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도착해 잠시 눈을 붙이고 난 첫날 아침, '마이크로네시아 페어'가 열리는 이파오 비치로 향했다. 괌에서 가장 큰 축제가 열리는 첫날에 여행을 시작하다니, 얼마나 큰 행운인지! 공원 일대는 온통 행사 준비로 북적북적하고, 깃털과 붉은 천을 두른 원주민들의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여행을 다니며 이런저런 원주민 공연이나 행사는 몇번 봤지만 본격적인 축제는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된다. 성대한 시장까지 열려 볼거리도 쏠쏠했던 축제의 현장.








이른 아침, 이곳 공원에는 미크로네시안 지역의 국가명이 적힌 깃발이 펄럭이고,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조금 있으면 공연장에서는 화려한 전통 댄스 공연이 열릴 참이고, 부스마다 이런저런 토산품들이 놓여질 것이다. 예쁘게 갠 하늘에 눈부시다가도 조금만 지나면 뜨겁게 내리꽃히는 햇살....이제야 슬슬 내가 서있는 이 섬이 지닌 열대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 더운 날씨와 문화를 공유한 미크로네시아 지역의 섬 사람들이 1년에 한 번씩 괌에 모여 성대한 잔치를 벌이고, 이국에서 온 손님인 나는 그저 카메라로 행복한 순간을 담으며 구경할 밖에.




괌의 예쁜 전통 인형들. 개당 20불 내외로 판매 중이었다.

손으로 만든 전통 모자

열대를 담은 화려한 귀걸이


진짜 꽃을 단것 같은 머리핀들.

색색의 과일잼들도 예쁘게 포장되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장 세팅이 될 동안, 얼추 정리된 페어 부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주변 섬나라에서 날아온 온갖 핸드메이드 소품들과 전통 인형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워낙에 시장 구경을 좋아하는지라 뭘 팔고 있든 그저 즐거웠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과일 잼도 잔뜩 있는데, 열대 나라답게 망고와 구아바로 만든 잼들이 이국적으로 다가왔다. 일정 초반인지라 저렴한 것들이 많았는데도 쇼핑을 하지는 못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알록달록 눈이 호강한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바베큐도 한쪽에서 지글지글 익어간다. 이런 꼬치구이 뿐 아니라 핫도그 부스에는 벌써 아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기 폭발! 






한참을 대기하며 준비하고 있던 공연팀들이 드디어 구호를 외치며 열을 맞춰 앞으로 향한다. 모두들 이날의 공연을 위해 한껏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표정들이다. 국가 별로 서로의 전통 문화를 뽐내는 자리인만큼,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는 것도 느낄 수 있고, 자신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뜨거운 햇살과 스콜이 오락가락하는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공연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가 참 멋있어 보였다.







드디어 흥겨운 전통춤 공연 시작! 짤막짤막하게 테마별로 이어지는 공연은 모두 나름의 개성이 살아있고 흥을 돋구었다. 특히 원주민들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의상도 볼거리고, 독특한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들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맨 앞자리에서 공연도 보고 촬영도 하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백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아저씨도 완전 신나서 박수치고 재밌어하는 눈치다. 춤과 노래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한껏 흥이 오른 그들을 뒤로 하고, 아쉽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미크로네시아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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