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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ina

상하이 Day 1 - 록번드 뮤지엄, 와이탄(Bund) 산책, 서니힐즈

by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14. 6. 10.





상하이에서의 첫날은 숙소 주변인 와이탄 지역을 천천히 걸어서 다녀보기로 했다.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몸상태인데다, 보통 3박 일정으로 둘러보는 상하이를 무려 1주일이나 머무르게 되었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다. 아침식사 꾸러미를 열어 충분히 아침을 즐기고, 미술관과 와이탄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상하이에서의 첫날.








08:00 Breakfast @ Chai Living

네스프레소 머신을 켜놓고, 달걀 한 알에 우유를 조금 부어 풀어준 후 팬에 올려놓고, 반만 구워진 크로아상은 렌지에 따뜻하게 데운다. 유리병에 담아준 신선한 요거트는 그릇에 부어 뮈즐리를 듬뿍 얹었다. 어찌보면 호텔 뷔페보다 훨씬 단촐한 메뉴인데도, 내 손이 살짝 가게 만드는 영리함이 담긴 브랙퍼스트 바스켓이다. 레지던스라는 숙소 형태에 최적화된, 혹은 최적화하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는 결과물이다. 둥근 소파에 앉아 창 밖 풍경을 보며, 아침을 즐기는 시간.


완벽하게 나만의 공간을 보장해주는 아름다운 객실을 나서면, 곧바로 이 건물의 맨 얼굴이 다가온다. 처음엔 낡고 삐걱거리는 엘리베이터도, 끝없이 이어지는 어두컴컴한 복도도 무섭기만 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구석구석이 80년 전 그대로 남아있다. 1층 계단에서 문득, 타임머신을 타고 1930년대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10:00 RockBund Art Museum

상하이의 미술관 하면 국립박물관이나 MOCA를 떠올리지만, 내가 첫번째로 선택한 곳은 숙소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록번드 뮤지엄(RAM)이다.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베이징과 열심히 경쟁 중인 상하이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이고, 이 건물 자체도 중요한 건축 유적 중 하나다. 와이탄의 아름다운 아트 골목인 유안밍유안 로드를 천천히 가로질러 우회전하면 미술관 건물이 보인다. 입장료는 30위안(한화 6천원)으로 꽤 비싼 편이다.









오랜만에 나온 해외 나들이었다면 나름 멋진 구경이었겠지만, 미술관의 본거지인 유럽을 다녀온 지 2주도 되지 않아서인지 록번드의 작품들은 큰 감흥이 없었던게 아쉽다. 하지만 상하이 현대미술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싶다면 록번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게다가 5층 카페에 티켓을 가지고 가면 커피를 한잔 무료로 마실 수 있는데, 이런 건 국내 소규모 미술관에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 카페는 실내석 뿐 아니라 탁 트인 야외 테라스가 있어서, 미술관 관람 후에 한층 여유 넘치는 휴식을 가질 수 있다. 와이파이도 제공하기 때문에 다음 일정을 잡기에도 좋았다. 






island 6 갤러리


애너벨 리의 실크 부티크


I ♡ SH 티셔츠를 내건 지오다노 매장.



13:00 와이탄(Bund) 산책

상하이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그대로 담긴 넓고 탁 트인 대로변, 와이탄(외탄, Bund)은 상하이 최고의 랜드마크다. 하지만 대부분 동방명주와 황푸강의 스카이라인에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서거나 주변의 고급 카페에서 식사나 디저트만 즐기는 것이 와이탄 관광의 전부다. 사실 와이탄은 유명한 대로변보다는 중간중간의 좁은 골목길에 더 알짜배기 볼거리가 많다. 내 시선은 쑤저우 로드에 늘어선 거대한 문화유산 건축물에서 차츰 그 사잇길로 옮겨갔다.


아트에 멀티미디어를 결합한 Island6의 작은 갤러리도 우연히 만났고, 실크 제품으로 유명한 애너벨 리의 부티크 매장도 와이탄의 샛길에 숨어 있었다. 실크 스카프는 색도 질감도 최고로 우아하고 아름다웠지만, 가격이 너무 후덜덜해서(방콕의 짐톰슨은 애너벨 리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ㅜ) 눈호강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에코백이나 파우치는 비싸지 않아서 여행 선물로도 좋은 아이템이다. 이렇게 보물찾기하듯 하나씩 둘씩 들락거리다 보면 어느새 큰 광장이 나오고,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케이팝과 구수한 만두 냄새가 어우러지며 상하이만의 도심 풍경이 만들어진다. 









16:00 써니힐즈 상하이에서 펑리수 쇼핑

포스퀘어의 주변 정보를 훓다가 문득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써니힐즈(Sunnyhills)라면, 대만의 유명한 펑리수 브랜드 아닌가! 지난 2013년 12월 상하이에 진출했다는 핫 정보를 우연히 입수하고, 아침에 무심코 지나쳤던 유안밍유안 로드로 향했다. 아트 갤러리와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한 이 골목 한복판의 빌딩에, 그것도 2층에 숨어있는 써니힐즈는 사전 정보가 없이는 찾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타이페이 여행 때도 관광지 라인에 없어서 일부러 찾아가기 어려워 놓쳤던 써니힐즈를 드디어 만났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대만과 마찬가지로 상하이 매장에서도 입장하면 따뜻한 차와 펑리수 하나를 무료로 내어준다. 조금 아쉬웠던 건, 돈을 받더라도 다양한 음료를 팔고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카페였으면 했는데, 그게 아니라 일종의 쇼룸(Showroom)에 가까웠다. 즉 별도의 메뉴는 없고 오로지 시식 서비스와 펑리수 판매만을 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여기서 조금 쉬어가려 했던 계획을 접고, 펑리수만 사가기로 했다. 어짜피 숙소에서 5~10분 거리니까.








20:00 Tea Time

객실에는 또 하나의 멋진 어메니티가 숨겨져 있는데, 묵직한 놋으로 만들어진 중국식 차주전자와 찻잔이다. 고급 골동품 갤러리를 운영하는 차이 리빙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티슈퍼에서 사온 오리고기와 밥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친 후, 물을 끓여 찻주전자를 데웠다. 예쁜 병에 담긴 세 가지 찻잎 중에서 푸얼티(보이차) 잎을 고르고, 차를 우려내 본다. 써니힐즈의 펑리수는 선물용으로 산거라 저녁 티타임엔 함께 할 수 없었지만, 아침식사 바스켓에 담겨있던 견과류 바는 보이차와 참으로 잘 어울렸다. 맨날 맥주만 마셔대던 저녁시간의 품격이 한층 올라간 느낌.ㅎㅎ 상하이의 첫날은 이렇게 차분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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