티 뿐 아니라 인심도 후한 루스 크리스 답게, 저녁 식사 후엔 숨을 쉴수가 없었지만 또 디저트를 안먹어 볼 수 없다. 입안을 새콤달콤하게 정리해 주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저녁 5시에 시작한 식사인데 다먹고 나니 어느새 7시!!
나름 먹자마자 일어난 건데도, 나오면서 이렇게 대기 인원이 많았다니 더 빨리 나왔어야 하나 싶다. 새삼 와이키키 맛집으로 손꼽히는 루스 크리스의 인기를 실감하면서, 소화도 시킬 겸 비치워크를 천천히 걸어본다. 반짝반짝한 비치워크의 야경도 즐기고, 바로 맞은 편엔 ABC마트의 대형 매장이 있어서 쇼핑도 한 큐에 해결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루스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 공식 웹사이트는 여기. www.ruthschrishawai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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