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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ina

상하이 Day 3 - 아트 산책하기, 현대미술관(MOCA)과 티엔즈팡

by nonie 201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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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하이 여행의 키워드는 '아트(Art)'. 의외로 상하이에는 아트와 디자인을 테마로 한 스팟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게 여행 코스를 짤 수 있었다. 앞서 록번드 뮤지엄이 설치미술 위주의 중국예술을 다룬다면, 현대미술관은 주기적으로 바뀌는 특별 전시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요즘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쇼핑 거리인 티엔즈팡에서 느릿한 런치와 산책을 즐긴 후, 신천지 스타벅스에서 마무리하는 오늘의 여정. 나름 꽉 찬 하루다.


 


 

 

 



아기자기한 특별 전시, 현대미술관 MOCA

상하이 현대미술관 MOCA는 시내 최고 중심가인 인민광장(People's square) 내에 있어 찾기가 쉽다. 아침부터 운동중인 어르신들을 구경하며 공원을 거닐다보면 미술관이 보인다. 지금 한국에서 성황리에 진행 중인 쿠사마 야요이 전이 상하이 MOCA에서 이미 3월에 막을 내렸고, 작년에는 크리스챤 디올의 패션 전시회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 전시들이 워낙 대단해서인지, 지금 열리고 있는 영 모나리자 전과 애니마믹스 비엔날레 전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입장료가 무려 50위안임을 감안했을 때) MOCA는 인터넷으로 전시 스케줄을 보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상하이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 창(Chris Chang)이 모나리자를 중국식으로 유머러스하게 비튼 전시관은 꽤 파격적이고 흥미로웠다. 예술 분야에서도 자국 중심주의적인 중국 특유의 사고방식이 보이는 듯 했다. 






 


 


상하이에서 지금 가장 핫한 예술의 거리, 티엔즈팡

지하철 9호선 다푸챠오역(打浦站) 1번 출구로 나오면 길 건너에 티엔즈팡으로 통하는 문이 보인다. 허름한 옛 공장 부지로 버려졌던 지역을 개조한 트렌디한 예술&쇼핑 거리로, 단 몇 년만에 상하이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그래서인지, 티엔즈팡에 오니까 비로소 한국인 관광객이 엄청 많이 보였다. 이곳과 신천지가 한국 여행자에겐 핫 플레이스더라. 많은 인파에 치이는 것만 감수한다면, 티엔즈팡은 꽤 즐겁게 걸을 수 있는 예쁜 골목으로 가득하다.  






 

 


티엔즈팡을 한참 구경하다가 한적한 뒷골목에서 커피를 로스팅한다는 Cafe Dan이라는 집을 발견하고 들어가 봤다. 2층으로 올라가니 햇빛 가득한 안쪽 자리가 비어있다. 아이패드 메뉴판으로 편리하게 런치 세트를 주문하니, 잠시 후 달콤하게 요리한 일본식 돼지고기와 유기농 쌀로 만든 고슬고슬한 밥, 그리고 후식으로 신선한 드립 커피 한 잔이 나온다. 밥도 커피도 모두 맛있게 비웠다.


이렇게 먹는 점심 세트가 한화 18000원 가까이 되는 가격이니 싼 건 절대 아니지만, 싸구려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커피를 따로 먹을 바에야, 믿을 만한 집에서 한큐에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는 서양인과 대만인으로 보이는 동양인 둘이 유창한 영어로 대화가 한창이다. 서양인이 상하이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지, 계속 에어비앤비 얘기를 하니, 나도 저절로 귀가 그쪽으로 향하는 건 어쩔 수 없다.ㅋㅋ






 

 

 


티엔즈팡은 전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좁디좁은 골목이 많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걸을수록 예쁜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고 숨겨진 쇼핑 아이템도 건질 수 있었다. 나는 한 엽서 전문 가게에서 상하이를 수채화로 그린 엽서 세트를 하나 샀고, 그 외에는 특별하게 뭔가를 사지 않고 그냥 구경만으로 족했다. 거리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화가도 많고, 티엔즈팡의 명물인 캔디 상점에서 직접 캔디를 만드는 장면도 구경했다. 


한 카페 앞에서는 패션 매거진에서 나온 포토그래퍼라며, 느닷없이 스트릿 패션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안 찍혀본 길거리 스냅샷을 상하이에 와서 찍히다니ㅋㅋ(첨엔 사기인가 싶었으나, 한국에 와서 확인해보니 진짜 패션 매거진에서 나온 사람들 맞았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다음 목적지인 신천지로 향했다. 






 



상하이에서 스타벅스에 가고 싶다면, 신천지로

상하이도 서울처럼 스타벅스가 엄청 많은데, 그중에서도 좀 특별한 매장이 신천지에 있다. 재즈 카페(혹은 다방?)같은 느긋한 분위기와 상하이 출신의 화가가 그린 그림을 차용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신천지 한정 텀블러는 물론 쑤저우나 항저우 등 다른 도시의 한정 상품도 갖추고 있어서 스타벅스 MD를 모으는 이들에게도 필수 코스다. 나는 전부터 눈 여겨 봐뒀던 레드빈 스콘과 차이니즈 티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티엔즈팡의 쇼핑골목이 워낙 예뻐서인지 신천지의 고전적인 매력이 잘 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관광객이 좀 없는 시간에 신천지의 대로변을 천천히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했다. 내가 갔던 늦은 오후에는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모든 가이드북에서 신천지를 필수 코스로 소개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날 이후 두번 다시 신천지에 갈 일이 없었다. 숙소가 있는 난징시루에 워낙 모든 쇼핑몰이 다 있기 때문이기도. 


아무튼 시끌벅적했던 신천지의 스타벅스도 조금씩 시간이 흐르니 한가해진다. 아까 샀던 엽서를 꺼내 독일의 친구에게 몇 자 적어본다. 한국에는 없는 단팥이 든 스콘, 그리고 재스민 향이 은은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천천히 시간을 흘려보낸다. 느긋하게 다닐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상하이에서의 또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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