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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간만에, 설거지를 했다.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저녁 먹고 어쩔 수 없이 싱크대 앞으로 다가간다. 요즘 머릿 속이 복잡해서인지, 설거지 하나 하면서도 별별 생각이 다 든다. 한 달에 한 두 번이나 할까. 그런데도 설거지를 시작할 때는 혹시나 손이 상하지는 않을까, 설거지 끝나면 꼭 핸드케어를 해야지...등등 참 한심한 걱정만 하고 있다. 엄마한테 핸드크림 선물해준 적이 언제였던가. 나는 몇 만원짜리 핸드크림 쓰면서 엄마한테는 고작 작년에 터키여행 다녀와서 안 쓴다며 던져준 싸구려 핸드로션이 마지막이다. 참, 못된 딸이다. 평생 엄마가 묵묵히 해오신 설거지...딸 둘을 키우면서도 우리 손에 물 안 묻히게 하려고 애쓰신 엄마였다. 덕분에 내 손등은 너무나 곱다. 엄마는 종종 농담처럼 '너는 손이 왜 그렇.. 2007. 10. 6.
다시...블로그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본다. (10월 2일자 올라데이 에피소드, 그나마 솔직한 마음을 담았던.) 블로그를 떠나있던 시간 동안, 어쩌면 발산이 너무나도 고팠던 것 같다. 그래서 log라는 모호한 카테고리를 덜컥 만들고, 부랴부랴 글쓰기 버튼을 눌러 공복감을 해소해보기로 한다. 과연, 지금 상황에서 계속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근황이라면, 올라데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홍보하는 일에 200%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곳에는 개인적인 얘기를 담기 보다는 외부에 보여지는 내 이미지를 만들어가기에만 바빴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7월 입사 이후 무언가에 쫓기듯이 일을 멈추지 않았고, 일 외적으로 신경써야 할 일도 너무너무 많았다. 마음 속에 무겁게 자리잡은, 풀리지 않는 고민은 자연스레 스스로 꾹꾹 누르고 견뎌가며 힘겹게.. 2007. 10. 5.
취향, 그 가벼운 사치를 지켜나간다는 것. "자신의 취향을 분명히 내세울 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모 블로그의 글을 읽다 우연히 발견한 문장이다.학창시절, 내 주변엔 저런 애들이 많았다. 특별히 좋아하는 연예인도, 음악도, 관심사도 없는, 과연 무슨 재미로 인생을 살까...싶은 애들. 취미가 뭐냐, 좋아하는게 뭐냐고 물으면, 멍한 표정으로 "없는데?" 라고 답하던 애들. (좀 민감한 얘기지만, 나의 Ex-Boyfriend도 거기 속했다.)난 저런 부류들, 솔직히 혐오했다. 열정도 없고, 뜨뜻미지근, 니맛도 내맛도 아닌 그런 "무취향" 인간.그런데 돌이켜보면, 저런 애들이 지금 사회에선 다들 자리잡고 잘 산다. 즉,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반증이겠지.저 부류들은 일명 "평범한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요즘 풍토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 2006.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